땅이 끌어안고 있는 만물 또한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보다 멋진 텍스트가 어디 있으랴.
인간이 두 발로 선 이상 이 변화무쌍하고 흥미진진한 ‘책‘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 천지라는 이 우주적 도서관에 일단 발을 들여놓은 이상 읽지 않을 수 없다. 고로 삶은 읽기다!
살아 있는 한 읽어야 한다. 해와 달을 읽고, 날씨와 절기를 읽고, 아침 새와 저녁놀을 읽어야 한다. 아, 사람 또한 ‘책‘이다.
사람은 그 자체로 스토리요, 텍스트다. 하여, 누군가를만난다는 건 한 사람의 일상, 나아가 인생이라는 책에 접속하는 일이다.
삶은 앎이고 얇은 곧 읽기다. 그 뚜렷한 증거가 하나 있다.
전국 곳곳에 자리잡은 도서관이 그것이다. 이제 마을의 중심은 도서관이다. 도서관에는 남녀노소가 있고 카페가 있고 식당이 있고 세미나실이 있고 강연장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연결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책이다. 그동안 삶과 분리되어 소외의 길을 걸었던 앎이 다시 삶과의 결합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책이 나무의 생명력을 복원하는 중이라 해도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