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자본"에서 "자본"이라는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우리가 사람을 더 큰 생산 과정 중 일부로 여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체된) 임금과 (감소한) 노동참여율 같은 지표를 통해 우리는
노동시장의 경쟁이 늘어간다는 사실을 추적해볼 수 있다.
노동자를 고용할 때 드는 비용은 이전보다 적어졌고, 편안한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를 제공하는 넉넉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찾는 일은 극히 어려워진것이 현실이다.

지난 세대의 어린이들이 즐겨왔던 활동과 경험은 두 번 생각할 필요도없다는 듯 문젯거리거나 위험한 일로 낙인찍혀 버렸다. 그런 활동을 할수 있게끔 해주는 어른들은 무책임한 사람으로 취급된다. 극단적으로(-) 사회는 아무리 사소하거나 있음직하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그 어떤 불편한 결과도 받아들이지 않는 식으로 변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사례들은 어쩌면 드문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아이들의 경험 을 희생하면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입하는 성인들의 행동 방식의증가와 잘 맞아떨어진다.

놀이하는 아이들은 의도적으로 스스로를 어느 정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한다. 이것은 다른 어린 동물과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노는 아이들을아주 조금 살펴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네를 타고, 미끄럼틀을내려오고, 놀이터에 설치된 기구들 사이를 헤집고 돌아다닐 때, 철봉과나무를 기어오를 때, 난간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위험한 행동을 할때, 이 모든 활동들은 어느 정도 무섭고 그만큼 재미있는 일인 것이다. 만약 전혀 무섭지 않다면 그런 행동은 지겨울 뿐이다.
만약 너무 위험하다면 그건 더 이상 놀이가 아닌 공포가 되어버린다. 그 경계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아이 자신이기에, 모든 놀이는 아이 스스로 통제하고 감독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는 상황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또한 사회적 놀이를 통해 자신들의,
사회적 한계를 시험한다. 어떤 형태의 사회적 놀이건 협동만큼이나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놀이를 계속해나가면서 감정을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특히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분노와 공포를 말이다.

보다 지식 집약적인 노동이 늘어나는 것을 특징으로 삼는 "신경제"의 성장은 기술 혁신의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 그리고 일자리의 주요 출처로서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것과 궤적을 같이한다.
복지welfare를 노동복지workfare로 바꾸는 등, 1990년대에 내려진 정책 결정으로 인해 사람들은 노동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와중에도 그러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말았다. 노동력의 출처는점점 더 다변화되었다.
여성, 비백인, 고령층, 이주노동자 등의 비중이 눈에 띌 만큼 늘어났고, 각기 다른 교육 수준을 가진 이들 사이의 차이도 눈에 띄게 벌어졌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의 이면에는 그것을 뒷받침하는이념적 변화가 있었다. 직장과 일상 모두에서 집단적 책임의 개념을 개인적 책임과 개인주의가 대체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 대신 무급 인턴들이 뽑혀 나왔다. 바리스타가되기 위해서도 인턴십을 거쳐야 한다는, 마치 농담 같은 소리가 진담이 되어버린 세상 속에서, 젊지만 경험이 없는 노동자라도 자신의 노동에 따라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발상은 그저 철 지난 소리가 되어가고 있다. 누군가가 써준 추천서, 이력서에 적힌 경력 한 줄이 너무도중요해진 직업 시장 속에서, 우리 밀레니얼들은 시간, 기술, 그리고에너지라는,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들을 기꺼이 내놓을 수밖에 없다.
대학은 무급 인턴십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일부 대학에서는 졸업을 위해 인턴십 수료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치 인턴십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기라도한 양, 많은 학교들은 인턴십에 학점을 부여한다.
학교, 기업, 학생 3자간의 관계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학생은 대학에 돈을 내고 기업 (혹은 정부나 비영리단체)에서 일을 한다.

미국의 유년기는 높은 포상을 걸고 벌이는 경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구조가 지속되는 한, 이력서에 한 줄 더 써넣기 위해
무슨 짓이건 할 아이들은 언제나 나타날 수밖에 없다. 마치 톰 소여가 친구들을꼬드겨 자신이 해야 할 울타리 페인트칠을 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돈까지 내게 했듯이, 기업과 대학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실제로는 별로가치가 없을 일을 하는 그 자체가 특권인 양 여기게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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