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비웃음거리가 아닌 신성한 대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그 옷을 입은 사람의 날카롭게 꿰뚫어 보는 진지한 눈빛과 그 눈빛을 통해 전달되는 참된 생명력이다. 어릿광대가 복통으로 이리저리 뒹군다면, 그의 의상도 그 분위기를 살리는 데 한몫을 할 테고, 병사가 포탄에 맞아 쓰러지면 넝마 같은 군복도 자주색 왕실 의상만큼이나 그에게 잘 어울려 보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