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상실을 겪으며 살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빠른 세태 변화 속에서, 사건들의 범람 속에서 숱한 사물과 사람을 상실하며 사는 이들이 바로 우리다. 그런데도 상실감은 우리의 공통 감각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상실을 상실했다. 나는 백석과 파베세가 부럽다. 그들에게는 잃어버린 것들과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상상과 사유가 있다. 그들에게는 서러움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서러움이 없다. 모든 것이 눈앞에서 사라졌는데 고개 한번 돌리면 모든 것이 눈앞에 버젓이 있다. 미디어를 접하면서 슬픔과 아픔을 느끼다가도 바로 다음을 클릭하면 그런 감정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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