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원래 가면을 쓰고 사는 존재다. 영어의 ‘퍼슨person, 인간’은 어원적으로 가면 또는 탈을 뜻하는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에서 왔다. 여기서 가면은 ‘표리부동’을 의미하기 전에, 사회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위한 자신의 ‘역할’이라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동양의 ‘인간人間’도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의미에서 형성된 개념이듯이 우리 삶에서 관계를 맺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그에 알맞은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간다. 마치 배우들이 각자에게 맞는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