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전하는 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정확히는 답을 정해두고 하는 일방적인 전달과 강요다.
그들앞에서 나는 노력하지 않는 세대의 대표가 되고, 그들은 스스로 노력한 세대의 대표가 된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자랑과 과시, 타인에 대한 걱정과 무시로 이어진다. 나는 그들의 기분이 상할까 걱정되어서, 혹은 어떠한 폭력을 불러올까 두려워서 웃으며 수긍하는 것이 고작이다. "네, 맞습니다" 하는 대답과 동의가 필요하고, 가끔은 "대단하십니다" 하는 찬사까지 보낸다. 애초에 타인의 운전석에서 하는 발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작 그런 이들일수록 자신의지갑을 여는 일은 더욱 없다. 정해진 금액만을 건네거나 아니면 비용을 깎으려는 시도를 한다.
나는 "아니 사장님, 그렇게 돈이 많다고 자랑하시더니 대리비1,000원을 왜 깎으려고 하십니까?" 하고 묻고 싶은 심정이 된다. 물론 내가 한 노동 이상의 대가를 바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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