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오십 쪽을 거의 황홀경에 빠진 채 읽어 나간 『스토너는 결국 그날 하루를 넘기지 않고 다 읽었다. 가업인 농업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 스토너가 영문학개론 수업을 듣고 문학으로 진로를바꾸기까지의 과정, 웅장한 대학 도서관 서가 사이를 돌며,
수만 권의 책을 만지고 냄새 맡고 읽는 장면 그리고 스토너의 자질과 선택을 유쾌하게 확신시켜 준 스승의 한마디.
“자네는 사랑에 빠졌어. 아주 간단한 이유지.˝ 이 모든 내러티브가 내게는 이상하리만치 친밀하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나 역시 알고 있는 사랑의 경험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오십 쪽 다음은? 그다음은? 문학 수업 하나 때문에 가업을 포기하고, 고독하게 책을 읽고, 학교에 남아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된 스토너의 삶은 특별해졌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랑과 결혼, 이혼, 투병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보통의 인간 삶이었다....
문학이란 어쩌면 그런 것이 아닐까. 내면의 진실, 선함,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 않고 당장의 쓸모는 없지만 계속해서 인생의 다음 단계를 기대하게 한다. 살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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