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환경을 이해하면 "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라는 버지니아 울프의 말이 실로 절실하게
느껴 진다. 돈과 방이라면 이십 대부터 내게도 절실히 필요한
두 가지 였다. 얇은 문 사이로 가족의 목소리와 텔레비전 소리가 와글와글들리는 곳에서는 도무지 글을 쓸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가자니 기본 오천 원인 음료 한 잔 값을 지불하고 앞으로 뭐가 될지 모를 글 을 쓴다는 게 왠지 아깝기만 했다. 그럴 때 찾은 곳이 바로 도서관이었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굳이 마시고 싶지 않은 음료를 비싼 값에 사지 않아도 되고, 귀에 거슬리는 주변
사람이나 배경 음악도 없고, 글을 쓰다 자료가 필요하면 그때그때 서가에서 찾아볼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 도서관은 언제나 사유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 주었고, 내가 방문한다기보다 나를 맞이해 준다는 기분이 드는 유일한 장소였다.
이 환대가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도서관에 갈 때마다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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