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나 책에 목마르다. 나도 안다.
그 책들중에는 내가 아직 읽지 못한 것도 많고 필요한 부분만 읽고 만 것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물론마음만은 언젠가는 그 모든 책들을 다 읽고 말리라 작정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새로운 책에 욕심을 낸다.
때로는 그런 자신에게 죄책감이 들기도 하다. 스스로도 지나치다는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그런 죄책감을 한방에 날려버릴 만큼 위로가 되는 문장 하나를 발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보르헤스의 책에서였다.
문학 강연을 모아놓은 그 책에서 보르헤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 저는 집에 쌓인 많은 책들을 바라보면서 그 책들을 다읽기 전에 죽을 것이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 책을사고 싶은 유혹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서점에 들어가서 제 취미- 예를 들어 고대 영시, 또는 고대 노르웨이 시에 딱 맞는 책을 발견할 때마다 저는 이렇게 되됩니다. 저 책을 살 수 없어서 얼마나 애석한가. 이미 집에 한 권 있으니……."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난 얼마나 기쁨에 겨웠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