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빠르다. 상황을 읽어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읽어낸다. 머리는 그것을 판단한다. 그러나 정작 행동하는 것은 손이다. 지행합일에서 방점을 찍어야 하는 건 ‘행‘이다.
무위당(无爲堂) 장일순은 평생을 그렇게 산 사람이다. 그는20세기 후반 시대정신의 표상이었으며 21세기에도 여전히 기억해야 할 사표(師表)다. 그는 농민·노동·사회·정치 등 거의모든 분야에서 활동한 행동가였다. 위대한 사상가였다. 그는정의와 진실의 영토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고 투쟁하고 실천했다. 가난한 농민과 광부를 살리기 위해 신용협동조합운동을 시작했다. 또한 생산자인 농민과 도시의 소비자 모두를살리는 ‘한살림운동도 벌였다. 그는 치열한 삶을 겸손하게 살았고 실천에는 강단이 넘쳤다. 세상의 척도보다 정의의 가치와자연의 이치를 따른 삶이었다. 그는 좁쌀 하나에 우주가 담길수 있다며 사람이건 사물이건 소소하고 사소한 어떤 것도 소홀히 대하지 않았다.
눈 빠른것보다 손 빠른게 더 중요하다는 걸, 손에 가슴이 따라야 한다는걸 보여준 스승이었다. 내게는 공자보다 더 위대한 스승이 무위당 장일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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