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타자를 진심으로 염려하는 순간 그 타자는 나의 일부와 연결될 것인데, 그에게서 언젠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면 우리는 그의 모습을 미래의 나에게 투영한다.
그 미래가 도래하여 현재가 되면, 이제 우리는 과거의 나를 찾아간다. 기억속의 바로 그 타자 ‘영지‘의 모습으로 과거의 시간을 방문해 어린 나(은희)를 만나고,영지의 눈과 손을 빌려 자신의 과거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꿈을 꾸고 어떤 꿈에 복무해야 할지 우리중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며 삶이 이어지는 동안 우리는 이렇게 타인을 통해 미래의 자신을 형성하고 과거의 자신을 돌보면서, 여러 사람의 존재를 품고 한 사람의 성인이 되어 갈 것이다. (김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