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시교 - 전 세계 학부모를 열광시킨 동양식 자녀교육법
인젠리 지음, 김락준 옮김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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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적으로 육아서를 자주 안 읽는 이유는 이론을 몰라서 육아에 허점이 생기는 게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육아서 여러 권 읽는 게 아이와 눈 마주쳐 가며 놀아주는 한시간보다 못 하단 걸 알기에 그냥 가끔 한권씩 마음을 다잡을 때만 읽으려고 하고 있다. 또 너무 안 읽으면 흐트러진 엄마가 되어버릴까봐. 사실 이 책은 "육아서"라기 보다는 "교육서"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전반적으로 어떻게 아이를 사랑하고 지도해야할까를 다루는 책이다. 제목의 "인재시교"는 공자의 고사에서 나온 말로 아이의 성품과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르게 지도해야한다는 뜻이다. 공감했던 몇 부분을 옮겨본다.

 

                                                                  

p. 39, <인재시교>, 인젠리 지음

교육은 곧 성품을 배양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의자 아프지 않게 쓰다듬기'를 가르치는 것은 기술의 문제라기 보다 교육관, 철학관의 문제이다. 부모는 반드시 자신의 말과 행동이 가치관과 조화와 통일을 이루게 주의해야 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면 아이가 부모를 본받고 부모의 성품을 닮으려고 노력한다.

아이가 넘어지고 부닺힐 때 '의자 아프지 않게 쓰다듬기'의 방법으로 상황을 처리하면서 아이가 가장 아끼는 꽃병을 깨트리면 큰 소리로 화를 내고, 평소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라고 가르치면서 아이의 생각이 자신과 다르면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 무작정 말을 안 듣는다고 꾸짖거나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강요하는 등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을 하는 부모는 스스로 이해심과 관용이 부족하고 아이보다 물건을 더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부모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면 아이도 부모의 영향을 받아 가치관이 혼란스러워지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게 된다.

 

p. 69,<인재시교>, 인젠리 지음, 팝콘북스
아이에게 고시를 읽는 흥미를 북돋울 때 주의할 점은 순수한 동기로 고시를 가르쳐 아이가 고시를 읽고 외우는 것에 거부감이 안 들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에게 손님 앞에서 시를 외우라고 시키는가 하면 마치 숫자놀이를 하는 것처럼 계획은 빡빡하게 짜놓고 며칠까지 몇 편의 시를 외우라고 강요하고, 시를 많이 외워야 글쓰기를 잘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시는 아름다운 케이크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케이크를 주는 이유는 맛과 향을 느끼기 위해서이지 사람들에게 어떤 케이크를 먹였는지 자랑하거나 굶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맛과 향을 느끼는  것 외에 어떤 욕심도 내지 마시라. 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아름다움과 상상의 나래를 만끽하기 위해서 시를 외워야지 단순히 시를 외우기 위해서 외우면 안된다. 시를 음미하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을 갖지 않는 것, 이것이 시를 외우는 유일한 목적이어야 한다. 손님 앞에서 시를 외우라고 시키거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을 때 아이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를 읽고 진실로 시에 호감을 가진다.

p. 110,<인재시교>
글을 쓰는 것은 글자를 쓰는 것이 아니라 사실, 인식에 관한 일이라는 것을 꼭 말하고 싶다. 글자가 있는 곳은 곧 개인의 사고가 미친 곳이다. 독서의 의미는 아이의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있지 않고 영혼의 세계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 인식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

 

p.332, <인재시교>

사람들은 요즘 아이들이 '오냐오냐' 커서 버릇이 없고 온종일 꿀단지를 독차지하고 산다고 말한다. 그런데 중국의 가정 폭력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아는가? 2007년에 중국의 정파대학의 두 명의 교수가 '가정의 체벌 현상'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전체 아이 중에 약 3분의 2가 가정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받은 498명의 대학생 중에 54%가 초중학교 때 부모에게 체벌을 받았고, 이 중에 88%가 손으로 맞았다.

사람의 본성은 약자 앞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많은 사람들은 직장 동료나 친구 앞에서는 겸손하고 교양있는 척 하다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 앞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난폭하게 군다.

 

p.336,<인재시교>

"어머님이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직장 상사가 화를 돋우면 어머님은 상사에게 욕하세요? 형제자매나 동료가 기분을 언짢게 하면 손으로 때리세요? 사실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할 때 순식간에 결과를 판단해요. 부모가 순간적으로 화를 못참는 것은 아이를 때리면 화를 풀수 있고 아이가 부모를 어떻게 못할 것을 속으로 이미 알아서예요. 어머님은 아이 앞에서 권위이자 주인이고 아이를 때린 뒤의 결과를 걱정하지 않아서 늘 감정을 못 참는 거예요."

 

 

읽으면서 굉장히 읽어볼만한 다른 책 몇 권을 이 책을 통해 추천받았는데 수호믈린스키의 <아이들에게 온 마음을> 과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 엄기호의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와 열린책들에서 펴낸 <왜 학교는 예술이 필요한가> 이다.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들을 좀 정리하면 하나씩 보기 시작해야겠다.

 

 

덧붙임

1) 동네에 쓰레기통을 걷어차는 불한당 청년을 고친 예화는 정말 재미있었다. 요약하면 청년들에게 한번 쓰레기통을 찰 때마다 10달러씩 주겠다고 하고 결산해서 돈을 주고, 그 다음 주엔 형편이 어려워져서 미안하지만 쓰레기통을 찰 때마다 5달러씩 주고. 그 다음주엔 정말 미안하지만 1달러씩 주겠다고 하자 청년들이 화를 내며 쓰레기통 걷어차는 게 얼마나 힘든데 고작 그 돈 받자고 쓰레기통을 차겠냐며 더이상 동네를 어지르지 않았다는 웃긴 이야기. 

2) 초등1학년에게 한 문제 틀릴 때마다 백번씩 써오라는 말도 안되는 숙제를 엄마가 대신 같이 해주고(안 들키게 아이 필체로), 티비 보면서 쓰라고 효율적으로 시간활용(?)하게 하신 놀라운 엄마. 이거 고민되네요.

3)인터넷 중독 아이에게 시험기간에 인터넷 못하게 하다가 시험 잘 보면 상으로 인터넷 하게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오히려 인터넷 중독아이에게는 인터넷을 벌로 주라고. 열시간 연속으로 게임만 하게 하고 지키지 못하면 또 열시간 하게 해서 그게 얼마나 싫은 일인지 알게 하라는 뒤통수 전략! ㅋㅋㅋㅋ  

4) 마지막으로 문학은 문학으로만 즐기고 싶어하는 마음에 격한 공감. 소설은 소설로, 시는 그냥 시로 가장 아름답다는. 나도 내 아이가 어휘력을 늘리기 위해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문학의 즐거움에 빠져 행복하기 위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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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 - 육아 불안을 잠재우고 부모 본능을 일깨우는 기적의 부모 수업
권복기 외 지음, 한겨레 베이비트리 엮음 / 북하우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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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

살아오면서 흥미와 본능에 따라 선택한 경험들은 나중에 소중하게 쓰였고 삶에서 모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활용가치가 있어 보였던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돌아보면 그 경험들이 소중했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 바라고 경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인생의 대부분은 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그러니 자신의 흥미와 본능을 믿으세요. 그리고 안주하지 말고 무모해 보이더라도 도전하세요. 그러면 결국 그것이 결과를 만들어줍니다.

 

p.59, <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보기를 바랍니다. '내가 원하는 세상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가' 에 대해서 진심으로 자문해보세요. 그리고 자녀에게 어떤 삶을 물려주고 싶은지 본인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 그 삶을 닮아갔으면 좋겠습니다.

 

p.79,<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

마음을 알아주되 행동은 통제하는 것,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런 일을 하면서 몸에 익혀 익숙하지만, 여러분들은 천천히 나눠서 해야 합니다. 다급하게 뭔가 하려 하지 말고, 일단 이것부터 해보세요. 우선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세요. 말만 안끊고 들어줘도 많은 것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꼭 토달지 말고 들어주세요. 그리고 "아~ 그랬구나"라고 말해주세요. 하루에 5분씩만 투자하세요.

 

p.186, <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

고통과 친해지고 좌절내구력이 생기는 원칙 세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세상에는 싫어도 꼭 해야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어도 반드시 참아야 할 일이 있음을 가르쳐주세요.

둘째, 아이의 머리, 손발이 되어주지 마세요.

셋째,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님을 알게 하세요.

 

두 딸이 자라면서 내가 읽는 육아서도 변화하고 있다. 엄마 노릇, 부모 노릇은 언제나 배우고 생각하고 기도할 일 투성이. 그러나 감사히 감당하리. 겸손히 배우고 노력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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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아요 -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서천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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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요?

부모는 아이를 '당장' 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결국' 변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포기하면 안됩니다.

아이를 받아주라고 하면 그냥 놔두란 이야기냐 되묻습니다.

아닙니다. 더 길게 보고, 더 꾸준하게, 더 계획적으로

부모의 인생을 걸고 도와주라는 뜻입니다.

 

훈육은 지나치게 하면 안 됩니다.

부모의 힘은 오래, 꾸준히 만나는 데서 나옵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꾸준함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지나친 훈육은 변화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관계'를 망가뜨려요.

매일, 오랫동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본책 part 1 중에서)

 

세상을 바꾸는 시간이라는 강연에서 서천석 선생님을 보고 이 분의 책을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읽어보니 역시. 정말 마음에 힘이 되는 육아서이다. 굉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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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닥치고 군대 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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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를 읽다보면 이 책에서 가르치는 대로는 못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괴로운 적이 많았다. 보통 EBS에서 나온 책들이 그랬고, 나이 지긋한 선생님들께서 쓴 육아서적들도 읽으면서 공감은 많이 했지만, 모자른 내 인격으로는 이렇게 하기 쉽지 않아 한숨 쉬곤 했었다. 그럴 때면 육아서는 늘 읽은 후가 더 찝찝한 마음. 이 분은 하셨는데, 나는 왜 안되는가 나의 부족한 자질은 어떻게 채워야하는가 하는 자괴감에 괴로웠었다.  

 

전편인 <불량육아>를 읽을 때도 그랬지만, 두 번째 책도 "쉽게 읽히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 될 것 같다. 심각하게 구어체로 써내려 간 책이라서 선호도가 갈리겠지만, 앉아서 한번 붙들고 한두 시간 집중하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군대에 왔다고 생각하고 삼년만 버티고 인내하고 희생하며 기르라는 게 포인트이다.

 

아이를 책으로 기르려고, 어떻게든 아이에게 읽히려고 노력한 저자의 지난 날들이 아프게 공감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분은 육아의 방식이나 방향에 대해 남편과 전혀 공감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부모가 같은 기준과 방향을 가진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이 분과는 좀 의견이 다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하은이를 혼자 키우신 느낌이다. 또, 난 사실 이렇게 작가처럼 이 악물고 사는 타입이 아니라서 내가 읽고 싶은 책 밤새 읽는 것은 괜찮지만, 아이는 밤에 일정한 시간에 재우기 때문에 작가처럼 하긴 어려울 것 같다. 작가는 커피 믹스를 타서 마시면서 열두시 넘어까지 읽어주셨다고 했는데, 난 그건 좀. 푸름이 아버님도 하루에 7-8시간씩 엄마랑 교대로 밤새 읽어줘서 영재가 되었다고 했는데, 나는 그것도 어려울 것 같다. 난 그냥 내가 읽는 것을 좋아하므로 나랑 살다보면 스며들듯이 내 아이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까 한다.

 

공감되는 포인트도 많이 있었다. 내 아이 책 많이 읽혀서 특목고 보낼려고 하는 거 아니라는 것.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 지금은 돈 없이 키우는 게 지혜라는 것 정도. 글쎄. 내게 아이에게 책을 읽히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난 뭐라고 대답할까. 책을 좋아하는 하고 많은 이유 중에 뭘 대답하면 좋을까. 난 내 아이에게 왜 책을 읽히나.

 

난 아마 또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싶어서. 마음이 괴롭던 시절 책은 내게 그야말로 피난처였다.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걸어들어가 몇 시간이고 빠져들었다가 나오면 마음도 가라앉고 견딜수도 있고 그랬던 것인데. 괴로운 시절을 지나고서도 책은 여전히도 매력적인 딴 세상이어서 밤에 아이들 재우고 혼자 읽는 시간을 누리며 나를 위로한다. 내 아이들도 읽기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하는 간절함은 나 역시 작가와 같다. 그러나 아마 이 분처럼 하긴 어려울 듯. 그리고 책을 이렇게 구어체로 쓰시면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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