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머에는 마니아층이 있었다.고등학교 때 동아리 친구 한 명이 내 유머를 너무나 좋아했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웃기다고 했다.교사가 된 이후에도 수업 시간에 유머를 종종 구사하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뭐지?하는 표정으로 말똥말똥 쳐다보지만 소수의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그래서 나는 유머코드가 맞는 게 인간관계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유머는 가치관이 맞아야 웃긴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도 그렇다. 글을 읽다가 웃게 되는게 너무 좋다. 누가 웃긴 책이라고 하면 덮어놓고 읽고 싶다. 이번 책도 그런 경우였다.큰언니에게 팟케스트를 소개했고-북플에서 알게 되어 완전 팬이된 <양심의 가책>-언니가 그 프로를 진행하는 작가의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너무 웃기다는 거다. 큰언니가 형부 업무 차 프랑스에서 몇 달을 살았는데 그 때 생각도 나고 너무 재밌다고 해서 나도 도서관에서 낼름 빌려 읽었다. 사실 그전에 이 작가의 <능력자들>이란 소설을 읽고, ‘흠~ 독서 초심자가 읽으면 좋겠군.‘했다. 그래서 이 작가 작품을 다시 읽을 생각은 안하고 있었는데, 에세이는 짱이었다. 홀로 낯선 타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고, 끝에는 감동까지 있었다. 너무 당연한 삶의 진리가 너무 절절히 와 닿게 만드는 마법.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했다. 중간중간 너무 빵 터지는 유머가 좋았다. 읽는 내내 행복함을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