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최강희 지음 / 북노마드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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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답다'는 말은 2인칭의 평가인 동시에 1인칭의 결심이다.  그렇게 구분된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결속과 연대를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한다.  현대인이 점점 더 외롭다고 느끼는 것은 피상적으로는 서로가 서로를 구분할 수 없는 '하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쌍둥이처럼 닮은 사람들이 강남대로를 어깨를 부딪히며 걷고 있을 때, 말할 수 없는 외로움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어쩌면 그림자가 사람들을 끌고 가는지도 모르겠다.  내 곁에 나와 다른 어떤 사람이 존재한다는 느낌, 분명 다른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때의 푸근함, 내가 아니면 그가(또는 그녀가) 내가 지닌 불안감을 날려줄 것이라는 믿음, 동시대의 잔혹함과 아직 닥치지 않은 위기로부터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확신은 거울 속의 나에게서는 결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너가 아닌 나이고자 하는 노력은 너를 위한 작은 배려요, 오직 '나'들만 가득한 망망대해를 향해 내가 보내는 구조신호다.  그러므로 나는 '너'라고 확실히 믿을 수 있는 그를(또는 그녀를) 만나면 반갑다.  이 책의 저자인 배우 최강희는 그런 의미에서 누구 스럽지 않은 몇 안 되는 배우 중의 한 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인기를 등에 업고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는 책을 발간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사실 좀 구질구질하고 구차스럽지 않은가.  맘에 안 들면 안 읽으면 된다고?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연예인이 쓴 책은 거의 읽지 않는다.  그러나 최강희의 책은 다르다.  그녀는 나와 다른, 또는 당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확실히 '너'라고 인정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그녀가 낸 이 책(포토 에세이)을 읽고 알았다.

 

"기분이나 감정엔/유통기한이 있는 것 같아.//감정을 끊임없이 되새겨내야 하는 게/내 일이긴 하지만.//웃음엔,감정엔,기분엔 분명히/유효기간이 있는 것 같아.//그러니까,모두./행복할 수 있을 때 행복하기로...//     (P.185)

 

4차원 소녀, 최강동안, 강짱, 골수천사 등 참으로 다양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지만 그 무엇도 그녀 자신을 오롯이 설명해주지는 못하는 배우.  언제부턴가 '아, 이거 너무 좋아!'라는 게 없어져서 무엇을 듣고 보아도 감동이 없고 무감각해졌단다.  그때 김C가 준 시규어 로스(Siguar Ros)의 DVD를 보고 아이슬란드에 흠뻑 빠졌었단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입은 아이슬란드의 전통 스웨터부터 색이며 자연이며, 모든 게 그녀를 매료시켰단다.  그래서 그녀는 아이슬란드로 떠났고 꿈만 같은 5일 동안 책 한 권 분량의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이 책에는 아이슬란드에서 찍은 사진과 그녀의 생각을 담은 짧은 글들이 빼곡하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글과 사진들이 마치 살아서 떼구르르 구를 것만 같다.

 

"매일 매일/어떠한 결심을 만들고,/지우고,/또 결심을 하고.//미워하고, 사랑하고, 용서하고,/또 눈물을 닦고,/애써 웃는 모습을 지어보이고...//또 다른 결심을 하고.//그치만 언제나 휘청이는 쪽은/대단한 결심을 해대는 쪽인 걸.//어쩌면/무엇도 결심하지 않는 쪽이//어쩌면/ 무엇도 포기하지 않는 쪽이//어쩌면/마음을 수없이 열고 닫아/삐거덕거릴 바에야/그대로 방치하는 쪽이...//    (P.198 "놓아주기")

 

때론 잡으려 하면 무너지는 것들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계단이 있다고, 우리는 서로의 그것들을 바라봐줄 차례라고 그녀는 말했다.   지난 2007년 백혈병 환자를 위해 골수를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기부천사'라고 불리는 그녀, 이 책의 수익금 전액도 미혼모 시설과 환경보호 단체에 기부했다고 한다.

 

"내가 지구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너를 약속한 시간에 만나고 싶어서야."    (P.190)

 

그녀에게선 삶에 있어서는 누구나 초보인 숙명적인 아픔이 전해진다.  우리는 그것을 '화~'라고 부르자.  다시 한 번 "화~"라고 외치면 화한 박하향이 나지?  가벼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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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양철지붕 아래서
오병욱 지음 / 뜨인돌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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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글은 어차피 좋은 삶에서 비롯되는가 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오늘 또 다시 깨닫는다.  그러나 단순한 진리일수록 지키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일상의 번잡함은 삶의 영롱한 진리들을 금세 물리치곤 한다.  너무나 맑고 단순하기 때문일까?

 

이 책의 저자인 화가 오병욱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술이론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강남의 잘나가는 갤러리에서 3년간 큐레이터로 일하던 1990년 어느 날, 할머니 혼자 살던 시골의 빨간 양철지붕 집으로 내려가 지금까지 살고 있다.  대문 밖 골목길에는 가로등 하나 없고, 시골로 내려온 지 8년 넘게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고, 한겨울에도 찬물에 설거지를 했으며, 재래식 변소를 가려면 큰맘을 먹어야 했단다.  북향마을에 북향집이라 겨울엔 춥고, 양철지붕이라 여름엔 한없이 덥고, 차를 사기 전까지 두 시간에 한 번씩 오는 버스를 타고 장을 보러 다녔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잠깐 소풍을 나온 듯 가볍게 살았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15년을 살았다.  사람들은 우리 부부가 수많은 갈등과 인내와 눈물의 바다를 건너온 걸로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살았다.  어떻게?  잠깐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다.  어렵고 불편하고 괴로운 생활을 15년씩이나 억지로 참고 견딜 수 있을까?  우리가 무슨 대단한 수행을 한다고, 내가 무슨 불굴의 투사라고 그 세월을 참아내겠는가 말이다.  우리는 이런저런 단점을 뜻밖에도 쉽게 받아들였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린 그저 '잠깐 소풍을 나온 것처럼 가볍게' 살았던 것이다.  아내는 그걸 '소꿉장난'이라고 표현했다."    (P.122)

 

이 책에서 작가는 화가의 예리한 관찰력과 자연에 동화된 순수한 감정으로 일상을 그리고 있다.  마치 마른 낙엽에 싸락눈이 톡톡 튀기듯 탱글탱글한 일상이 눈에 보일 것만 같다.  대문 앞에 달아 둔 우편함에 딱새가 둥지를 튼 이야기, 양철지붕 위로 감 떨어지는 소리, 비오는 저녁 강 건너편에 아른거리는 불빛, 구수하고 훈훈한 시골 이웃의 인심과 에피소드, 삶과 그림 사이에서 고뇌하며 한때 신비주의자로 살았던 젊은 시절 등 여러 이야기들이 감칠맛 나게 펼쳐진다.  한때 시인을 꿈꿨던 작가의 문장력이 전업 화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입에 착착 감긴다.

 

"살구꽃이 아직 채 피지도 않았는데 벌들은 벌써 급하다.  마구 날개를 휘저어 바쁘게 날아다니면서 빨리 꽃이 열리라고 주문을 외고 마술을 건다.  그래서인지 벌들이 날기 시작하면 살구꽃은 금방 핀다.  꽃잎이 열리면서 향기는 연한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간다.  향기는 다시 벌을 부르고 벌들은 채 피지도 않은 꽃잎을 마저 열어젖힌다.  그윽하고 푸른 봄밤일수록 맑은 향기는 더욱더 멀리 퍼져나간다.  햇살이 좋은 봄날 아침에는 꽃이 만발한 나무 아래에 서 있어 볼 만하다."    (P.163)

 

창의성을 요하는 예술가라면 도시보다는 오히려 시골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도시에서는 아무래도 시골에 비해 소재가 궁하다.  겉돌기만 하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그날이 그날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시골에서의 자연은 매일매일이 다르다.  그 속에서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할 수 있겠다.  다만 이것이 진심에서 우러나는 교감일 때만 그렇다.  도시에 살다 귀촌한 작가의 책을 가끔 읽곤 하는데 다들 비슷비슷한 내용인지라 웬만큼 인내력을 발휘하지 않고는 다 읽어내기가 어려웠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몸과 마음으로 시골에 동화된 사람의 글과 머리와 눈으로만 스케치하듯 쓴 글의 차이라고나 할까?  아무리 문장력이 좋은 작가라고 할지라도 진심을 담아내지 못하면 독자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오병욱 작가는 프로 글쟁이보다 한 수 위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눈의 성긴 입자가 소리를 흡수하는 까닭에 눈이 올 때는 오히려 평소보다 고요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눈 오는 소리란 결국, 눈이 내리는 고요, 눈이 쌓이는 침묵, 혹은 눈이 덮이는 적막 같은 게 아닌가.  남정네들은 천둥 간은 제 코고는 소리도 못 듣는데, 아낙네들은 눈 내리는 고요를 듣는다니..."    (P.204)

 

오병욱의 산문집을 읽은 덕분에 내 눈에 끼었던 백태가 사라진 듯하다.  오늘 낮의 하늘처럼 맑고 청명해진 느낌이다.  선연한 핏빛 노을과 서늘한 산그림자, 깔깔대는 아이들 웃음소리와 깊은 한숨소리, 청아하게 들리는 딱다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와 짙은 우울이 묻어나는 비둘기 울음소리, 그 모든 것들이 저마다의 색깔로 고운 선율을 지어내는 그곳이 그립다.  그곳에 가면 흐릿했던 일상의 모습들이 벚꽃처럼 분분히 날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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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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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나는 '십년병'에 걸렸다.  얼마나 생뚱맞은 병명인가?  그 '십년병'이란 게 증상이 어찌나 고약하던지 시도 때도 없이 울적해지고, 하릴없는 사람처럼 서성이게 하고, 넋 나간 사람처럼 시선을 모으지도 못한다.  서른에도 그랬고, 마흔에도 그랬다.  이건 순전히 내 탓이 아니다.  누군가 정해놓은 주기에 나 자신도 세뇌되다시피 물든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어려서부터 뼛속까지 깊게 병이 든 것을.

 

마흔이 넘으면서부터는 너 나 할 것 없이 다들 노후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도시에 사는 친구들은 하나같이 깊은 수심에 빠져 한숨을 내쉬곤 했다.  딱히 대책도 없으면서(어쩌면 처음부터 대책은 숫제 없었거나 익히 알고있으면서도 모른체 했을 터였다) 일부러 지어낸 고민을 두고 두어 시간 술잔을 기울였다.  그럴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결론처럼 내놓는 말이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지 뭐'한다.  얼씨구나 '농사나'라니.  그들에게 농사는 태어날 때부터 뚝 떨어진 기술이거나 언젠가 책 속에서 읽었던 어줍잖은 낭만이렷다.  하기사 그런 낭만은 언제나 별보다 더 먼 거리에 존재하는 것이니까.  닿을 수 없는 먼 것이라도 한번쯤 욕심을 내는 일이야 뭐 어떨까.

 

그래서인지 이것저것 다 버리고 시골로 내려간 사람들을 보면 여간 부러운 게 아니다.  사실 우리네 같은 도시내기들은 '도시'라는 창살없는 감옥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아니던가.  돈 때문에,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의료나 문화 때문에...  이유도 제각각이지만 죽을 때까지 도시를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하기에 넋두리 삼아 내뱉는 말 속의 시골은 어릴 적의 추억이나 닿을 수 없는 희망의 동의어 쯤으로 들린다.

 

장석주의 <마흔의 서재>는 나의 꿈처럼,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는 친구의 꿈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러움만 쌓인다.  호수와 버드나무 군락이 내려다보이고 고라니와 족제비가 수시로 출몰하는 산자락 아래 고추밭을 밀고 집을 짓고, 삽살개를 키우며 산다는 작가는 도시내기에게는 꿈이요, 로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텃밭에는 복숭아나무와 살구나무와 앵두나무를 심고, 뜰에는 모란과 작약과 영산홍을 심었으며, 해마다 대나무를 구해다 심고, 연못을 파고 물고기를 기르며 수련을 키웠다니...  그렇게 열세 번의 가을을 보내며 마음공부 삼아 노자와 장자를 읽고, 물을 바라보며 시를 쓰고, 오솔길도 걸으며 명상을 하고...

 

지천명의 작가는 마흔이 되는 후배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 보고 살아갈 날들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 책 속에서 지혜를 찾으라는 뜻이다. 3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매일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작가에게 독서는 삶이요, 더할 수 없는 기쁨이였을 터였다.  그러나 돈과 실용을 찾는 마흔의 현대인은 인생의 청맹과니요, 삶의 천둥벌거숭이가 아닐 수 없다.  작가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으리라.  그러나 삶은 이제 겨우 반을 지나쳤을 뿐이다.  남은 날들을 후회없이 살아가기 위해 마흔엔 그 어느 때보다도 서재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그 지적 공간에서 라디오에 맞춰 춤을 추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친구에게 시를 쓰고, 무엇보다 더 열심히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책을 통하여 일생의 멘토를 찾고,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사색 속에 자신을 유배하라고 말한다.  삶의 의미를 찾고 목표에 집중하며 늘 깨어있는 삶.  누군가를 탓하지 말고 자연에 순응하며, 가진 것을 나누고, 자신의 삶을 예술적으로 가꾸는 노력.  작가의 당부는 끝이 없을 듯하다.

 

"예술가들은 고요와 고독을 좋아하는 족속들이다.  관습에 길들여진 '개'들의 세상에서 끝끝내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는 '늑대'로서 살아가는 자들이 예술가이다.  그들은 무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단독자의 삶을 꾸리고, 그런 삶의 태도를 하나의 본질로 고착시키는 재능을 보인다.  그들은 무리에서 내쳐지는 것을 감사하고 불행을 지복으로 삼는다.  우리가 배워야 헐 것은 무리에 감염되지 않는 것, 오히려 단독자로서 무리를 감염시키는 바로 그 재능이다."    (P.309)

 

내가 매 십 년마다 '십년병'을 앓았듯, 나는 내가 속한 무리에게서 삶을 배우고 감염되었고, 내가 아닌 그 누구로서 평생을 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그 '앓이'에서 벗어나려 한다.  나를 비우고 그 고요 속으로 걸어 들어가려 한다.  텅 빈 고요가 삶의 궁극으로 이어져 있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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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월도 보름이 지났다.

연말연시는 몸도 마음도 분주하게 한다.  딱히 정해진 일이 많은 것도 아니면서 번잡하고 바쁘기 이를 데 없다.  무간지옥이 따로 없다.  도시에서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흐르는 시간에 자신을 내맡기는 일이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고요를 발견하려 애를 쓰면 쓸수록 심신만 고단해진다.  흐르는 시간을 멀뚱히 지켜만 볼 뿐, 순간을 붙잡으려는 노력은 도시에서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모처럼 좋은 책을 읽었다.

인디고 서원을 운영하는 허아람님의 <사랑하다, 책을 펼쳐놓고 읽다>는 책 소개와 자신의 지적 능력을 자랑하는 그런 책이 아니다.  독서를 통하여 자신을 바로 세우고,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며, 삶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진실된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허아람님의 삶이 그러하기에 아름다워 보이는지도 모른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을, 한 사람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음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책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운 책이다.

 

나는 그동안 리뷰를 쓰면서 그야말로 음풍농월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책에서 얻는 지식이, 어떤 깨달음이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는다면 그건 단순한 메아리요, 쓸데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녀로부터 배웠다.  나도 그녀처럼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동안 아이들에게 단순한 지식만을 전달해오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  '교육은 가르침이 아니라 가리킴'이라는 말이 가슴에 박힌다.

 

새해에는 책을 읽고 헛소리를 쓰는 일은 그만둬야겠다고 결심했다.  깊은 사색과 사유의 결과물은 값진 것이지만 실천도 하지 못하면서 머리로만 익히는 일은 헛된 짓이다.  또는 글과 말로써 다른 사람을 미혹하거나 과장하여 포장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가슴에 손을 얹고 돌이켜 볼 때 '진실로 아름다운 삶을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사랑하다, 책을 펼쳐놓고 읽다>에서 소개된 책들을 적어본다.  법정스님의 추천도서를 열심히 읽었던 적은 있지만 누군가의 추천도서를 적는 것은 처음이다.    

 

<허아람 추천도서>

1. 사랑과, 사랑을 들러싼 것들 / 한강 / 열림원

2.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 / 실벵 다르니 외 / 마고북스

3.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 한강 /비채

4.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 박정대 / 민음사

5. 어린 여행자 몽도 / 르 클레지오 / 조화로운 삶

6.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 김용규 / 웅진지식하우스

7.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이왕주 /효형출판

8. 옷자락의 그림자까지 그림자에 스민 숨결까지 / 김형수 / 문학동네

9. 젊은 교사에게 쓰는 편지 / 조너선 코졸 / 문예출판사

10. 늦어도 11월에는 / 한스 에리히 노삭 / 문학동네

11. 생활여행자 / 유성용 / 갤리온   - 여행생활자 / 유성용 / 갤리온

12.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 존 버거 / 열화당

13. 짜라루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 / 책세상

14. 핸드메이드 라이프 / 윌리엄 코퍼스웨이드 / 돌베개

15.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고미숙 / 그린비

16. 가난한 휴머니즘 /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 이후

17. 힐 더 월드 / 국제아동돕기연합 / 문학동네

18. 왜 공공미술인가 / 박삼철 / 학고재

19. 제대로 된 혁명 / D.H. 로렌스 / 아우라

20. 비틀즈 시집 /비틀즈 / 더불어책

21.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김영갑 / 휴먼앤북스

22. 아름다운 사람 이중섭 / 전인권 / 문학과지성사 

23.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 박재삼 / 다빈치

24. 이중섭 평전 / 고은 / 향연

25. 백석 전집 / 백석 / 실천문학사

26. 행복한 인문학 / 임철우 외 / 이매진

27.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 / 켄트 케이스 / 더난출판

28. 가자에 띄운 편지 / 발레리 제나티 / 낭기열라

29. 나쁜 소년이 서 있다 / 혀연 / 민음사

30.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 존 버거 / 열화당

31. 사랑의 단상 / 롤랑 바르트 /동문선

32. 사랑, 그 환상의 몰매 / 김영민 / 마음산책

33. 마음사전 / 김소연 / 마음산책

34. 음악이 있는 풍경 1,2 / 김정환 / 이론과 실천

35. 과학이 나를 부른다 / 강신주 외 / 사이언스북스

36. 아름다운 밤하늘 / 쳇 레이모 / 사이언스북스 

37.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 / 하워드 진 외 / 궁리

38. 좋은 사람 / 피에로 페르치 / 한스미디어

39.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라 / 임헌우 / 나남출판

40. 나는 문학에서 건축을 배웠다 / 김억중 / 동녘 

41. 희망의 근거 / 사티쉬 쿠마르 / 메디치

42. 희망은 있다 / 페트라 켈리 / 달팽이

43.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오래된미래

44.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사상사

45. Love & Free / 다카하시 아유무 / 에이지21

46.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 피에르 쌍소, 동문선

47. 걷기예찬 / 다비드 르 브르통 / 현대문학

48.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 안도현 / 한겨레출판

49. 무명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강은교 / 큰나

50. 정거장에서의 충고 / 박해현 / 문학과지성사

51. 살림의 경제학 / 강수돌 / 인물과사상사

52. 공정무역, 희망무역 / 김정희 / 동연

53. 센코노믹스, 인간의 행복에 말을 거는 경제학 / 아마티아 센 / 갈라파코스

54.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 존 러스킨 / 열린책들

55. 점선뎐 / 김점선 / 시작

56. 10cm 예술 / 김점선 / 마음산책

57. 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 백은하 / 대교

58. 물밑에 달이 열릴 때 / 김선우 / 창비

59. 파란 하늘처럼 하드록처럼 사랑해 / 로브 셰필드

60. 이헌석이 듣고 쓴 이럴 땐 이런 음악 / 이헌석 / 돋을새김

61.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 미치 앨봄 / 살림

62. 나무가 말하였네 / 고규홍 / 마음산책

63. 나무와 숲 / 남효창 / 계명사

64.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 로렌스 앤서니 / 뜨인돌

65.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에린 그루웰/랜덤하우스 코리아

66. 고든박골 가는 길/이오덕/실천문학사

67. 권정생의 삶과 문학/원종찬/창비

68. 내 생애 단 한번/장영희/샘터사

69.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샘터사

70. 달나라 도둑/김주영/비채

71.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슈테판 츠바이크/바오출판사

72.正義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리 호이나키/녹색평론사

73. 저항의 인문학/에드워드 사이드/마티

74. 보노보 찬가/조국/생각의나무

75. 아주 사적인 긴 만남/마종기.루시드폴/운진지식하우스

7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빈센트 반 고흐/아트북스

77. 내 친구 빈센트/박홍규/소나무

78. Love(사랑하는 용혼만이 행복하다)/메이브 빈치/이레

79. Family(가족의 얼굴은 마술 거울이다)/제임스 맥브라이드/이레

80. Friendship(친구네 가는 길은 먼 법이 없다)/메이브 빈치/이레

81. 영혼의 시선/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열화당

82. 노란 불빛의 서점/루이스 버즈비/문학동네

83. 쉿,조용히/스콧 더글러스/부키

84. 채링크로스 84번지/헬렌 한프/궁리

85. 셰익스피어 & 컴퍼니/실비아 비치/뜨인돌

86. 필름 속을 걷다/이동진/예담

87. 시네마 기행/오태진.이동진/생각의나무

88. 안네의 일기/안네 프랑크/문예출판사

89. 상처받지 않을 권리/강신주/프로네시스

90. 유동하는 공포/지그문트 바우만/산책자

91. 아버지의 여행가방/르 클레지오 외/문학동네

92. 상식의 힘/차병직/홍익출판사

93. 생애의 발견/김찬호/인물과사상사

94. 물건의 재구성/연정태/리더스하우스

95. 정말 소중한 것은 한뼘 곁에 있다/이우성/돋을새김

96. 56억 7천만 년의 고독/함성호/문학과지성사

97. 날아라 새들아/최성각/산책자

98.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쑨수원/에이지21

99. 에콜로지카/앙드레 고르/생각의나무

100.D에게 보내는 편지/앙드레 고르/학고재

101.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그레그 브룩스/뮤진트리

102.너무 낮은 시대에 너무 짧게 이 세상에 오다/박명욱/그린비

103.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손동수 외/낮은산

104.달에서 온 편지/조규찬/이른아침

105.희망사진관/한승원/문학과지성사

106.지심도 사람을 품다/윤후명/교보문고

107.시,사랑에 빠지다/천양희,장석남 외/현대문학

108.아름다움은 힘이 세다/피에로 페르치/웅진지식하우스

109.맑은 바람 드는 집/흥선스님/아름다운인연

110.하늘의 뿌리/로맹 가리/문학과지성사

111.물에 쓴 글씨/베키 압테커/다림

112.청동 해바라기/차오원쉬엔/사계절

113.혁명을 꿈꾼 시대/장석준/살림

114.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클레이본 카슨/바다출판사

115.랭스턴 휴즈/밀턴 멜저/실천문학사

116.꿈을 빌려드립니다/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하늘연못

117.반딧불 보호구역/최승호/뿔

118.결혼을 향하여/존 버거/해냄

119.내 여자친구의 장례식/이응준/문학동네

120.A가 X에게/존 버거/열화당

121.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최희숙/갤리온

122.그림, 한참을 들여다보다/김형술/사문난적

123.학교를 잃은 사회, 사회를 잊은 교육/데이비드 오어/현실문화

124.문학의 교육,문학을 통한 교육/윤영천 외/문학과지성사

125.빨간 양철지붕 아래서/오병욱/뜨인돌

126,건축수업/헤르만 헤르츠버그/효형출판

127.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서윤영/궁리

128.행복을 그리는 건축가/김원/열화당

129.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랄프 왈도 에머슨/씽크탱크

130.마음의 힘을 주는 사람을 가졌는가/톨스토이/조화로운삶

131.시인과 스님, 삶을 말하다/도법.김용택/메디치

132.청춘의 문장들/김연수/마음산책

133.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임종진/랜덤하우스

134.사랑한다,는 말의 쓸쓸함/박대현/<부산일보>2005.10.3

135.시간을 가져요/모 로지에/펼침

136.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최강희/북노마드

137.영화관 옆 철학카페/김용규/이론과실천

138.뒷모습/미셸 투르니에/현대문학

139.지식e 시즌5/EBS 지식채널e/북하우스

140.실증주의 시대의 힘, 상상력/진형준/살림

141.인권을 외치다/류은숙/푸른숲

142.열정적인 너무나 열정적인/존 타이텔/아침이슬

143.작가의 집(책들이 탄생한 매혹의 공간)/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에리카 레너드/윌북

144.혀끝에서 맴도는 이름/파스칼 키냐르/문학과지성사

145.인간시대 르네상스/박홍규/필맥

146.평행과 역설/다니엘 바렌보임/을유문화사

147.말년의 양식에 관하여/에드워드 사이드/마티

148.책상은 책상이다/페터 빅셀/예담

149.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페터 빅셀/푸른숲

150.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조병국/삼성출판사

151.청년 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로스 로널드슨/에이지21

152.달동네 병원에는 바다가 있다/최충언/책으로여는세상

153.권력의 병리학/폴 파머/후마니타스

154.백석의 맛/소래섭/프로네시스

155.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무라카미 하루키/문학사상사

156.기후변화의 정치학/앤서니 기든스/에코리브르

157.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작가선언 69/실천문학사

158.나른 더 사랑하는 법/미란다 줄라이/앨리스

159.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타샤 튜더/윌북

160.이철수의 나뭇잎 편지-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이철수/삼인

161.사랑으로 나는/김정란

162.강의/신영복/돌베개

163.묵자, 그 생애 사상과 묵가/김학주/명문당

164.어울림을 배우다/김태완/호미

165.아름다움에 대한 절대적 욕망/프랑수와 쳉/뮤진트리

166.내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김선우/미루나무

167.문명에 반대한다/존 저잔/와이즈북

168.북태평양의 은빛 영혼 연어를 찾아서/프리먼 하우스/돌베개

169.빠빠라기/투이아비/정신세계사

170.호모 무지쿠스/대니얼 레비틴/마티

171.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박정대/뿔

172.페어러브/신연식/서해문집

173.신화의 힘/조셉 캠벨/이끌리오

174.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프레데리크 그로/길

175.사랑, 묻다/그레고리 스톡/이미지박스

176.고통과 환희의 순간들/프랑수아즈 사강/소담출판사

177.잃어버린 대의를 옹호하며/슬라보예 지젝/그린비

178.엠마 고드만/캔데이스 포크/한얼미디어

179.현대 정치철학의 모험/홍태영 외/난장

180.사도 바울/알랭 바디우/새물결

181.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강신주/동녘

182.타오르는 물/이성복/현대문학

183.레 미제라블/빅토르 위고/동서문화동판

184.공공의 적들/베르나르 앙리 레비.미셸 우엘벡/프로네시스

185.오래된 연장통/전중환/사이언스북스

186.공항에서 일주일을/알랭 드 보통/청미래

187.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문학의 숲 편집부/문학의숲

188.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법정/문학의숲

189.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열린책들

190.100%엔젤 나는 머리냄새 나는 아이예요/조문채/씨앗을뿌리는사람

191.마망 너무 사양해/이희열/궁리

192.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입 맞추다/김용택/문학동네

193.이반 일리치와 나눈 대화/이반 일리치.데이비드 케일리/물레

194.이반 일리히의 유언/데이비드 케일리/이파르

195.영혼 없는 사회의 교육/이계삼/녹색평론사

196.애도/베레나 카스트/궁리

197.아시시의 프란체스코/크리스티앙 보뱅/마음산책

198.가치를 다시 묻다/이윤영.윤한결과 인디고 유스 북페어 프로젝트 팀/궁리

199.대설주의보/윤대녕/문학동네

200.여자에게 보내지 않은 편지가 있다/대리언 리더/문학동네

201.마계/윤의섭/민음사

202.그림쟁이 루쉰/왕시룽/일빛

203.윌리엄 모리스 평전/박홍규/개마고원

204.우리 시대의 장인정신을 말하다/유홍준 외/북노마드

205.아루키의 그림/아루키가 쓰고 낭군이 그림/홍시커뮤니케이션

206.그대와 걷고 싶은 길/진동선/위즈덤하우스

207.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정희재/걷는나무

208.제이넵의 비밀편지/아지즈 네신/푸른숲

209.돌이 아직 새였을 때/마르야레나 렙브케/시공사

210.공부론/김영민/샘터사

211.밥상혁명/강양구/살림터

212.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사티쉬 쿠마르/달팽이

213.다시, 민주주의를 말하다/도정일.박원순 외/휴머니스트

214.민주주의는 죽었는가?/알랭 바디우.슬라보예 지젝 외/난장

215.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송경동/창비

216.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문학동네

217.디트리히 본 회퍼-사진으로 보는 그의 삶/레나테 베트게/가치창조

218.야성이 부르는 소리/잭 런던/궁리

219.캠핑폐인/김산환/미래인

220.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박근영/나무숲

221.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사랑/유성용/지안

222.인문고전강의/강유원/라티오

223.세종과 재상 그들의 리더십/박현모.이한수/서해문집

224.조선의 의인들/박석무/한길사

225.바보처럼 착하게 서 있는 우리집-권정생 노래상자/백청우.권정생/보리

226.노래처럼 살고 싶어-이오덕이 가르친 아이들/백창우.이오덕/보리

227.전쟁미망인, 한국현대사의 침묵을 깨다/이임하/책과함께

228.4천원 인생/안수찬.전종휘.임인택.임지선/한겨레출판

229.그대, 청춘/김열규/비아북

230.인생기출문제집2/허아람 외/북하우스

231.사토리얼리스트/스콧 슈만/윌북

232.붉은 소파=세상에 말을 건네다/호르스트 바커바르트/중앙books

233.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존 버거/열화당

234.수탈된 대지/에두아르도 갈레아노/범우사

235.숨그네/헤르타 뮐러/문학동네

236.새로운 세대를 위한 세계사 편지/임지현/휴머니스트

237.너만큼.여기.어울리는.사람은.없어/미란다 줄라이/문학동네

238.소년은 자란다/아라이/아우라

239.숲의 정신/이동순/산지니

240.작가들의 여행편지/김다은.함정임/예스위캔

241.<시인세계>2010 여름호/문학세계사

242.오윤 전집 1,2,3/오윤/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243.나의 사랑 백남준/구보타 시게코/이순

244.파울 클레/하요 뒤흐팅/예경

245.내 인생의 의미있는 사물들/셰리 터클/예담

246.김선우의 사물들/김선우/눌와

247.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김영사

248.가치는 어디로 가는가/제롬 뱅데/문학과지성사

249.여행, 박물관 빼놓고는 상상하지 마라/이병학/꿈의지도

250.우드스탁 센세이션/마이클 랭.홀리 조지 워런/뮤진트리

251.느리게 걷는 사람/신정일/생각의나무

252.<길>/김기림

253.알랭의 행복론/알랭/빅북

254.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최성각/동녘

255.예술과 다중/안토니오 네그리/갈무리

256.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체피 보르사치니/푸른숲

257.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정성일.정우열/바다출판사

258.이토록 영화같은 당신/한귀은/앨리스

259.돈 한푼 안쓰고 1년 살기/마크 보일/부글북스

260.내 뒷마당의 제국/매니 하워드/시작

261.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앙드레 콩트 스퐁빌/생각의나무

262.지구의 미래/프린츠 알트/민음인

263.기적 같은 한순간/김용택 외/마음의숲

264.뉴욕에서/이상은/스테이지 팩토리

265.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서진/푸른숲

266.책을 읽을 자유/이현우/현암사

267.장소와 장소상실/에드워드 렐프/논형

268.은밀한 생/파스칼 키냐르/문학과지성사

 

굵게 쓴 제목은 읽은 책이다.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너무 많다.  부끄럽다.  올해가 가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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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일상이 허깨비처럼 느껴질 때, 지나온 길에서 내 흔적이라곤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수 없을 때, 삶이 두렵고 막막하기만할 때, 또는 뜬금없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나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란 마치 일상의 모래 위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힘겹게 걷는 나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내 기억의 인화지에 피사체로 남기는 일일 것이다.  다음 생에서가 아니라 이 생에서, 다른 생을 살아보는 일이 여행이라고 했더 어느 여행작가의 말처럼.

 

옴니버스 형식의 독립영화와 같은 이런 종류의 책에서 깊이와 몰입을 경험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법이다.  열 명의 사람이 시간을 달리 하여 저마다의 장소로 여행을 떠나다니...  각각의 인물이 갖는 명성의 친밀감이 없었다면 나는 결코 이런 책을 읽지 않는다.  편집이 어설픈 영화를 감상할 때 느끼는 것처럼 화면이 툭툭 잘리는 듯한 단절감을 책을 읽으면서까지 느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나는 각각의 여행자에게서 느꼈던 오래된 기억을 미끼로 삼아 이 책에 기꺼이 낚이기로 한다.

 

열 명의 여행자는 이랬다.  은희경, 이명세, 이병률, 백영옥, 김훈, 박칼린, 박찬일, 장기하, 신경숙, 이적.  각각의 여행에는 우리에게 <끌림>이라는 작품으로 친숙한 사진작가 이병률이 동행한다.  처음부터 끝으로, 페이지의 순서를 따라 읽을 필요는 없다.  나는 신경숙 작가의 여행기를 먼저 읽었다.  다음은 김훈.  이것은 순전히 내 취향과 기호에 따른 순서일 뿐이다.

 

1. 여행은 친숙한 나와 낯선 세계가 합해져서 넓어지는 일---신경숙 

뉴욕은 내 여동생이 사는 곳이다.  벌써 십 년도 더 지났으니 이제 동생은 두 아이와 종일 씨름하는 아줌마가 다 되었을 것이다.  나는 신경숙 작가의 여행 스케치를 읽으며 여동생을 생각했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그녀의 글은 생경했다.  그녀가 지금껏 쓴 책은 언제나 책을 꾹하고 누르면 소금기 짙은 눈물이 꿀럭꿀럭 배어나올 것만 같았었다.  그러나 그녀의 짧은 여행기는 스치듯 지나는 풍경을 자를 대고 잘라 놓은 듯 모래알의 서걱거림만 들릴 뿐이었다.  뉴욕은 원래 그런 곳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2. 여행은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관찰하는 노동---김훈 

남태평양의 넓은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미크로네시아.  그곳에 김훈 작가가 있다.  그의 글에서는 언제나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있으나 찾을 수 없다.  언제나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다.  교묘한 말솜씨 때문일까?  대상에 대한 지독한 몰입은 작가의 존재를 언제나 잊게 한다.  작가는 붓을 놓는 순간까지 광기에 쌓인 탐구자이며, 관찰자이고, 몽상가이다.

 

"열대 바다의 저녁은 저무는 해의 잔광이 오랫동안 하늘에 머물러서, 색들은 늦도록 수면 위에서 흔들리고 별들은 더디게 돋는다.  어둠으로 차단된 수억 년의 시공 저편을 별들은 건너온다.  별은 보이지 않고 빛만이 보이는 것인데, 사람의 말로는 별이 보인다고 한다.  크고 뚜렷한 별 몇 개가 당도하면 무수한 잔별들이 쏟아져나와 하늘을 가득 메운다.  별이 없는 어둠 속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눈이 어둠에 젖고 그 어둠 속에서 별들은 무수히 돋아난다.별이 가득찬 하늘에서는 내 어린 날의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린다."    (P.170)

 

3. 여행은 바람, '지금'이라는 애인을 두고 슬쩍 바람피우기---이병률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  낯선 지명이다.  수억 광년의 거리를 가로질러 비로소 찾아낸 어느 작은 별이름처럼.  이병률은 그곳에 있다.

"나는 탈린에서 얻은 여백을 내 위에다 '덮어쓰기'한다.  나는 이 여백을 조금도 손상하지 않으려 하면서 조금 더 추운 북쪽으로 마음의 방향을 잡는다."    (P.107)

그렇게 찾아간 속은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여전히 낯선 지명이다.  크리스마스가 한참이나 지난 지금.  내일이라도 당장 산타 모자를 쓴 여행객이 짠하고 내 앞에 나설 것만 같다.

 

4. 여행은 낯선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나로 돌아오는 탄력의 게임---은희경

호주를 생각하면 내 대학생활의 전부가 담겨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단지 그곳에서 일 년을 보냈을 뿐인데.  땅이 넓어서인지 추억도 많아진 듯한 느낌은 나만의 착각이다.  은희경 작가는 그곳에 있다.  8월의 와이너리 여행,  겨울의 끝자락에서 싱그런 포도 알갱이들이 달콤한 와인으로 익어갈 것이다.  나는 와인 한 모금을 목구멍 속으로 천천히 흘려 넣으며 짙은 추억에 취한다.

 

"여행이란 멀어지기 위해 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돌아올 거리를 만드는 일이다.  멀어진 거리만큼 되돌아오는 일에서 나는 탄성( 彈性)을 얻는다.  그 탄성은 날이 갈수록 딱딱해지는 나라는 존재를 조금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함부로 혹은 지속적으로 잡아당겨지더라도 조금쯤은 다시 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P.17 - 18) 

 

5. 여행은 좋은 친구와 여행을 떠나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박찬일

여행지에서 자신의 오래 전 모습을 떠올릴 때면 조금은 아릿하고 먹먹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그것은 일상에서 만나는 그것과는 사뭇 다른, 어쩌면 단단히 감싸였던 외로움이 먼 이국의 땅에서 주책없이 터져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슬며시 외로운, 그러나 때로는 정다운.  박찬일 셰프는 일본에서 도시락 문화를 만났다.  그는 에키벤에서 일본의 작은 우주를 본다.  추억과 함께.

 

6. 여행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도돌이표---백영옥

소설가 백영옥에게 홍콩은 한때 왕가위의 도시였고, 한때는 어둠의 도시였단다.  내가 사는 이곳이 아닌, 잠깐 머물렀던 여행지를 '이것이다'하고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은 그곳에서 발품을 많이 팔았다는 증거다.  생각은 자신이 걸었던 거리만큼 굳어지고 물화되면서 어느 순간 마음에 투명한 고드름으로 맺힌다.

 

7. 여행은 물이고, 시원한 생수고, 수도꼭지---박칼린

바람에 실려오는 내음과 피부에 닿는 질감 때문에 바다와 산과 사막을 좋아한다는 박칼린.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그녀가 찾은 곳은 섬나라 뉴칼레도니아였다.  이국적인 외모처럼 감정의 표현도 거침없고 이국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언젠가 그녀의 작품『그냥 Just Stories』을 읽었을 때 작품 속에서 한국적인 것을 찾으려 눈을 더 크게 뜨고 꼼꼼히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제노포비아의 감정과는 또 다른 것이었다.  그녀에게선 여전히 여행가에게 어울리는 솔직함이 살아있다.  마치 뉴칼레도니아의 햇빛이 그녀의 몸을 유리창처럼 통과하여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8. 그 외의 사람들---이명세, 장기하, 이적 

부끄럽지만 나는 한번이라도 책으로 만나지 않았던 사람들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책을 읽는 이유는 어쩌면 익숙한 것에서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는 일인지도 모른다.  익숙한 것에 대해 느끼는 호기심.  이들에게는 그것이 없다.  가수이거나 영화감독이라는 그들의 직업은 알고 있지만 마음 속의 거리감은 그들이 방문했던 여행지만큼이나 멀게 느껴진다.  여행은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것, 조금도 닮지 않은 누군가의 생각을 가슴으로 이해하는 것은 여행기가 제격이 아닐까 싶다.  여행은 그 사람의 가면을 반쯤 벗겨내는 묘한 힘을 지녔다.  일상에서 만나는 모습이 아니다.  내가 여행기를 읽는 까닭은 내가 가보지 못한 어느 곳에 대한 간접경험을 얻고자 함도 아니요, 그곳에 다녀온 여행가를 부러워하기 때문도 더더욱 아니다.  다만 여행지에서 그들의 생각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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