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화의 오류는 있겠습니다만 어른들은 대개 부질없는 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많은 반면 아이들은 혼날 줄 뻔히 알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차이가 느껴지나요? 물론 어른이라고 혼날 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닙니다. 직장 동료들과 늦은 시각까지 술을 먹는다거나 행인의 눈치를 보면서도 꿋꿋이 담배를 피우는 등 혼날 짓도 많이 하지요.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어떤 일이 너무나 하고 싶어서 몸이 들썩이거나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습관적으로 또는 타성에 젖어서 하는 게 대부분이지 싶습니다. 에너지의 차이일까요? 아이들의 경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을 때에는 눈빛부터 달라지는 듯합니다. 혼날 줄 뻔히 알면서도 전혀 두려운 표정이 아니지요. 목숨이라도 걸 태세라고 할까요. 아무튼 간절히 원했던 일을 할 때에는 혼나는 것쯤이야 하나도 두렵지 않다는 듯 눈빛에서는 결기가 느껴지곤 합니다. 오직 지금의 순간에만 집중할 뿐 코앞의 미래도 일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뭄이 너무나 오래 지속되는 탓인지 하는 일마다 부질없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이를테면 아침에 산을 올랐을 때 키가 작은 나무들의 잎이 다 말라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등산로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다는 게 도대체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고, 담배를 끊은 지 이제 만 이 년 반이 지났지만 이따금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얼마나 오래 살겠다고 이렇게 참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가뭄도 가뭄이지만 때 이른 폭염마저 극성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자유한국당에서도 정말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더군요. '자유한국당'의 다섯 글자로 오행시를 짓는 이벤트를 벌인 게 그것입니다. 담당자 또한 부질없는 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일을 해야만 월급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죠. 소위 '뻘짓'을 하는 대가가 월급이라고 하면 지나친 억측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이벤트에 올라온 오행시를 옮겨봅니다. 가뭄에, 폭염에 웃을 일 없다 여겼는지 자유당에서는 자폭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자 폭하네 ㅋㅋㅋ 지금 지지율

유 지하는 것도 벅찰 텐데

한 심하게 오행시 이벤트나 하다니

국 민 민생부터 챙겨라

당 첨자가 있을려나 모르겠다?

 

자 괴감이 드네요.

유 체이탈화법 똘아이 탄핵 대통령 돼지발정제 대통령후보로

한 나라를 말아먹으려고 했던

국 민을 개같이 아는

당 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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