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Y 기쁨의 발견 -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의 마지막 깨달음
달라이 라마 외 지음, 이민영 외 옮김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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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자신의 책 <의식 혁명>에서 인간의 의식수준을 에너지 수준에 따라 분류해 놓았다. 우리에게 잠재돼 있는 내면의 힘을 수치화 하여 '0'에서부터 '1000'에 이르는 각각의 구간을 나누고 구간별로 인간의 의식 수준을 정리한 것이다. 그의 분류에 따르면 수치심(에너지 수준20), 죄의식(에너지 수준 30), 무기력(에너지 수준 50), 슬픔(에너지 수준 75), 두려움(에너지 수준 100), 욕망(에너지 수준 125), 분노(에너지 수준 150), 자존심(에너지 수준 175), 용기(에너지 수준 200), 중용(에너지 수준 250), 자발성(에너지 수준 310), 포용(에너지 수준 350), 이성(에너지 수준 400), 사랑(에너지 수준 500), 기쁨(에너지 수준 540), 평화(에너지 수준 600), 깨달음(에너지 수준 700~1000)이고 200 이하의 에너지 수준에서는 '살아남기'의 삶의 태도를 유지하게 되고, 500이라는 수치에 이르면 다른 사람의 행복도 고려하게 되고, 600대에 이르면 인간의 선과 깨달음에 대한 추구가 삶의 기본적인 목표가 된다고 했다. 그리고 700~1000의 수준에서는 인류의 구원을 위한 삶을 살게 된다고 말한다.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가 나눈 일주일간의 대화를 기록한 <기쁨의 발견>을 읽다가 문득 데이비드 호킨스의 <의식 혁명>이 떠올랐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는지도 모른다. 21세기를 대표하는 두 성인이 인도 다람살라에서 만났던 것은 달라이 라마의 8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함이었지만 슬픔과 고통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기쁨을 찾고 영속적인 기쁨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한 각자의 깨달음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함 또한 그들 만남의 목적이었다. 말하자면 이 책은 절망과 좌절에 빠진 인류가 다시 높은 수준의 에너지 수준을 회복하고, 서로를 걱정하고 사랑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적시한 기쁨의 비법서인 셈이다.

 

"한 주 동안 두 영적 스승은 슬픔 없이는 기쁨이 없으며, 고통과 고난이 있기에 기쁨을 느끼고 이에 감사하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다. 실제로 자신과 타인의 고통을 향해 다가갈수록 우리는 기쁨을 향해 더욱 나아가게 된다. 우리는 삶이 들려주는 음악을 듣기 위해 볼륨을 높이면서 그 둘 모두를 받아들이거나, 귀를 틀어막고 삶 자체에 등을 돌려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진정한 기쁨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그저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또 보여주었다. 그들이 긴 삶을 통해서 일구어낸 것은 기쁨의 그와 같은 지속적인 속성이었다." (p.354)

 

역설적이게도 경제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과학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인류가 갖고 있는 선한 본성이 그에 따라 점진적으로 더욱 풍성하게 발현되는 게 아니라 좌절과 공포, 타인에 대한 질투와 분노, 외로움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만 강화된다. 그에 따라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살인과 끊이지 않는 테러 등으로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연출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기쁨을 발견하고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말을 하게 되어 유감이지만, 더 많은 기쁨을 발견하더라도 우리는 어려움과 슬픔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더 많이 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더 많이 웃게 되기도 하겠지요. 그저 조금 더 살아 있게 되는 것이랄까요. 하지만 더 많은 기쁨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고통을 마주할 때 원통함보다는 조금 더 고상한 자세를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움 앞에서 경직되지 않고, 슬픔 앞에서 부서지지 않겠지요." (p.25)

 

두 성인의 대화는 단순히 머리에서 나오는 '앎'의 수준이 아니었다. 심리학이나 뇌과학, 또는 명상이나 종교 서적을 뒤적여보면 우리는 이보다 더 근사하고 멋진 말을 수도 없이 많이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체화된 '앎'에서 비롯되는 깊은 울림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떠한 외부 환경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의지, 타인을 향한 지속적인 연민, 우리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깊은 유대감, 그들 또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70억 명과 같은 인간일 뿐이라는 두 성인의 겸손에서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낳습니다. 불신이죠. 두려움이 많으면 좌절하게 됩니다. 그리고 좌절은 분노를 불러오죠. 그것이 연쇄적인 반응을 만들어내는 마음의 체계이고, 감정의 심리학입니다.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갖는다면, 다른 이들과 멀어지고, 불신이 생기며, 그렇게 되면 불안하고, 두렵고, 걱정되고, 좌절하고, 분노하며, 폭력을 저지르게 됩니다." (p.98)

 

죽음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지만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까맣게 잊고 지내듯이 시련은 언제나 우리 삶으로부터 떠나지 않지만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잊고 지낼 수 있느냐 하는 문제 역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시련의 존재를 잊는 순간 우리는 기쁨의 오로라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자면 슬픔의 나락으로 빠지지 않는 정신의 면역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타인의 슬픔을 묵상하면 나 자신의 슬픔이 작아지는 것처럼 타인의 기쁨도 내 기쁨인양 즐거워할 수만 있다면 웃고 기뻐하지 않을 시간이 있을 수 있을까. 주중에 하루를 쉬었더니 일주일이 다른 주보다 빠르게 지나간 느낌이다. 3월의 첫 주말, 일상에서의 기쁨이 온 나라에 가득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서나 체화된 기쁨을 하시라도 발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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