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100가지 방법
에이미 스펜서 지음, 박상은 옮김 / 예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어느새 2012년의 말미에 와 있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세월은 참 빠르게 흐른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지난 일 년을 회상하며 후회와 아쉬움만 가득 안고 새해를 맞이하곤 한다.  요즘은 '송년회'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망년회'라는 말이 더 흔했다.  매년 12월이면 으레 사회에서 알고 지내는 이러저러한 관계의 사람들(친지나 고향 선후배, 직장 또는 모임의 사람들 등)과 크고 작은 행사를 하기 마련이고, 그럴 때면 빠짐없이 술판이 벌어지고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다하다 보면 술로 한 해를 떠나보내기라도 하려는 듯 인사불성이 되도록 2차, 3차까지 먹고 마실 경우도 있었다.

 

술을 전혀 못 마시는 나로서는 이 기간만큼은 따로 떼어 달력에서 지우고 싶을 만큼 괴로운 시기이기도 하다.  극구 사양하는데도 막무가내로 술잔을 들이 대는가 하면, 술에 걸신이 들린 사람들처럼 목구멍으로 들이 붓던 사람들도 그렇게 한참 지나고 나면 혀가 살짝 꼬인 발음으로 노래방!을 외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다들 과식으로 배가 불편하고 술도 도를 지나쳐 정신마저 혼미해지는 상태이다.  담소고 대화고 귀찮아 진다.  어서 빨리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하는 간절함만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했던 한 해도 그야말로 '망령회'로 어물쩍 보내게 되는 꼴이다.

그리고 연초에 그렇게도 간절히 원했던 '행복'은 한모금의 담배 연기와 함께 찬 공기 속으로 흩어지고 만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버트란트 러셀은 이렇게 말했다.

행복의 원리는 간단하다.  불만에 자기가 속지 않으면 된다.  어떤 불만으로 해서 자기를 학대하지만 않는다면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 라고.

 

아쉬운 마음에 이 책을 읽었다.  한 해가 가는 아쉬움, '살아내기' 보다는 '살아가자'고 다짐했던 연초의 다짐이 허망하게 끝나는 듯한 아쉬움, 하루하루를 나름 열심히 산 듯한데 손가락 사이로 찬바람만 느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은 우리의 이런 불만과 아쉬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사는 모습은 더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인터넷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굳이 부러워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인간관계 전문가인 에이미 스펜서가 쓴 이 책은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우리네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상의 삶은 가장 좋은 장면들로만 편집한 영화 예고편과도 같다.  그러므로 온라인 상으로 보는 친구들의 멋진 생활에 비해 당신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진다면 온라인 상의 삶이 진짜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라.  포토샵으로 보정한 잔디밭의 원래 색깔을 상상해보라.  그리고 페이스북에 올린 프로필에 맞춰 살려고 스스로를 들볶지 마라."   (P.119)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칸트의 명언이 떠오를지 모르겠다.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언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이다.

눈을 뜨고 바라보면 2013년의 희망이 한발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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