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경제학
세일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나라 교육에 있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어려서부터 경제에 대한 체계적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큼 소중한 가치로 대우받는 것이 있을까?  그럼에도 우리의 교육에서 경제 부분은 항상 뒷전이었다.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이상은 점점 높아지는 반면 경제적 지식은 아주 보잘 것 없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이러한 현실에는 누군가의 숨겨진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왜냐하면 경제적 지식이 높은 사람이 그 지식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경제적 부를 획득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경제학도 근대 산업사회 이후 놀라울 정도로 발전을 거듭해 왔고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로 개인이 갖추어야 할 경제 지식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우리 나라의 초,중,고에서 가르치는 경제 교육은 애덤 스미스의 고전 경제학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경제 뉴스를 들어도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허다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잉글리쉬 디바이딩 현상을 언급하면서 영어를 강조하기는 해도 이코노믹 디바이딩 현상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물론 경제적 지식이 부족하다고 해서 살아가는 데 큰 불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생활에서는 돈 계산만 잘하면 누구나 경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구성원의 대부분이 바라는 것은 경제적 풍요이다.  그 목표가 높다는 데 문제가 있고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이코노믹 디바이딩 현상은 한층 심화된다.  경제 지식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장벽이 가로 놓이는 것이다.  소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 심화되었지 약화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수에 의한 부의 집중, 그리고 서민 경제의 붕괴는 피할 수 없는 결과로 굳어지는 것이다.  경제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소수 재력가에게는 100 % 맞는 말이다.  어쩌면 위기의 반복은 부의 집중을 가속화 시키는 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즉 서민의 경제적 손실이 고스란히 소수 자본가에게 부의 증가로 전이되는 것이다.  경제는 낭만이나 감성이 아닌 냉정한 현실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의 이면에는 돈을 터부시하는 우리 나라의 국민적 정서와 소수 권력자의 의도가 숨어 있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2008년 말부터 Daum 아고라 경제토론방에서 인기를 끌었던 사람이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미네르바'가 떠오른다.  그러나 저자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기업의 임원을 지낸 분이라고 한다.  저자는 일반인을 위한 경제 상식 및 말못 인식하고 있는 개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챠트와 통계적 수치로 독자들을 이해시키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저축, 시장의 원리와 부동산 및 환율의 전망,  경제위기의 원인과 미래에 다가 올 대공황과 우리의 생존 전략 등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경제학 분야의 서적은 가독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수작을 찾기 어렵다.  맨큐의 경제학이 학문적 입장에서 좋은 책이라면 이 책은 분명 실생활에 있어 잘 씌어진 책이라 말할 수 있다.
600 페이지가 넘는 책의 분량이 다소 부담스럽기는 해도 여유 시간에 파트별로 나누어 읽어도 좋을 듯하다.  

경제적 이상과 실제적 경제 행위의 격차를 좁히는 것은 경제적 지식이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자신이 꿈꾸는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 전적으로 ’운’에 의존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운’이란 일상에서 반복되는 습관적 현상이 절대 아님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 앞에는 항상 행운이 따라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습관적 ’좌절’만 맛보게 된다.  자신의 경제 행위를 단순히 ’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올바른 경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제 행위를 반성하고,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이 그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이라 믿는다.  "모든 사람들이 행운을 움켜쥐려 하지만 정작 찾아 나서는 사람은 없다."는 말은 준비된 자에게만 행운도 미소를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적 목표와 계획을 세운 사람이라면 그 안내서를 보고 자신이 향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 길에 존재할지 모르는 위험성도 살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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