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리부트 - 코로나로 멈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
김미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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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등 역대급 폭염이 예상된다고 했던 기상청의 예보와는 달리 예상외로 길게 이어지는 장마로 인해 덥지 않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열대야가 7월 서울에서 발생하지 않은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의 일이라고 하니 기상청의 예보는 한참이나 빗나간 셈이었다. 비록 눅눅하고 습한 날씨로 인해 불쾌지수는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마냥 높아지고는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게 실업의 공포이고 보면 올해의 무덥지 않은 여름 날씨를 마냥 반기고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다.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전 세계의 경제가 줄줄이 뒷걸음질을 치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 명,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천800만 명을 눈앞에 둔 암울한 현실 앞에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며, 우리는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대한민국 최고의 자기계발 강사 김미경이라고 해서 코로나의 여파가 비껴가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콘텐츠 회사에는 2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 <김미경 TV>와 온라인 대학 <MKYU대학>은 시작한 지 3년도 안 된 신규 사업들인지라 수익을 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회사의 가장 탄탄한 수익처는 저자의 강의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녀의 모든 강의가 멈춰 선 지금 회사 경영이 위태로워지는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다. 회사를 책임지는 경영자로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저자는 '코로나 이후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아내기 위한 그녀만의 처절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종이 신문과 주간지를 각각 두 종을 구독하고, 국내외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들의 리포트를 받아보기 위해 메일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으며, 관련 서적들을 쉼 없이 읽고, 일주일에 최소한 서너 명의 전문가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찾아낸 단서와 아이디어를 노트에 옮겨 적고 모든 단서들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마침내 '나 김미경이 살아남는 법'을 찾아냈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야. 살아가는 공식, 돈 버는 공식이 완전히 달라. 그중에서도 내가 발견한 네 가지 공식으로 우리 회사는 다시 살아날 거야. 그러려면 먼저 해야 할 것이 있어. 코로나 이전에 했던 사업 방식을 완전히 '리셋reset'해야 해. 아까워하지 말고 필요 없는 것은 다 초기화하자.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은 '리부트reboot'야!" (p.8 '프롤로그' 중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여러 곳에서 제2, 제3의 '김미경'이 자신의 사업장을 지키기 위해, 이 위기로부터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몸부림을 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혼돈과 위기 속에서 해법을 찾아낸다는 것은 폭우로 급속히 불어난 물에 휩쓸린 사람이 작은 지푸라기를 잡고 자신의 생명을 구해내는 일 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김미경의 리부트>는 저자가 발견한 '코로나 시대의 생존 비법'인 동시에 제2, 제3의 김미경을 위한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될지도 모른다.

 

책은 다섯 개의 Part로 구성되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미래의 질서와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 기회를 포착하고 잡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Part 1. '대전환을 두려워하지 말라', 코로나로 재편된 네 가지 생존 공식을 다루고 있는 Part 2. '내 인생을 바꾸는 4가지 리부트 공식', 20세기를 이끌어왔던 지금까지의 인생 설계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 시나리오를 함께 쓰는 방법'에 대해 쓰고 있는 Part 3. '나를 살리는 리부트 시나리오를 써라', 4차 산업과 디지털 기술로부터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고, 빠른 변화와 불확실한 시대에 대처하는 공부법을 다룬 Part 4. ''뉴 러너'가 되어야 일자리를 구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었으며, 이후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용기와 희망을 가질 것인가를 생각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대하는 성숙한 어른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Part 5. '공존의 철학자 '뉴 휴먼'이 미래를 구한다'가 그것이다.

 

"코로나는 언젠가 끝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때 우리 아이들이 불신이 아닌 배려와 신뢰를 먼저 떠올렸으면 좋겠다. 혐오 대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우리 어른들도 '네가 더 힘들지 않느냐'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리적 생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관계의 생존', '신뢰의 생존'이다" (p.268)

 

언젠가 내게 들려주었던 누군가의 감언이설처럼 한 순간 쉽게 현혹되었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물거품처럼 쉽게 잊히는 이야기로 남고 싶지는 않았는지 책의 내용은 시종일관 진지하다 못해 비장한 느낌마저 들었다. 저자가 여러 방송 매체에서 보여주었던 수더분하고 화려한 입담은 책의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생존을 위해 우리가 지금도 실천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관계의 실종, 신뢰의 실종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그러면서도 우리 모두가 고단한 삶의 터널을 무사히 벗어나기를 바라는 저자의 염원과 바람이 고스란히 담긴 책, <김미경의 리부트>는 내게 그렇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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