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인 낙관주의자 - 심플하고 유능하게 사는 법에 대하여
옌스 바이드너 지음, 이지윤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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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는 잘 몰랐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래, 맞아' 하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들이 있다. 그런 말들 중에는 전부터 알던 것들도 있고 최근에 새로 알게 된 것도 있겠지만 기억의 시차와는 상관없이 개인의 경험과 지식의 축적에 따라 저절로 공감하게 되는 말들이 대부분이다. 말하자면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말들은 약간의 개인차는 있다 손 치더라도 불신 가득한 사람들에게조차 그것들이 마치 변하지 않는 진리인 양 믿어지도록 하는 막강한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나이 40이 넘으면 모든 사람은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던 링컨 대통령의 말도 그중 하나이다. 흔히들 20대까지의 얼굴은 부모가 만들고, 30대 이후의 얼굴은 자신이 만들며, 60대 이후의 얼굴은 자식들이 만든다고 한다. 그러므로 중년 이후의 얼굴은 자기 삶의 투영이며, 그가 겪은 사회적 활동과 역사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얼굴이 곧 그 사람'이라는 등가성을 가능하게 한다. "성격은 얼굴에 나타나고, 생활은 체형에 드러나고, 본심은 태도에 나타나며 감정은 음성으로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얼굴 표정과 주름살 하나하나에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까닭에 얼굴은 그 사람의 삶의 이력인 동시에 가치관과 같은 한 인간을 형성하는 무형의 요소, 즉 우리 영혼의 집합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심리학 전문가이자 낙관주의자인 옌스 바이드너 박사는 그의 저서 <지적인 낙관주의자>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흔한 편견(이를테면 웃음이 많은 사람을 두고 실없다거나 현실감각이 없다거나 신중하지 못하고 가볍다거나 아무 행동을 하고 있지 않아도 경솔하다고 하는 등 낙관주의자에 대한 지독히 부정적인 인식)을 조목조목 따지고 비판한다. 나아가 저자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 비관이나 무기력이 아닌 낙관주의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낙관주의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중 '지적인 낙관주의'를 가장 이상적인 낙관주의 형태라고 설명한다.

 

"최고의 낙관주의자는 회색지대 대신 큰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걸 선호한다. '불가능'이란 단어를 들으면 그의 마음속엔 도전정신이 발동한다. 호기심을 자극해 무언가 대담한 일을 시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고의 낙관주의자라고 모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고의 낙관주의자는 그걸 시도하거나 꿈꾸는 사람들에게 언제라도 긍정적 도움을 줄 준비를 하고 있다." (p.129)

 

저자가 말하는 '지적인 낙관주의자'는 현실적이되 비관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적이되 지나친 긍정에 도취되지 않으며, 분별력 있고 현실적이면서도 친절을 잃지 않고, 가진 것에 안정감을 느끼고 즐겁게 살며 자신과 주변을 꼼꼼하게 살피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처한 상황에 순응하면서 성취한 성공 경험이 차곡차곡 쌓임에 따라 그들의 낙관주의는 더욱더 단단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지적인 낙관주의'가 아닌, '목적 낙관주의자'나 '순진한 낙관주의자'나 '숨은 낙관주의자' 또는 '이타적 낙관주의자'라 할지라도 비관주의자로 사는 것보다 보다 나은 삶이 보장되는 까닭에 무조건 낙관주의자가 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개인의 성향이나 가치관이 마치 선천적으로 타고 태어나는 어떤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낙관주의나 비관주의 또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선천적인 것으로, 고정불변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낙관주의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개인적인 태도와 교육, 사회의 영향력과 직장에서의 경험이 어우러진 결과'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낙관주의는 고정불변의 개인적 성향이 아니라 학습이 가능한 가변적 습성일 뿐이라고 말한다.

 

"낙관주의자를 만드는 사회화 과정은 올바른 학습, 올바른 태도, 정확한 시점의 올바른 행동에 달렸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물론, 연구결과나 현장사례를 통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되었다. 이것을 기초로 현명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낙관주의자가 되는 기반을 견고하게 다진 셈이다. 이미 기술한 대로 낙관주의자가 살아가는 놀라운 방식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p.268)

 

저자는 낙관주의자가 누리는 장점을 '긴 수명, 빠른 회복력, 채용과정에서 선호되는 태도, 유쾌한 기분, 직업적 성공, 좋은 배우자, 긍정적 자기평가'로 요약한다. 낙관주의가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사실은 의학적 긴 설명을 차용하지 않아도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볼수록 긍정적인 기운이 그의 얼굴에 즉시 드러난다. 그것이 반복되면 표정이 되고, 대인관계가 많은 사람은 상대방의 표정만으로도 성격이나 삶의 이력을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삶이란 자신이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지만 그 모든 게 자신의 얼굴에 고스란히 담긴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누군가 정리한 '효도십훈'에 보면 "밝은 얼굴과 공손한 말씨로 부모를 대해라."라는 말이 있다. 얼굴 표정을 밝게 한다는 건 부모를 즐겁게 하기 위함이니, 이것이 자신의 부모에게는 '효'요, 사회로 확대하면 세상 사람들에 대한 '예의'나 '처신'이 될 수도 있다. 예의가 바르고 처신이 올바른 자가 성공하지 못할 리 없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지 않던가. 불쾌지수가 높은 요즘, 자신의 기분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게 아니라 얼굴을 펴고 세상을 향해 밝은 기운을 보내는 게 어떨지. 그것이 효도이자 예의라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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