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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소화 - 삼시 세끼, 무병장수 식사법
류은경 지음 / 다산라이프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때로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건강에 관한 정보가 특히 그렇다. 전문가 입네 떠드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이 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그도 그럴듯하고, 또 저 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그것 또한 그럴듯하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서로의 견해가 일치하거나 비슷한 경우라면 미세한 차이가 있다 할지라도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지만 완전히 상반되는 견해를 내놓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그럴라치면 머릿속은 더더욱 혼란스러워진다.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내가 전문가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도 없고 말이다.
"우리는 너무 똑똑한 나머지 본능을 잃어버리고, 건강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건강하고 날씬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그리고 건강해지는 방법은 과학이 아닌 자연의 이치에서 찾아야 한다. 지나치게 복잡한 과학과 의학, 영양학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심지어 영양분이 가득하다고 믿고 먹었던 음식들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p.10 '들어가는 말' 중에서)
연(然) 식습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류은경 대표가 쓴 <완전 소화>에는 지금까지 형성된 상식과 사고방식을 완전히 뒤집어엎는 저자의 견해나 새로운 학설이 다수 등장한다. 일천한 건강상식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어느 것이 맞는지 확신할 수가 없지만 다소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저자는 여러 전문가의 주장을 인용함으로써 자신의 견해에 대한 강한 확신을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가장 심각한 사실은 우유가 대장암, 전립선암과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아토피 등 자가 면역 질환의 원인이라는 점이다. 우유의 위해성을 연구한 하버드 의대에서는 하루 우유 섭취량을 두 잔 이하로 제한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소를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한 성장 호르몬 IGF-1 insulin growth factor(인슐린 성장 인자)을 꼽았다. IGF-1은 세포 증식을 돕는 성분인데, 건강한 세포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성장도 돕는다는 게 문제였다. 실제로 혈중 IGF-1이 높은 사람은 유방암과 전립선암, 폐암의 위험 빈도 또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세간에 알려져 있다." (p.39~p.40)
국립암센터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원으로도 근무했던 저자는 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않은 채 일시적인 증상 개선에만 급급하는 병원과 제약회사의 행태에 환멸을 느껴 퇴사한 후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의 사례 연구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 결과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일수록 위-간-장으로 이어지는 소화기관이 튼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저자 또한 수많은 책과 논문을 분석하여 우리 몸에 살아 있는 효소를 공급하는 자연식 완전소화 식단을 제시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 솔루션은 오전 공복 과일식과 식전 과일 섭취, 현미 생채식 위주의 한식단이다. 오전 공복에 과일을 섭취하면 체내 독소 배출을 도와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식전 과일은 효소를 공급해 소화를 도와주고, 현미 등 통곡식과 푸른 야채는 대장 기능을 활발하게 만든다. 혹시 영양 부족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단언컨대 따로 고기나 영양제를 먹지 않아도 우리 몸은 과일과 채소만으로도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잇다. 그게 바로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p.275 '나가는 말' 중에서)
오늘 아침 등산길에서 처음 만난 중년 남자도 얼마 전에 뇌출혈로 쓰러졌었다고 했다. 간신히 깨어난 후 그는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강을 따라 하루에 2시간 30여 분씩 매일 걸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산이 더 공기가 좋지 않을까 싶어 오늘 처음으로 산에 와봤다고 했다. 땀을 많이 흘리는 무리한 운동은 하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의 당부가 있었다면서 그는 30여 분을 걷다가 내려갔다. 딱 보기에도 비만인 듯한 그는 고혈압을 앓고 있다고도 했다. 소위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습관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가지야마 시즈오의 <식사 순서 혁명>이나 류은경의 <완전 소화>는 모두 식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먹어서 죽는다'고 했던 법정 스님의 말씀이 하나 틀린 게 없다. 100세 시대에 먹는 것으로 인해 병원 침대에 누워 반평생을 보낸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연일 올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식욕이 없다고 했다. 더위에 물만 들이켜다 보니 헛배만 부르고 식욕이 없을 수밖에. 환경오염으로 고온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데 식욕마저 잃고 지쳐간다면 큰일이지 않은가. 폭염도 폭염이지만 새삼 먹거리 걱정을 아니할 수 없는 시점이 온 것이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