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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임길택 지음 / 보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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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는 내내 힘이 들었다. 책 내용이 너무 아름답고도 슬펐기 때문이다. 정신이 산만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몇 장 보고는 덮고, 몇 장 보고 덮고, 하기를 계속했다. 그래서 책 읽는 시간도 많이 걸렸다.


시골, 산골, 탄광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한 선생님이 쓴 이야기가 왜 이렇게 가슴 저리게 만들었을까?
어린 시절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착하고 예쁜 아이들의 모습도 너무 따뜻했다.
무엇보다 임길택 선생님의 조금은 모자란 듯한, 하지만 그 어떤 선생님보다 꽉 찬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너무 따스하다 못해 델 정도였다.


그래, 세상엔 이렇게 순수하고 착한 사람도 있는 법이야. 그러면서 나도 순진하고 좀 모자르고 이런데, 그래도 너무 나를 바꾸지 않고 살아가도 되겠다는 위로를 받았다. 내 마음이 굳이 깨끗한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내 나이에 비하면 때가 덜 묻은 편이라고 본다. 때가 덜 묻으면 마음도 절로 약해지는 걸까.


난 내가 마음 약한 게 참 싫은데. 임길택 선생님 같은 분을 책에서라도 만나니 참 반가웠다.
그러나 이젠 하늘나라로 가셨다니. 아쉽다. 아깝다.
아마 나를 만났더라면 임길택 선생님은 우는 ‘나’를 사랑해주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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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스코트 니어링 지음, 이수영 옮김 / 보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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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로 길을 갈 것인가, 비켜날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스스로 던진 물음에 스코트 니어링은 “오래도록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고 대답한다. 책 앞부분 ‘들어가며’라는 부분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도대체 그는 어떤 길을 선택한 것일까? 책 본문을 읽기 전부터 그 점이 궁금하기만 했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스코트 니어링이 쓴  ‘조화로운 삶’을 먼저 읽었다. 그가 전쟁과 파시즘에 반대하다가 대학에서 쫓겨난 뒤 ‘땅으로 돌아가는 삶’을 택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이다. ‘조화로운 삶’에서는 스코트가 택한 길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을 집어 들면서는 스코트 니어링이 왜, 어떤 마음으로 전쟁을 반대했고 땅과 함께 사는 삶을 택했는지 꼭 알아내겠다는 다짐을 했다.


쉬운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나는 조금씩 통쾌함을 맛보기 시작했다. ‘문명은 사회의 자살행위’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한 부분에서 그 통쾌함은 극에 달했다. 문명은 팽창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기에 결국 문명의 발달은 전쟁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스코트의 주장. 수업 시간에 배웠을 것만 같은 이 내용은 지금, 아주 크게 내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지금은 이라크 전쟁과 파병 문제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때다. 이라크 전쟁을 진심으로 반대하고 있는 나는,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 갈 것인가>를 보면서 전쟁에 반대하는 내 마음을 더 굳게 다질 수 있었다. 부시를 비롯하여 이라크 전쟁과 파병에 찬성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꼭! 권해주고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코트 니어링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던 욕심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하긴, 그 마음부터가 욕심이었을 것이다. 책 한 권으로 100년이나 살았다는 사람을 이해하고 꿰뚫어보겠다는 그 마음부터가.

 

이 책 끝머리에서 스코트는 ‘조화로운 삶은 분명히 있다’면서 그것을 확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아직 확신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조화로운 삶’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 바람을 갖고 있다. 그 마음을 죽 간직하고 살아가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이제 나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울 것만 같다.

“아!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그대로 가는 것이 늘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의 내가 크게 변하지 않는 한, 스코트처럼 ‘오래도록 곰곰이 생각한 끝에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조화로운 삶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길일 거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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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교실 살아있는 교육 이호철 선생의 교실혁명 4
이호철 지음 / 보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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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 참 많다.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유 없이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돈과 비리에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선생님들을 많이 보고 듣기도 했거니와, 내가 어렸을 때 나에게 상처를 준 몇몇 선생님들에 대한 아픈 기억 때문이다. 그네들이 나에게 상처를 준 이유는 오로지 하나, ‘돈’이었으니까. 돈 때문에 어린 아이들 마음에 대못을 콱콱 박아대는 사람들, 그들은 ‘선생님’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알고 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것을.

이호철 선생님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않다. 그냥 아이들 교육에 많이 신경 쓰는 선생님 정도로 더러더러 신문에서 보았을 뿐이다. 그런 내가 ‘살아 있는 교실’을 산 것은 그냥 뭔지 모를 강한 이끌림 때문이었다. 어쩜 책 표지에 나온 ‘살아 있는 교실’이란 글씨가 너무 강렬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이 책은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선생님에 대한 ‘불신의 벽’을 무너뜨리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됐다. 왜냐면 정말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진실된 마음을 갖고 있는 한 선생님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가르쳤던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호철 선생님은 이런 걱정을 한다. “너무 내 식으로만 가르친 것은 아닌지, 이 녀석들이 다른 환경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나와 함께 마음 밭에 일구고 가꾸어 거둔 소중한 씨앗들을 아주 조금이라도 쟁여 두고 있을까?” 이 생각들이 너무 놀라웠다. 이런 걱정을 하는 선생님도 있구나, 그 동안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들도 나를 떠나보내며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을까. 궁금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새 아이들을 맞이할 때 이호철 선생님이 갖는 마음 준비 또한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참된 문화를 만들고 가꾸도록 힘을 길러 줄 수밖에 없겠다. 교사는 그 아이들을 도와야 한다. 잘못된 어른 문화나 아이들 문화를 비판해서, 물리칠 것은 물리치고 살려 나갈 것은 살려나가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진정한 우리 겨레의 삶과 마음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맞이하는 선생님들이 아주 많다면 우리나라 교육이 얼마나 아름다워질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실제 학급을 운영하는 이호철 선생님만의 방법들을 죽 읽다보면 어느새 내가 그 반의 학생인 듯, 또는 내가 그 반의 선생님인 듯 이리저리 착각이 들곤 한다. 너무 흐뭇하다 못해 글 속에 동화되는 것이겠지.

 

선생님이 싸우는 아이들을 화해시키는 모습에서는 괜시리 눈물까지 났다.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너무 예쁘고 흐뭇했기 때문이다. 무릎도 탁 쳤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 주는 방법, 글쓰기를 지도하는 내용들이 하나 같이 나를 신나게 하는 것들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죽 이호철 선생님한테 배운 아이들이 부럽기만 했다. 나도 저런 선생님 아래서 저런 배움을 받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는 일. 지금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라도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난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난 선생님이 아니라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고통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다만 선생님을 잘 못 만났을 때의 아픔이 무엇인지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드는 생각은 이렇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모두모두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선생님마다 자기 방식대로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꼭 읽었으면 한다. ‘혁명’이란 말, 말하기도 글쓰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이 내 걸고 있는 ‘교실혁명’이란 말 난 아주 적당한 말이라고 장담한다. 그래, 한 선생님이 걸어온 길을 써 놓은 내용에 불과한 이 책은, 분명 교실에 혁명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힘을 갖고 있다.

 

이호철 선생님 같은 분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이 책을 덮는 순간, 난 이십년 넘게 가져왔던 선생님에 대한 미움과 불신, 분노를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던져 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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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로 그린 도토리 갯살림도감
도토리 기획 지음, 이원우.백남호 그림 / 보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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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갯살림 도감>을 봤을 때 "어머, 작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감이 이렇게 작다는 것이 잘 믿어지지 않았다. 알고 봤더니 이 책은 필드 도감이란다. 바닷가나 갯벌에 갔을 때 이 책을 보면서 바닷가 생명체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다는 말이지.

그 설명을 듣고 나니 책 크기가 작은 것이 이해가 됐다. 정말이지 한 손에 꼭 들어오는 크기여서 여기저기 다닐 때 들고 다니면서 살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모양만 그런 것이 아니다. 속을 펼쳐보면 정말로 이 책을 들고 바닷가로 떠나고픈 마음이 생긴다. 책 처음부분에 '그림으로 찾아보기'라고 나온다. 여기를 보면 게, 조개부터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왠만한 생명체들이 그림으로 나와 있다. 그 그림 밑에 써 있는 책 쪽수를 찾아가면 내가 발견한 생명체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엿볼 수 있다.


솔직히 어떤 동,식물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려고 할 때면 도대체가 이름을 알 수가 없어 자세히 알아보기를 바로 그만둘 때가 많다. 하물며 현장에서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바닷가에서 조개나 게를 보았는데 내가 그것들에 대해 뭘 알겠는가 말이다. 눈에 보이는 모양 말고는.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거다. 모양만 보고 바로 그 생명체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는 것, 정말이지 아는 것 없는 나 같은 보통 사람한테는 이렇게 친절한 책이 딱이다.


이 책을 서점에서 들쳐보고 난 뒤 얼마 안 지나서 바닷가에 놀러 간 일이 있다. 바닷가 모래밭을 막 뛰어다니다가 발 밑에 걸리는 조개들, 바윗돌에 붙어 있는 조개들, 모래밭 사이로 막 기어가는 게들. 이것들을 보면서 <갯살림 도감> 생각이 간절했다.

"이건 무슨 조개일까. 홍합일까, 바지락일까?. 이 조그만 게는 이름이 뭘까?"

궁금한 건 많은데 제대로 아는 사람 하나 없으니 어찌나 답답했던지. 평소 같으면 그냥 아쉬운 대로 '모르면 할 수 없지, 머'하고 생각했을 텐데 그 날은 좀 달랐다.  <갯살림 도감>이란 책을 보고난 뒤라 그랬을 거다. 답답함을 풀지 못하는 게 속이 상했다.


바닷가에서 돌아와서 이 책을 바로 사 버렸다. 어차피 바닷가 생명체들에 대해 알아 놔서 나쁠 게 없고, 여름철이라 바닷가에 갈 일이 많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흐뭇하다. 미리미리 책을 조금씩은 봐 둘 생각이다. 주변 사람들한테 하나하나 알려주는 재미도 꿀맛같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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