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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깊고 푸른 밤
전성호 지음 / 산지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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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로 조금, 아주 조금 내 안에 들어와 있는 곳, 나라, 미얀마. 책을 보는 내내 이 나라가 궁금하다 못해 그리운 마음마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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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기쁨
박창희 지음 / 산지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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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기쁨> 덕에 책 읽는 기쁨을 넘어 ‘사는 기쁨’까지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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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 - 내가 뉴스를, 뉴스가 나를 말하다
김주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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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집필 제의를 받았을 때 나는 절대로 마흔 이전에는 책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경험도 부족할 것이고 책은 단지 아는 것이 많다고(사실 남들보다 많이 알지도 못하지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얼굴이 알려졌다는 것을 이용한 상술로 여겨지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또한 있었다.’




이 책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가장 첫 문장이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살까 말까 망설인 까닭도 바로 저 글에 담겨 있다. 정지영씨의 <마시멜로 이야기> 대리 번역 사건으로 아나운서가 글을 쓴다는 것 자체에 불신이 조금 있었고, 김주하씨 말처럼 얼굴이 알려졌다는 것을 이용한, 상술에 불과한 책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고 싶었다. 읽고 싶었다. 김주하에 대한 막연한 ‘호감’ 때문이기도 했고, 그가 얼마나 악착같이 앵커 세계에서 버텨왔는지 그 이야기가 듣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샀고, 여지없이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뻔한 걸 뭐 하러 사서 보냐.”

 

난 어물어물 대답한다.

 

“뻔해도 할 수 없고. 그런데 왠지 안 뻔할 것만 같은 믿음이 있거든.”

 

그렇게 기대 반, 걱정 반 하는(책을 읽고 실망하면 마음이 좀 힘들다.) 마음으로 이 책을 어제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점심 즈음 다 읽었다.(오늘 월차를 낸 관계로 아침부터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에세이니까 빨리 읽혔겠으나, 내용이 재밌어서 속도가 잔뜩 붙을 수 밖에 없기도 했다.




말 그대로 재밌었다. 한번씩 킥킥 웃기도 했고, 가슴이 찡할 때도 있었다. 게다가 이 사람 김주하, 정말 어지간히 독하다. 하긴 아나운서 생활 하려면, 그것도 뉴스를 진행하려면 독하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할 테다. 하지만 그 독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더 ‘독’하기에 지금의 김주하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직까지 이 사회는 그냥 열심히 살아서는 ‘앞서나갈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그건 대리만족이 아닌, 열정을 바쳐 살아가는 모습이 무언지 아는 사람을 만난 기쁨이다. 거기서 꼭 ‘귀감 거리’를 찾을 필요는 없다. 난 왜 저렇게 할 수 없을까, 안타까워할 필요도 없다. 실제로 김주하처럼 ‘제대로 독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 그저 열심히 살아가는 한 사람의 흔적을 엿보면서 지금보다는 나도 조금 더 열정 가득히 살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힘을 얻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여전히 미심쩍은 건 있다. 김주하가 말하는 다음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 뒤로 난 ‘백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어지간한 방송사 괴담(?)은 듣질 않는다.

주변의 헛된 소문만 듣고 미리 포기했더라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나같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하지만 무언가 간절히 바라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노력하라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해 보라고.’




‘내가 어떻게 방송사에 입사할 수 있었는가’에 보면 저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니까 백도 없고 별로 부자도 아닌 자신이 방송사에 입사한 걸 보면 ‘백이 있어야 방송사에 입사할 수 있다.’는 게 괴담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하지만 김주하가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히 뛰어나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몇몇이 ‘예외’가 된다고 해서 ‘진실’을 가릴 수는 없을 터. 비록 에세이지만 저 정도 이야기는 정말 중요하다고 보이기에, 조금 더 객관된 근거를 들어서 ‘방송사는 백으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는 주장을 확실히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한 권을 죽 읽고나니, 마치 김주하라는 사람과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책 읽는 동안 편안했고, 내가 몰랐던 김주하의 면면들을 살짝 살짝 들여다보는 재미도 참 좋았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랑 비슷한 부분도 있어서 반갑기도 했다. 평소에 화장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나(진짜인지 살짝 의심이 가긴 하지만.^^), 남편이 가정적이라서 결혼하기로 결심했다는 내용 들이 그렇다.




특히 책 맨 마지막에서 두 번째 글이 ‘스님이 된 민중가수’이야기였는데, 그게 괜히 좋았다. 어느 정도의 깊이로 기사의 주인공인 ‘범능’ 스님한테 다가섰는지는 모르지만, 책이 끝나갈 무렵 내 삶과 맞닿는 ‘노래’ 이야기가 나와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프롤로그에 또 이런 글도 있었다.

‘보여지기 위함이 아니라 보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늘어나고,

‘아는 것’의 양보다 ‘알고 싶은 것’의 양이 많아졌을 때 비로소 ‘집필’을 떠올리게 됐다.’ 




책을 다 읽고나서야 저 말을 왜 했는지 알 듯 하다. 이 책은 분명 보여주기 위해 쓴 글은 아닌 듯 하다. 많이 알아서 쓴 글도 아니다. 그냥 ‘많이 보고 싶고’, ‘많이 알고 싶은’ 한 사람이 그 마음을 솔직히 담아 쓴 글이다. 그래서 읽는 동안 참 편안했던 것 같다.




사람에게는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며, 잘하는 일이 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일치하는 사람을 우리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김주하는 자신이 일을 잘하는지는 모르겠으나 하고 싶은 일 ‘뉴스’를 맡고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텔레비전으로 봤을 땐 잘 몰랐지만, 책을 읽고나니 김주하는 정말 ‘뉴스’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하고 싶은 걸, ‘잘’하기까지 하는 그가 참 보기 좋다. 그리고 그런 김주하를 계속 응원해 주고 싶다. 

 

"김주하씨. 아니 주하 언니! 엄기영 앵커나 손석희 앵커처럼 나이가 사십, 오십이 되어도

죽 그렇게 뉴스 앵커 자리를 지켜 주세요. 그게 주하 언니가 후배들을 위해 해줘야 할 가장 큰 일이랍니다!

믿어도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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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 - 동화 작가 박기범이 쓴 어머니들 이야기
박기범 지음 / 보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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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병원 영안실에 갔습니다. 아는 언니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갑자기 받았지요.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에 가보는 영안실이었습니다.
그 언니는 나한테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죠. 내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3일 동안 한결같이 내 곁을 지켜주었어요. 지독한 슬픔에 잠겨 있던 나를, 마치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안아주었던 사람입니다. 열흘이 지나면 마흔이 되는, 두 아이의 엄마지요.
난 그 때 너무 힘들었는데…. 아니 지금까지도 너무 힘이 드는데, 언니는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럴 수 있는 언니가 많이 부러웠습니다. 언니도 그러더군요. "니가 부러워 할까봐 오지 말라고 한 거야."  병원에 다녀온 뒤로는 어머니 생각이 내 머리를 떠나질 않습니다. 미치도록 나를 한스럽게 만드는 어머니 생각이. 얼마 전에 읽은 책 <엄마와 나>도 덩달아 내 머리 속을 휘젓습니다. 깊은 한숨을 푹푹 내쉬면서, 손바닥으로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읽었던 책입니다.
너무나 평범한 제목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은 제목입니다. 몇 장 넘기지 않았을 때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할 것이다.'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속도는 빨랐지만, 속도가 빨라질수록 내 마음은 무거워졌습니다. 
"나도 박기범처럼 하고 싶다. 아니, 할 수도 있었는데 내가 안 했다." 책 읽는 내내 나를 힘들게 한 생각입니다. 이 세상 어느 어머니가 힘들게 살지 않았을까요. 내 어머니도 마찬가집니다. 박기범의 어머니께서 살아 온 이야기에 새삼 놀라지도 않았습니다. 내 어머니는 이혼이란 걸 하지 않았을 뿐, 팍팍하게 정말로 팍팍하게 살았던 분이니까요.
난 그저 박기범처럼, 뒤늦게라도 어머니 곁으로 다가가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정말이지 나도 그럴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 글은 1999년도에 썼던데, 그 때만해도 내 어머닌 살아 계셨거든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 글을 읽을 수 있었다면, 아마도 난 어머니 맘속으로 아주 조금이라도 들어갈 수 있었을 거에요. 미웠어요. 박기범씨도. 이 책도. 이리 뒤늦게 나와서 내 맘을 후려쳤으니까요.
엄마와 함께 일기를 쓴다는 것. 이렇게 좋은 생각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내 어머니는 늘 "나 이렇게, 이렇게…. 힘들게 살아 왔다."하고 귀가 아프게 말씀하셨죠. 너무나 듣기가 싫어서 귀를 틀어막았어요. 들은 이야기를 일부러 잊어버리려고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죄송하고 속이 상합니다. 그 때 조금이라도 어머니 이야기를 들어주었다면, 맞장구라도 쳐주었다면, 어머니 한들이 작게라도 없어졌을지도 모르는데. 살아온 시간들은 너무 힘겹고, 그 이야기를 풀어 놀 곳이 없던 우리 어머니는 얼마나 마음이 답답했을까요.
'박기범. 당신은 참 대단한 사람이야. 어머니 마음 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힘, 그 힘을 가진 당신은 정말 큰 사람이야.' 이 책을 쓴 사람을 두고 나 혼자 말도 많이 했지요. '당신이 밉다. 당신 참 훌륭하다.' 그러면서 나도 몰래 글쓴이와 나를 섞어 버렸죠. 내가 이 책 주인공이 되고, 박기범의 어머니를 내 어머니로 바꾸고는 내 이야기처럼 책을 읽었어요.
그래요, 정말 그대로 내 이야기 같았어요. 환경이나 상황들이 같아서가 아니에요. 그냥 책 읽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박기범이 되어서 내 어머니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어요. 남이 쓴 글을 빌어서라도 그러고 싶었어요.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정도가 다르지 않겠냐고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을 테죠. 내가 힘들면 힘든 거니까. 그런 사람들한테 이 책  꼭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니 제발 읽으라고 말하고 싶네요. 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분명히 줄 거에요. 이 책은.
나는 사람들한테 자주 말해요.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효도해라. 안 그러면 나처럼 된다." 무슨 할망구 말투 같죠? 그런데 이제부터는 그 말을 바꿔야 겠어요. "<엄마와 나> 읽어봐. 그러면 나처럼 안 된다." 이렇게요.
이 글을 쓴 박기범씨한테 한 마디 남기고 글 마치렵니다.
"당신, 정말!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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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 그림책 - 전50권
박경진,이진아,정승각 외 그림, 보리기획 글 / 보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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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다고 해서 뭔가를 사는 성격은 아닌데요, 개똥이 그림책만은 꼭 사보고 싶더군요. 큰 맘 먹고 샀는데 정말로 돈이 아깝지 않았어요. 아이들 책을 사려고 책방을 가봐도 온통 외국책을 번역한 것들 뿐이 잖아요. 하지만 개똥이 그림책은 달랐어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예쁘고 고운 우리말로 표현하고 우리 정서에 맞는 그림으로 그려냈잖아요. 그게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어디 그뿐인가요. 우리 애기가 짚어들기에 딱 맞는 크기죠. 게다가 내용도 너무 알차요. 정말이지 개똥이 그림책 하나만 제대로 봐도 아이들 시기에 꼭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다 얻을 수 있겠더군요. 뿐만 아니라 착한 품성과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감성까지 저절로 키워질 것 같아요. 요새 아이들이 너무 자기만 알고 이기적으로 커간다고 걱정이 많잖아요.  아이들이 개똥이 그림책을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면 아마 그런 걱정 덜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똥이 그림책이 있으니 저는 한동안 우리 애기 그림책 사줄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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