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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스코트 니어링 지음, 이수영 옮김 / 보리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그대로 길을 갈 것인가, 비켜날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스스로 던진 물음에 스코트 니어링은 “오래도록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고 대답한다. 책 앞부분 ‘들어가며’라는 부분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도대체 그는 어떤 길을 선택한 것일까? 책 본문을 읽기 전부터 그 점이 궁금하기만 했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스코트 니어링이 쓴 ‘조화로운 삶’을 먼저 읽었다. 그가 전쟁과 파시즘에 반대하다가 대학에서 쫓겨난 뒤 ‘땅으로 돌아가는 삶’을 택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이다. ‘조화로운 삶’에서는 스코트가 택한 길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을 집어 들면서는 스코트 니어링이 왜, 어떤 마음으로 전쟁을 반대했고 땅과 함께 사는 삶을 택했는지 꼭 알아내겠다는 다짐을 했다.
쉬운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나는 조금씩 통쾌함을 맛보기 시작했다. ‘문명은 사회의 자살행위’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한 부분에서 그 통쾌함은 극에 달했다. 문명은 팽창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기에 결국 문명의 발달은 전쟁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스코트의 주장. 수업 시간에 배웠을 것만 같은 이 내용은 지금, 아주 크게 내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지금은 이라크 전쟁과 파병 문제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때다. 이라크 전쟁을 진심으로 반대하고 있는 나는,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 갈 것인가>를 보면서 전쟁에 반대하는 내 마음을 더 굳게 다질 수 있었다. 부시를 비롯하여 이라크 전쟁과 파병에 찬성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꼭! 권해주고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코트 니어링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던 욕심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하긴, 그 마음부터가 욕심이었을 것이다. 책 한 권으로 100년이나 살았다는 사람을 이해하고 꿰뚫어보겠다는 그 마음부터가.
이 책 끝머리에서 스코트는 ‘조화로운 삶은 분명히 있다’면서 그것을 확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아직 확신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조화로운 삶’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 바람을 갖고 있다. 그 마음을 죽 간직하고 살아가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이제 나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울 것만 같다.
“아!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그대로 가는 것이 늘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의 내가 크게 변하지 않는 한, 스코트처럼 ‘오래도록 곰곰이 생각한 끝에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조화로운 삶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길일 거라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