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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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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1987년 있었던 6월항쟁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 시작한것은 채 몇년이 되지 못한다. 1987년 그 때 내 나이가 10살을 조금 넘었을 때고, 그 후 20여년의 시간동안 어렴풋이 들어왔던 그 때의 일들에 대해서 난 관심을 가지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누군가 나에게 진실은 이것이다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건 그저 과거의 일일뿐이고, 적어도 내가 알기에 대한민국은 꽤나 민주화된 국가였으니 더이상 과거의 이야기를 들추어내는 것은 고리타분할 뿐이었다.. 

김수영의 시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관심은 김지하의 시에서 황석영의 소설로 그렇게 폭을 넓혀갔고, 그 유명한 부천 권양 성고문사건의 변호사였던 조영래변호사의 글모음인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는 없습니다를 읽게 되었을때는 마침내 그 시대에 다다른 온도를 1980년대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진실의 이름으로 6월을 휩쓴 민주화항쟁에 대해 접했을 때, 겁이 났다. 내가 알고있는 평화로운 대한민국과는 너무도 다른 진실들, 그 시대에 내가 이~삼십대를 보냈다면 나는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두려움, 그리고 그들의 피로 물들어진 나의 안락함에 대한 미안함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야했다.

하지만 그 때 역시 6월 항쟁에 대한 나의 감정들은 지나간 시간의 수고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일뿐 현재의 그것이 아니였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아름다운 촛불의 행진으로 스스로 의견을 밝히는 광장이 있었고,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마음껏 욕할 수 있는 web 있었고, 무엇보다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자유에 익숙한 국민들이 있는 글자 그대로의 민주공화국인듯 보였다. 그래서 6월 항쟁은 알고 있으면 좋으나 몰라도 크게 상관없는 지난 시절의 이야기였다. 가끔 지인들에게 몇 권의 책을 추천하는 정도가 그 책을 읽고 느꼈던 나의 감정에 대한 예의였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지난 과거일뿐이었던 87년의 6월이 현재의 얼굴로 자꾸만 나타났다. 분명 역사는 진보한다고 했는데, 내가 사는 시대의 역사는 퇴행하고 있었다. 밝혀진 촛불, 인터넷에 오른 글이 죄가 되고, 함께 모여 민주주의를 즐기던 광장은 폐쇄되었으며, 자신의 주거권 아니 생존권을 지키고자 했던 이들이 불속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다. 그렇게 87년의 6월은  2009년 6월로 되살아 나고 있다. 

지금 절망하고 있을 수 많은 사람들에게 87년 6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끝없는 터널 속에서도 빛이 있다 믿었던 사람들에 의해 얻어진 값진 선물...이 책에서 말하듯, 그 가벼운 종이 한 장을 위한 사람들의 수고.

역사는 진보한다는 그 말에 진실이란 힘을 실어 주었던 87년 6월의 이야기..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로 쓰여졌기에 너무도 슬프고, 그들의 피와 눈물의 댓가로 얻어진 한 장의 종이가 너무도 아름다웠을 그 때의 이야기들... 이제 다시 우리가 써내려가야 할지도 모를 그 이야기..
하지만 87년 6월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라 생각했다. 아니 누군가 이야기하더라도 너무 멀고, 너무 힘들고, 너무 아픈 이야기라 그저 전설이 될망정 지금 바로 이 시대로 끌어오기 힘든 이야기가 아닐까 했던 것이다.그렇게 다루기 어려운 그때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것도 만화라는 이름으로...

서울대 교수들에 의해 시작된 사회전반의 시국선언들과 민주주의 후퇴를 근심하는 수많은 사설들 그렇게 넘쳐나는(그럼에도 현 정부는 여전히 못듣고 못보는 듯 하지만) 글과 말들 속에서도 이 책은 빛을 발한다. 그것은 책이 전하는 진실의 힘때문이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자세를 낮춘 글쓰기의 힘때문이기도 하다. 길지 않은 그의 이야기속에서 나는 나를 보았고, 나의 부모를 보았고 나의 친구를 보았고, 그리고 2009년 6월의 대한민국을 보았다. 그리고 마음속에 질문하나가 주홍글씨처럼 남겨졌다. 어떻게 살것인가?

역사는 진보한다.
처음 이말을 접했을 때 이말은 당위 혹은 진실로 다가왔다. 시간이 미래로 흘러가듯, 물이 아래로 흐르듯 당연히 역사는 진보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역사는 진실로 진보하는가?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분명 역행하는 듯한 사회가 눈앞에 보여지는데 그런데도 역사가 진보한다고 믿으란 말인가? 하지만 책을 덮으면서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말들은 어쩌면 역사의 퇴행을 두고보지만은 않겠다는 의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의지들이 모여 100℃의 온도가 될때 역사는 또다시 진보할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몇가지 편견

1. 만화는 가볍다.
물론 만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만화는 만화다울때 좋다라고 생각했다. 진지한 얘기들을 만화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왠지 어른옷을 아이가 입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오늘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진지한 얼굴로 어렵게 이야기하는 것만이 진실을 이야기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닌듯 하다. 더할 것 없는 상태가 아니라 뺄 것 없는 상태가 완벽함이란 말처럼, 누구나 이해할 수록 쉽게 표현하는 것이야 말로 진실을 위한 최고의 글쓰기이다.

2. 현대사를 다룬 책은 재미없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얼굴에 난 상처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참 재미없고 쓸데없이 마음만 상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슬픈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람들을 봤다. 이 책의 6월은 슬프지만 절대로 비극이 아니며, 이 책은 사실을 이야기하지만, 어떤 만화보다도 더욱 재미있다.

3.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지금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함께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아마도 몇년이 흐른 후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은 후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면

1. 그래서 내가 무얼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 -국가 권력에 맞서서 한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짧지만 강하게, 제대로 이야기한다.

2. 대한민국 헌법이 궁금하다면? 김두식 교수의 헌법의 풍경-대한민국에 살면서 대한민국 헌법도 제대로 모른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망설여진다면 이 책, 탁월한 선택일 듯 하다.

3. 80년대의 대한민국 진실을 알고 싶다면? 고조영래 변호사의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는 없습니다.-인권변호사였던 조영래 변호사의 여러 글들을 묶어놓은 책. 그가 맡았던 여러 변론들과 그가 쓴 사설들 등을 모아놓은 책인데, 법정 변론이 시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사실, 그와 그의 글로부터 알게 되었다. 무조건 많은 사람이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

4. 역사가 과연 진보하는가 묻는다면?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지금 우리는 역사를 거꾸로 걷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지금은 빚을 갖는 과정일뿐이라고... 근데 그 빚은 도대체 언제나 다 갚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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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우연이란 없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필요로 했던 사람이
그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의 소망과 필연이 그것을 가져온 것이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中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나오는 이 구절을 참 좋아한다. 진실로 원하는 마음이 필연을 만든다는 믿음.. 꿈꾸는 다락방의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진실로 무언가를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데미안의 윗구절을 읽을 때 조금의 이론의 여지도 없이 그 문장들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꿈꾸는 다락방의 이야기들을 그렇게 의심없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자칫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그 기적같은 일련의 과정이 단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생생하고 꿈꾸는 것 만으로 가능하다는 부분에 너무 초점을 맞추어 자칫 몽상자체가 꿈의 실현을 가져온다는 믿음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이다.

간절한 꿈은 행동을 낳고 그 행동이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단지 생생하게 꿈꾸는 것만이 모든 것을 이루게 해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그 먼 꿈까지 가는 험난한 과정에서 생생하게 그려진 미래의 모습은 분명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다만 생생하게 꿈을 꾸는 것은 성취의 필요조건일지는 몰라도 충분조건은 아니다.
 


[본래 우연이란 없는 것이다],  다만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우리의 절실함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에너지가 되어주는 것이다..

꿈꾸는 다락방 시리즈는 오히려 순서가 뒤바뀐 느낌이다.
실천이라 의미가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기 위해서 사용한 말인듯 한데.. 사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R=VD 기법은 오히려 1권에서 다루고 있으니.. 2권 실천편은 제목에서 조금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듯 하다.. 이건 그냥 개인적인 생각..
1편을 읽고난 소감을 보니 마지막에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그 먼 꿈까지 가는 험난한 과정에서 생생하게 그려진 미래의 모습은 분명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다만 생생하게 꿈을 꾸는 것은 성취의 필요조건일지는 몰라도 충분조건은 아니다.] 이렇게 적어놓았다.
1편을 읽으면서 느꼈던 불편함은 크게 두가지인데.. 너무 꿈꾸는 것만 강조한 나머지 그 사이에 들어간 노력을 너무 작은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과, 반고흐와 피카소의 비교에서 볼 수 있듯이 물질적 성공을 마치 우리가 꾸어야 할 진정한 꿈인양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고흐의 그림은 분명 그가 생생하게 꾼 꿈을 그린 것이고, 그 꿈은 그냥 그린것이 아니라 자신을 다 바쳐서 그린 것이다. 다만 그가 꾼 꿈이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아니었다는 것이 그를 실패자로 만들 수는 없다. 우리가 이뤄야할 꿈을 물질적인 것으로만 한정해버린다면, 그 꿈이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사실 그런 불편함때문에 실천편이란 소제목까지 붙은 2권을 읽고 싶은 마음은 그닥 없었으나, 두권을 동시에 받은거라 읽지 않는 것도 그래서 본 2권은 오히려 1권보다 훨씬 읽을만했다. 
언제가 외국어 회화수업에서 분명히 제대로 된 문장으로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선생이 문맥을 이해하지 못해 답답해했던 적이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서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에게 왜 그 강사가 그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친구가, 내가 문장 중간중간에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결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전후 관계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오해할 수도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떄로 우리의 의도가 당연히 상대방에게도 이해될 것이라 믿고(내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생략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은 그 생략된 부분때문에 우리의 말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기도 한다. 꿈꾸는 다락방 2는 1권에서 저자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해 생략해버렸던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이다. 꿈꾸는 것은 중요하다.. 꿈꾸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으므로.. 하지만 꿈만꾸고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으면 그 꿈은 그저 꿈일뿐이다. 꿈꾸는 것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움직이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 작은 움직임의 시작이 결국 우리 인생 전체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힘이기 때문이지 꿈꾸는 자체로 현실이 마술처럼 이루어지기 때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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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대와 중앙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있었다.
연구와 교육에 몰두하고 있어야 할 교수들에게 "시국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현실이 너무도 씁쓸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는 현실앞에 더이상 뒷짐지고 구경치 않고 앞으로 나선 지식인들의 그 선언이 반갑기도 하다.

그들의 선언문을 읽으며, 글은 글일뿐이라고 헛웃음 치고 있을지 모를 그 누군가에게

펜이 칼보다 강함을 일깨워준 그래서 세상을 뒤흔들었던 선언들을 모아 4권의 책으로 엮은 세계를 뒤흔든 선언 시리즈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잘못된 현실에 맞서는 가장 대중적이고도 직접적인 주장 [선언], 쓰여진 당시에는 다가올 시대의 밑그림이었고, 오늘날에는 다가갈 시대의 나침반이 되어줄 그 선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세상이 변해나가는 기적같은 이야기를 찾게 될 것이다. 

 

공산당 선언: 세계를 뒤흔든 선언 시리즈 1권, 세계를 뒤흔든 공산당 선언… 공산당 선언 만큼 이 시리즈의 제목에 적합한 글이 또 있을까.. 그야말로 세계를 뒤흔든 선언일 것이고, 그리고 그 힘은 아직도 살아있다고 믿는다. 한 때 세계의 진보적인 대부분의 지식인을 열광하게 했고, 수많은 혁명을 일으켰으며, 또한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게 만들기도 했던 공산당 선언.. 누군가 공산주의는 실패하지 않았느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산당 선언이 꿈꾸었던 세상은 평등한 세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모호했던 말들속에 수없이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그로 인해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공산당 선언이 없었던들, 시장경제체제에서의 복지국가라는 이념이 그리 빨리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시민의 불복종: 세계를 뒤흔든 선언 시리즈를 읽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시민불복종 때문이다. 처음 소로우의 시민불복종을 읽었을 때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감탄. 그가 그 연설을 19세기 미국시민들앞에서 행했을 때 그는 누구도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그의 글이 발견되고 읽히기 시작하면서 그는 세상을 움직였다. 누가 더 강한지 두고 보자하던 그의 국가 혹은 악에 대한 도전은 아직도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독립선언문: 백인의 역사가 거의 없었던 미국에서 그 땅의 주인이 된 백인들의 자존심 독립선언서.. 지금은 수많은 나라의 군림하게된 거대 공룡같은 미국이지만, 그들이 지배당하고 있을 때, 인간으로써의 권리와 자유를 선언한 독립선언문은 세월이 꽤 흐른 지금에와서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는 평등하고 행복한 권리를 가졌다는 선언.. 비록 그 선언이 아직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고 있지 못하지만, 정말이지 모든 인류를 위한 선언이 될 그 날을 믿어본다.

 

 

 

침묵의 봄: 책에 실린 그녀를 보고 있자면 어머니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고요하지만 강한 힘 그런 힘이 그녀의 사진에서 고스란히 가슴으로 전해져온다. 아직까지 침묵의 봄 완권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선언시리즈로 알게된 그녀의 싸움은 그녀의 그 모습처럼이만 고요하지만 강해보였다.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그녀의 낮은 목소리는 언제가 상처투성이 지구를 위로하고 다시 일으키는 힘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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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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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다. 

이제서야 조금씩 그분의 꿈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제대로된 지지 한번 보내지 못한 채로, 너무도 안타까운 소식을 접해야했다. 내일이면 영결식이 열린다는데.. 여전히 믿고 싶지 않은 사실들.. 

지난 3월  참여정부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대통령의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자요 동반자였던 유시민의 새 책이 나왔다. 

원래가 정치에 무관심한 나로서는 그를 정치인 유시민으로서가 아니라 지식소매상 유시민으로서 너무도 좋아했기에, 다시 지식소매상이란 이름으로 돌아온 그의 글이 너무나 반가웠다. 

하지만 막상 그의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리뷰에 말미에 

 "많은 부분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읽는 내내 아쉬웠던 것은 1부를 읽을 때 지식소매상 유시민이 읽혔다면 2부에서는 정치인 유시민 느낌이 휠씬 강하다는 점이였다. 아마 그런 아쉬움은 그의 정치생활이 헌법에세이를 쓸 수 밖에 없게 만든 가장 강한 동기일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정치인 이전의 지식소매상 유시민을 원했기 때문인가보다." 

이라고 적었다. 그 글을 쓸 때 나는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다. 정치색이 느껴지는 그의 글이 싫을 만큼 나는 우리의 정치에 무관심했고, 우리의 정치인을 싫어했다.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내가 국민이 아닌 백성의 마음으로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분명히 그랬다.. 많은 사람들처럼 나역시 대통령이 되기전 노무현의 지지자였고,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를 비난했다. 하지만, 그를 지지할 때도 나는 그가 말하는 정책으로 그를 판단한적이 없다. 그저 고졸 출신으로 대통령 후보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사실에 그를 지지했고,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잃고 퍽하면 흥분한다는 생각으로 그를 비난했다. 그가 그 높은 자리에서도 국민을 내려다보지 않고, 마주보려고 노력했다는 사실, 진정으로 그의 정책에 대해 토론하기를 원했다는 사실, 자신의 권위, 특권을 버림으로서 국민이 주인이라는 바로 그 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바로 서기를 그토록 원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조금쯤 이해하게 되었다.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을 때 조차 나의 무관심이, 나의 무지가 저자가 말하는 바로 그 빚임을 나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분을 떠나보내고, 수없이 쏟아지는 추모의 글을 읽고서, 사람들 눈에 맺힌 눈물을 보고서야 우리들 중 누구도 그 빚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다. 제대로 갚지 못해, 바로 지금 스스로 퇴행의 역사를 경험함으로써 그 빚을 갚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우리 대신 그는 그 빚의 상당부분을 대신 짊어지고 떠났다.  남은 빚은 이제 더 이상 체불해서는 안된다. 또 누가 대신 갚아주길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잃어서는 안될 사람을 하나둘 보내고, 점점 불어나는 이자속에 우리 자신을 옭아매이게 해서는 안된다.  

처음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었을 때, 난 분명히 1부를 마음에 담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정치인 유시민으로써 보낸 그 세월을 정리하고자 했던 2부를 다시 펴고 그의 이야기를 읽는다. 내가 알아야 했을 그러나 알고자 하지 않았던 사실들... 백성으로 내려받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찾고, 책임져야 할 가치들 그것들을 마음속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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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리뷰 

유시민의 헌법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은 후불제민주주의..

한동안 정치인의 모습으로 익숙했던 유시민이 지식소매상의 모습으로 돌아와 책을 출간한다고 했을때 참 많이 기대했다.

경제학에서 때론 역사이야기에서 보여준 그의 글쓰기는 참 쉽고, 명쾌하고, 신명났다.

나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그의 글이였기때문에.. 그가 하는 경제이야기도 그리고 그가 바라보는 역사이야기도 참 많이 와닿았고 그가 판매하는 지식의 열렬한 구매자가 되었다.

짧지 않은 정치생활에서 돌아온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주제가 대한민국헌법이란 이야기를 접했을때 "역시!"라는 짧은 감탄사가 새어 나왔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역사를 공부하고.. 정치 생활을 직접 경험한 그가 돌아올 주제로 헌법만큼 더 적절한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 역시 유시민이다..하는 감탄..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처럼 시행착오와 혁명이라는 대가없이 어부지리로 얻게 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그로인해 그동안 4.19나 5.28 등  많은 희생으로 그 대가를 지불해 왔으며 진정한 민주공화국이 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치뤄야할 값이 남아있다는 의미에서 저자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후불제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책의 1부에서는 여전히 우리가 그 대가를 다 지불하지 못한 그래서 여전히 대한민국의 이념이 되지못하고 문장인체로 머무는 헌법의 가치들에 이야기한다. 그리고 2부 권력의 실재편에서는 실제 정치 생활을 통해서 그가 느낀 정치현실과 헌법사이의 문제들을 다루고 진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그 값을 어떻게 치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국민 중 많은 수가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서가 아니라 왕을 대하는 백성의 입장으로 대통령 혹은 정부를 바라보고 있으며, 이것이 성숙한 민주공화국으로 가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헌법이 제시한 그 아름다운 가치들을 제대로 이루어 내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해야될 일이라는 그 당연한 사실은 너무 자주 잊고 있는듯 하다.

글 전반에 걸쳐 현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기하고 있고, 특히 2부에서는 개인블로그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저자의 사적인 경험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많은 부분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읽는 내내 아쉬웠던 것은 1부를 읽을 때 지식소매상 유시민이 읽혔다면 2부에서는 정치인 유시민 느낌이 휠씬 강하다는 점이였다. 아마 그런 아쉬움은 그의 정치생활이 헌법에세이를 쓸 수 밖에 없게 만든 가장 강한 동기일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정치인 이전의 지식소매상 유시민을 원했기 때문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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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으로 본 한국역사 - 젊은이들을 위한 새 편집
함석헌 지음 / 한길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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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이란 이름은 심심치 않게 접했다.. 주로 우리민족의 스승.. 뭐 이런식의 설명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역사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지만.. 한국사 전체를 아우르는 책에는 왠지 손이 가지 않는 듯하다..

우리나라 역사가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으니까.. 더욱이 조선후기부터는 모르고 사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도 싶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한국사에 대한 책을 멀리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책이 자꾸 눈에 띠는 바람에 더 무시하지 못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읽고 나서는 누군가에게든 꼭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아이가 있다면 꼭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작가의 말대로 누가봐도 고난의 역사라 읽으면서도 내내 답답한 맘이 크지만.. 그렇기에 더욱 꼭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정말이지 스스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500 페이지 되는 분량에 앞부분에서는 역사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사관)에 대한 얘기가 상당부분 있고, 또 뒤로 가서는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한국사 자체에 대한 내용은 400페이지 정도의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

흔히 반 만년의 역사라고 하는데 그 정도의 분량에 담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그래서 세세한 내용을 다 담아내지는 않았다. 제목 그대로 한민족의 역사속에서 중요한 일들과 그 일들에 담긴 뜻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휠씬 길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전반적인 역사를 이해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또 한 가지, 역사를 쓰는데 있어서 관점은 매우 중요한데.. 흔희들 사관이라고 하는.. 아무튼.. 함석헌 선생은 역사를 접근할 때 종교적 사관으로 접근한다. 그 종교가 기독교이고.. 그래서 처음 이 책의 제목으로 성경으로 본 한국역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후에 선생께서 비단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궁극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래서 특정 종교의 입장에서 역사를 이야기하는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셔서 대폭 내용에 수정을 가했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는데.. 여전히 뒷부분 특히나 천주교나 개신교가 들어온 시점부터는 이 기독교적 사관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다. 이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이비긴 하나 천주교인 제 입장에서도 편치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으니까.. 하지만.. 이런 단점에 묻히기에는 이 책이 지닌 장점이, 그리고 선생이 이야기하시고자 한 뜻이 너무 크다. 책을 읽는 우리는 받아들일 것만 받아들이면 되니까.. 물론.. 이 책이 아니더라도.. 한국역사에 대해 읽고 고민해보는 것은 참 소중하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더이상 피하지 않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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