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데라의 불멸이 지난 몇년동안 절판되었다는 것을 B님의 글을 읽다가 알았다. 왜 그런 좋은 책이 절판의 수난의 겪었을까? 하긴 뭐 그렇게 따져보면 목이 빠져라하고 기다리고 있는 절판책이 한 두권이랴 싶지만. 쿤데라의 명성이라면, 한 해 수 십만권의 책이 팔리는 것은 좀 힘들더라도 스테디권안에는 들었을텐데. 지난 몇 년동안, 쿤데라의 책리뷰는 거의 다 농담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그 책이 정말 괜찮은가보다, 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제 쿤데라에 대한 관심은 시큰둥해져서 가까이 하지 않았고(난 바람난 여인이라네!), 저 불멸이 절판이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처음 쿤데라의 명성을 알게 해준 것은 책이 아니고 영화였다. 아, 90년인가? 90년대 초반으로 기억되는데 파릇파릇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 줄리엣 비노쉬 그리고 레나 올린이 나왔던, 우리 나라 영화제목으로는 <프라하의 봄>이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내 기억에는 영화가 나오고 그 이후에 민음사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원제목의 작은 양장의 좀 있어 보이는 책으로 나왔던 것으로 안다.  

  

학생운동과 학내분쟁이 거의 소요단계로 들어가던,,,, 그러니깐 학생운동의 마지막 단계에서 찔끔 맛만 보고 전 세대의 격렬한 투쟁을 입소문으로만 들었던 시절에 이 쿤데라의 <프라하의 봄>이 극장가에 상영되었던 것이다. 그나마 군부시절이 아니고 김영삼 정부 시절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성적 장면이 나오는 파격적인 영상이었고 이야기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사실 거의 20여년 전 영화여서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단지 당시에는 이 세명의 무명이었던 배우가 이 영화가 보여준 신선함과 파격 그리고 영상의 소용돌이는 미칠 것 같은 감정의 흥분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 세대가 그 전에 못 느껴 보았단 센세이션한 흥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내가 처음으로 성인이 되었다는 흥분감을 맛 볼 수 있었던 영화였으리라.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자, 영화의 원작이 책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과는 다른 작은 판형의 아주 이쁜 하드커버의 책이었는데, 많은 부분 책하고 영화와 달랐지만 우리 나라에서 쿤데라의 이름을 굳히는데 아주 성공적인 책이었다. 명성은 다음 책을 낳는다. 쿤데라의 신작이나 그의 다른 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때 제법 그의 책들을 읽었다. <불멸>도 그 중 하나인데,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모호한 형식의 독특함이 기존의 내가 읽었던 책하고는 남 달랐다. 아, 소설도 이렇게 쓸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기존의 소설 문법을 무시했고 소설의 서사성과 함께 에세이 형식으로 작가의 수준 높은 사고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불멸>이 세계민음전집사에서 나왔다길래, 집에 있는 청년사판으로 꺼내 읽어보려고 하다가 말았다. 누런 종이와 책위에 쌓여있는 까만 먼지, 더러움을 어느 정도 닦아내고 읽고 페이퍼를 쓰려고 했다가 읽기를 그만 둔 것이다. 줄거리도 어떤 내용인지도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20대에 읽었던 감정만은 남아 있다. 새로운 형식을 접했다는 묘한 흥분과 짜릿한 신선함과 두근거림. 그 때 이 책의 주인공 아녜스를 줄리엣 비노슈와 연결해서 읽었고 단발머리의 아네스로 기억하는데, 40의 나이에 다시 읽으면서 20대때의 그 감정이 사라지면 어찌할까, 하는. 아네스를 줄리엣 비노쉬가 아닌 다른 여성과 오버랩하면 어쩔가, 싶었다. 나는 줄거리는 기억하지 못해도 그 때 읽었던 감정이 환기되는 책들이 있다. 그 책이 바로 불멸같은 책들.

20대때에 이상문학수상작인 김채환의 <겨울의 환>을 읽고 들뜬 적이 있었다. 아주 묘하게 나이 든 여성의 심리를 그린 작품인데, 이상하게 연애경험 전무인 내가 이 책을 읽고 단번에 뽕 간적이 있다. 그녀의 스산한 외로움을 나는 알 거 같았고 그 책에 대한 감정, 그러니깐 초겨울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책이었는데, 몇 년전에 그 책의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 다시 구입해서 읽었을 때는 영 파이였다. 전혀 그 때의 여린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소설의 단점만 보이더라는. 나이에서 소설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하는구나 싶었다.  

쿤데라의 불멸도 그러면 어쩌지, 싶은게 많이 망설여지게 된다. 책 제목처럼 그 때 느꼈던, 품었던 그 감정 그대로 불멸이었으면 좋겠는데. 40대의 감정으로 남는 불멸이 될까봐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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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4-05 15:15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기억의 집님 이 페이퍼를 보니 또 쿤데라의 불멸을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진짜 책은 읽으면서 만들어 나가는 것 같아요. 저도 이상문학상 작품집 되게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집중이 안되더라구요. 나이들어가면서 받아들이고 느끼는 마음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기억의집님이 불멸을 한 번 더 읽고 올리실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그 리뷰를 읽고 나서 저도 불멸을 읽어볼까봐요.^^;;

1905 2010-04-05 23:33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망설이지 마시고 지르셔와요. 이번 주다음특종대상으로 뽑혀서 적립금도 빠빵할텐데^^ 전 불멸이 절판되었는지도 몰랐는데, 인생에 만날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에요. 전 키취성향이 강해서 20대 시절에도 장정일같은 작가 좋아했는데, 쿤데라는 확실히 독특했어요. 지적 수준이 높은 작가를 만났는데, 잘난 체 한다는 느낌보다 그 지성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한다고 할까요. 하여튼 멋진 작품이었어요^^
저도 이상문학상, 김인숙의 바다와 나비 이후로 하도 실망해서 구입해서 읽지 않아요. 지네들끼리 돌아가며 상타는 거 같아요^^

다락방 2010-04-05 16:07   좋아요 0 | URL
저도 B님의 글을 읽고 [불멸]을 샀어요. 오늘 배송 받았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좋았지만 [농담]을 훨씬 좋아했던 저로서는, [불멸]이 도대체 어떨지 아주 기대되요.

그런데요 기억의집님, 서재 이미지에 아이 업고 있는 사진은 누구인가요?

1905 2010-04-05 23:38   좋아요 0 | URL
와후!! 다락방 어때요? 지금쯤 읽고 있는 중인가요? 궁금 또 궁금, 번역 문제가 좀 야기되었던데, 전 그 땐 뭘 몰라서 잘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할 정도의 낮은 번역은 아니었어요.다시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전 김병욱씨 번역 좋았어요.

제니퍼 가너의 딸 바이올렛이에요. 저 두 모녀 보면 기분이 좋아요. 외국인들은 아일 업어주지 않는다는데, 딸 바이올렛은 없어서 키운 거 같더라구요. 제가 보관하고 있는 사진 중에서 저 어부바때문에 딸에하고 막 실랑이 하다가 결국엔 가너가 딸에 져서 업어주는 사진도 있어요. 곧 이모가 되시면 아시겠지만,아이들이 의외로 어부바에 환장합니다. 저의 딸도 6살까지 업고 다녔어요^^

다락방 2010-04-06 09:20   좋아요 0 | URL
저 책이 배송되어 왔지만 사무실 캐비넷에 오자마자 넣어두었어요.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이 있어서 이걸 다 읽고 읽어야 하는데, 그때되면 또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어지고. 어쨌든 다 읽고 나면 말씀드릴게요.

업어키운다니, 제니퍼 가너에게 왜이렇게 어울리게 느껴질까요? 저는 그 [데어 데블]을 보고 벤 어플랙 보다 제니퍼 가너가 분한 '일렉트라'가 너무 좋아서 팔짝 뛰었거든요. 그런데 저같은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일렉트라]가 단독 영화로 나왔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극장 가서 보면서도 막 좋아했어요. 제니퍼 가너 멋져, 이러면서요. 음, 아이를 업어 키우는게 무척 잘 어울려요. 전 강한 여자가 참 좋아요!!

1905 2010-04-06 11:45   좋아요 0 | URL
저 그냥 둘다 그저그랬는데, 왜냐면 저 또한 애들 키우느냐고 정신 없어서 배우들한테 관심 가질 맘이 넉넉하지 못했거든요. 근데 가너가 애 키우는 모습, 너무 이뻐서 좋아하게 되었어요^^ 가너는 정말 새롭게 다시 본 배우에요. 특히나 저 업어주는 모습^^

유부만두 2010-04-06 10:00   좋아요 0 | URL
아...저도 저 영화를 잊을수가 없어요! 그때 극장가서 당당하게 이랬거든요.
<프라하의 밤> 주세요! - -;; 마침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읽어서 프라하 생각이 많았는데, <불멸> 꼭 읽어볼께요.

1905 2010-04-06 11:48   좋아요 0 | URL
만두님, 불멸은 진짜 괜찮은 작품이에요. 이렇게 말하니 민음사 홍보요원같아요^^ 왠지 읽고 나면 뭔가 꽉 찬 응집된 느낌이 나는 책이에요. 쿤데라가 다시 보이실 거에요^^

근데 둘째 좀 어때요? 우리 애는 지금 펄펄 날아요. 수련회 가기 싫어서 아프다고 한것인지... 쩝^^

2010-04-06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6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일 먼저 번역자의 후기를 보았다.  

언제부터인지 외국소설을 읽고 난 후에, 뒤에 게재된 번역가의 한마디를 꼭 읽는 습관이 들었다. 번역 기계가 아닌 이상에야, 다른 언어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난 뒤에는 번역자도 그 책에 대해 뒷끝감상이 있을 것 같아서이다.  원서를 읽고나서 괜찮다는 생각에 책출간을 기획했을 수도 있고 출판사의 의뢰에 어쩔수 없이 떠 맡을수도 있지만, 번역자의 후기는 그 책에 대한 책임감과 성실성을 어느정도 측정할 수 있다. 심지어 번역자의 후기뿐만 아니라 편집자의 후기가 덧붙여져 있다면, 그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공은 이루말 할 수 없으리라. 지금까지 편집자의 후기가 쓰여져 있는 것은 북스피어의 김홍민편집자와 예전 출판사중에서 박중서편집자정도. 아, 북스피어는 독자교정자들도 모집하던데, 아이들이 조금만 컸더라면 독자교정에 응모라도 할 수 있겠건만(윽, 속쓰려!).

권남희씨의 후기에 주목하게 된 연유에는 같은 엄마로서의 위치때문이다. 매번 그녀는 자신의 번역책 후기에 자신의 딸 정하이름을 꼭 언급한다. 보통 번역가들의 책을 보면 개인적인 언급은 피하는데, 이번에 나온 <애도하는 사람>에서의 후기에도 사춘기 소녀 정하에게 사랑을 보내며 라고 쓰여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 이제 그녀의 딸 정하가 사춘기구나. 내가 정하라는 이름을 처음 본 것이 언제였더라. 년도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에서였던 것 같다. 지금 주섬주섬 책장에서 꺼내와서 보니, 청춘보다 사춘기에 가까운 딸 정하야, 사랑한다 라고 적혀있다. 몇 년 사이에 그녀의 딸 정하는 사춘기에 도달한 나이가 되었구나, 싶었다. 참, 세월 빠르다. 내가 전혀 모르는, 심지어 얼굴도 모르는 번역가의 딸 소식을 이렇게 후기로 간간히 듣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그녀의 딸 정하가 차츰차츰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같다. 그녀의 후기를 빌미로 그녀의 딸 정하의 사춘기를 응원하고 싶다. 다음엔 무사히 사춘기를 잘 보낸 딸에게 보내는 격려의 메세지를 읽을 수 있으려나. 권남희씨의 지칠 줄 모르는 번역 에너지는 아마 딸에게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 미래의 어느 날 그녀의 딸 정하가 두 손 가득 안을 수 있는 책은 얼마나 되려나. 정하가 고등학교를 가고 대학교를 가고 직장을 구하고 결혼하는 모습을 그녀의 후기를 통해 간간히 소식을 접했으면 좋겠다. 마치 윤미네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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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3-31 23:10   좋아요 0 | URL
저도 요새 꼭 역자 후기를 읽어요. 은근히 참 재미있더라구요. 번역하는 과정중의 얘기를 읽다 보면 그 나름의 또다른 작품 같아져요. 독자 교정도 참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저는 한 번 틀린 것 메일로 보내봤었는데 답장이 타당한 의견입니다,하고 끝이더라구요-..- 별로 교정을 시켜 보고 싶지 않았던 건지. 참 머쓱했던 기억이 납니다.^^;;

1905 2010-04-01 09:29   좋아요 0 | URL
그 몇장 안되는 번역자의 말이지만 그들의 후기를 읽으면 작품이 더 애정이 가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진짜 성의 없네요. 다음쇄에는 어떻게 교정해보겠다,는 말도 없었나요?무슨 출판사에요? 독자 교정에 그렇게 성의 없다면 다른 책들도 뻔할 뻔잖네요.
예전에 문동 홈피 들어갔다가 독자 교정하는 거 신청접수 받길래(세계문학이었는데 교정하면 책 준다는 말에) 신청했는데 떨어졌어요. 흑흑

다락방 2010-03-31 23:36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은 참 섬세하시네요.
저는 위의 두권 소설을 다 읽었고 물론 역자후기까지도 다 읽었지만 두 번역가가 같은지도 몰랐을 뿐더러, 이 페이퍼를 읽어도 어어, 딸의 이름을 언급했던가, 하고 완전 생소한데요. 음, 만약에 저도 엄마가 되면 이런 섬세한 것들을 기억해낼 수 있을까요?

문득 번역가가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의 딸도. 그렇다면 세상 사는게 조금쯤 더 따뜻할텐데 말이죠.


기억의집님, 좋은 꿈 꾸세요!

1905 2010-04-01 09:33   좋아요 0 | URL
락방님(어느 분이 그렇게 부르길래 저도~~), 섬세한 게 아니고 좀 스토커적인 기질이 있는 거 같아요. 책에 대해서만. 이 번역가의 책이 저랑 궁합이 맞는 번역가는 아닌데 대체로 그녀의 책 후기 읽다보니 딸냄 이름을 꼭 적더라구요. 이 책 후기에도 애도하는 사람 원서 읽는동안 딸냄이 라면 끓어먹었다,라고 쓰여 있어서... 알콩달콩해서 보기 좋아요.

전 예전에 회사 다닐 때 10시면 잤어요. 그 땐 인터넷이 없어서 그랬던 거 같아요. 출근 시간도 빠른 거 같던데...오늘은 제 시간에 도착 했어요?

다락방 2010-04-01 10:39   좋아요 0 | URL
하하 네
저는 대부분의 날들을 제시간에 도착하죠. 그런데 어제는 정말이지 회사가 나오질 않아서... 하하하하하

지각은 싫어요. ㅠㅠ

2010-04-01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2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으로 2010-04-01 20:39   좋아요 0 | URL
그렇죠, 본 책보다 가끔은 이런 번역자들의 더 매력적일 때도 있어요^^
자식에게 헌사를 쓸 수 있는 작가나 번역자들이 부럽네요.
독자교정 담에 다시 도전해보세요. 아이들때문에 미루면 다 놓쳐요~~
왜 기억의집 님처럼 실력있는 분을 못 알아볼까요....

1905 2010-04-02 08:5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 딸은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일하느냐고 살뜰하게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한 맘도 있을 거 같아요.
저도 집에 있는 사람인데도
애들 잘 못 챙겨줄때가 있으니깐요.
제가 무슨 실력이 있다고..그러지 않아도 요즘
이 생활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인데..
여긴 글 잘 쓰는 분들이 너무 많아 주눅들어요.^^

2010-04-01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905 2010-04-02 08:53   좋아요 0 | URL
네~~ 샤일로에요. 너무 이쁘고 귀엽더라구요.
샤일로는 여자애인데 본인이 저렇게 톰보이를 원한다고 하더라구요.
외국애들은 색깔이 있어서(금발에 초록눈) 이쁜긴 해요.^^
지금 찾아가 봤는데 화욜이 11시30분 것이 있어요!
그 날로 할까요?

akardo 2010-04-02 23:00   좋아요 0 | URL
작가 후기 읽기는 엄청 좋아하는데 역자 후기에 대해선 여태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가족 챙기는 모습 보면 은근히 읽는 저도 흐뭇해지더라구요. ^^덩달아 행복 오라를 받는 기분이라서요.
전 북스피어 독자교정은 한번 당첨되고 그 다음엔 안되어서......ㅠㅠ새로운 분들에게 기회가 많이 돌아가니까 한번 시간 되실 때 응모해보심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아. 자녀분들이 빨리 커야겠어요. 하하;;

1905 2010-04-05 09:22   좋아요 0 | URL
번역자의 후기 읽는 것도 재밌어요. 나름 자신이 좋아하고 기획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처럼 애정이 가는 후기도 없을 거에요.
북스피어, 종종 들어가는데, 독자교정 한번 가보고 싶어요. 근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거의 불가능할 거에요^^
 

    

어리석게도 나는 내가 제도권밖에 머물고 있다고, 주변인으로 자유롭게 잘 살아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외고나 특목고를 보내기 위해 아이의 공부를 닥달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너도 나도 빠져든 부동산 투기 광풍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나의 관심사가 금전적인 것이 아닌 책이라는 사실만으로, 내가 우리 세대의 주변인으로 제도권을 비웃으며 비껴가며 살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내 맘을 솔직하게 들여다 보면, 나는 제도권에서 자유롭다기보다는 회피하는쪽에 가깝고 그 쪽에 신경을 덜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일 뿐이다. 나 역시 제도권 사람이라는 것. 뒤 늦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커다란 사회 시스템의 보수화에 물들었고 그 보수성은 좀처럼 깨기 힘든, 내가 안고 있는 유리공이나 마찬가지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면, 아이들도 우리 부부의 삶처럼 평탄한 삶을 지향하기를 바란다. 때 되면 우리에게서 독립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반듯한 아이를 키웠으면 하는. 흔히 말하는 정상적인 사회시스템에서 편입해 들어가 잘 살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몇 주 전에 본 이 영화들을 보고 추위로 쌀쌀한 황량한 길을 걸으면서 집으로 오는 길에,  내가 지향하는 삶이,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 바라는 삶이 사회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속에 갇혀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 아이가 <업 인 디 에어>의 조지 클루니처럼 허공(비행기)에서 보내며 섹스란 다시 만날리 없는 사람과의 원나잇 스탠드이며 가족이란 개념을 송두리채 휴지통에나 갖다 버리는 삶을 선택한다면, <밀크>의 하비처럼 어느 날 긴장한 채 들어와 엄마, 나 사실 여자보다 남자가 더 좋아! 그래서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쟁취할거야!라고 한다면, 나는 성인이 되어 선택한 그 아이의 삶의 방식을 존중할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분명 나는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수건으로 머리 싸매고 이불 속에서 끙끙 며칠을 앓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 그러한 삶은 분명 다른 색깔이며(휴, 이럴 땐 형제자매에게 우리 아이가 이렇게 되었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같은 색깔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에 치욕과 굴욕감에 부르르 떨지도 모르겠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게 될까봐 무섭다. 내 새끼만은 다른 사회색깔을 가지지 말기를. 악다구니처럼 강요하지 않지만 옆에서 바라보면서도 나는 내 새끼만은 동일한 사회적 색깔을 띄기를 바라고 있다. 메인 스트림의 물결에 휩싸여 편한 삶을 살아가길, 물결의 흐름속으로 같이 떠 내려가는 삶을 동경하는지도 모르겠다.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그렇게 되도록 세뇌하지만 마음을 다 잡으면 그런 제안쯤 못 받아 들일 이유가 없다. 어찌 보면 사회시스템의 유지는 보수화이며 그 보수화는 종교라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수 백년동안 통제되고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종교의 눈을 벗어나면 우리의 삶은 다양할 수 있다. 동성결혼을 죄악으로 보는 것도, 독신의 삶을 비난하는 것, 오로지 이성간의 결혼을 인정하고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것은 종교적인 이데올로기이다. 그렇다고 종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종교야말로 사회시스템의 토대이며 기둥이기 때문이다.  마이클 셔머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신이 없다는 것을 아는 진화 과학자중 종교를 믿는 이유로 사회와 가정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라고 쓴 적이 있다.  도둑질 하지 마라,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같은 십계명같은 도덕적 원리가 사회 시스템에 없어서는 안될 중심적인 지축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나 또한 진화관련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상상을 하곤 한다. 원시 시대, 아무 것도 갖춰지지도 않는, 무자비하면서 무질서한 서로 잡고 잡아 먹히는 동물적인 본능만이 활개치는 원시인들이 뭉쳐 있으면 다른 동물들의 위협에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무리 속에서 힘있는 자와 힘 없는 자의 위계질서가 생겨나면서 힘 있는 자의 권력투쟁과 그 권력을 유지하지 하기 위해 자연신이라는 이름하에 주술의 힘을 빌려 힘 없는 자들을 통치하면서 점점 세를 넓힌 것은 아닐까, 그래서 원시부족 사회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종교야 말로 인간 사회의 탄생에 가장 큰 공로자가 아니였을까하는. 

그래서 내가 개인적으로 무신론으로 전환했지만 종교를 부정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이미 나는 보수화되었고 종교적 보수화야말로 사회적 틀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단지 억압만은 받아 들일 수 없다. 

상당히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스타일이라는 단어가 있다. 스타일이라는 말은 어찌보면 통제화된 사회속에서 최대한 개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말이다. 저건 저 사람 스타일이니깐, 저 스타일은 원래 그래! 우리는 이러한 스타일이라는 말을 들으면 상대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심이 나오게 마련이다. 불과 백년 전만해도 해도 우리는 삶의 스타일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성인이 되면 결혼해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목적이 되었던 사회였으니깐. 하지만 우리 세기의 스타일은 다른 세기의 스타일과는 다르다. 

우리는 과연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타인의 다른 사고와 행동을 받아 들이고 인정하고 있는가? 우리는 언제나 엄격한 사회적 기준에서, 시선에서 사람과 사물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는 우리 아이들세대가 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지만, 우리가 지금보다는 더 열린 사회로 나아가는 것만은 확신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조지 클루니의 빈 배낭같은 삶도, 허비 밀크의 동성애자의 권리를 위해 바쳐진 삶은 한낱 헤프닝에 불과할 뿐이다. 스타일은 우리 모두의 삶의 다양성을 위해 싸웠던 단어이고 존재방식이다.  

한 알라디너의 대문이미지의 사진처럼, 나 또한 발을 자유롭게 풀어 놓고 싶다. 수천년 동안 내려오는 관습과 제도, 모든 사상적 이데올로기와 종교적 이데올로기, 보수화된 신발속에서 잠시나마 발을 빼 맨 땅위에 서 있고 싶다. 발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다시 그 신발을 신을지 말지는 나중에 고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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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2010-03-31 17:14   좋아요 0 | URL
발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싶은 것은 모든 주변인들의 소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작은 소망도 이루기에는 우리 사회에서 큰용기가 필요하죠...어쩌면 주변인들은 기본적으로 기회주의 품성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905 2010-03-31 22:4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인디에어에 이런 대목이 나오거든요. 조지 클루니의 누이가 너는 우리집에서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라고요. 타인과 다르게 살 수 있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언제가 우리는 조지 클루니의 삶이 전혀 낯설지 않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일단 어떤 제한이나 구속에서 자유로울 필요는 있는 거 같아요^^

2010-04-01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1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으로 2010-04-01 20:49   좋아요 0 | URL
보통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제 마음 역시 결국은 제도나 틀 속에서 살아가기를 은근히 바라면서 그런 마음을 감추고 있었는지도 모르죠. 기억의집 님은 그래도 발을 자유롭게 풀어 놓고 사는 것 같아요. 열린 마음을 가진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그게 결국은 자신의 또 다른 틀 안에 가두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1905 2010-04-02 08:56   좋아요 0 | URL
저도 딜레마 속에 있는 거 같아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면 무식하게 살 수 있는데
책을 읽고 보는 것은 있어
소수의 스타일, 나와 다른 삶의 스타일을
안 받아 줄 수가 없더라구요.
어제 스타킹 애들하고 잠깐 보는데
일본인 가족이 나왔거든요. 그 집은 애4하고 아빠가 비보이에요.
대단하죠. 전 애들이 대단해보이기 보다 아빠의 기존의 보수성을 깬 것이 더 대단해보이더라구요.

루체오페르 2010-04-03 15:40   좋아요 0 | URL
아...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느낍니다.
업 인 디 에어,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조지 클루니 마지막에 용기를 내 그녀를 찾아갔을때 반전,충격 받은 모습 보고 왠지 저도 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여자 너무한것 같습니다. 본인의 삶,즐거움이라고 언듯보면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사는것같지만 결국 자신의 가족, 남편,자식들에게 자신의 모습과 가치관은 당연히 숨기고 살겠죠? 진정 떳떳하다면 말했을텐데 본인도 그걸 아니 그러겠죠. 제가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남이 하면 뭐,내가 하면 뭐 이런 부류요. 여튼 다시 비행기 타는 삶으로 돌아가며 기장과 마일리지 카드 받고 하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음,기억이 가물하지만요.^^;

1905 2010-04-05 09:25   좋아요 0 | URL
전 조지 클루니 별로였는데 지난 번에 나비님의 페이퍼 보고 갔다왔거든요. 정말 멋지게 늙네요. 이 사람!
사실 사회라는 게 참 우습더라구요. 우리는 많이 다양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뿌리는 안 그런 거 같아요.한 뿌리가 여러갈래의 뿌리로 번진다면 그게 바로 다양한 사회겠지요. 이 영화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 리뷰 쓸려고 했는데 저도 집안 사정이 있어 못 썼어요. 그러다보니 나중엔 기억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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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rdo 2010-04-02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크스의 산 이벤트 아직도 하나 무척 궁금해집니다. 당첨상품이 무척 끌리는데요.^^

1905 2010-04-05 09:26   좋아요 0 | URL
아카도님, 지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게요. 첨엔 좀 힘든데.... 나중엔 그냥 술술 넘어가요^^ 당첨 상품이 뭐예요? 전 이 책 예전에 중고로 샀는데 읽고 다시 팔았어요. 새 책 사려고 팔았는데 가격이 너무 세더라구요.흑.
 

레이디 가가, 처음 봤을 때, 내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가 안돼... 얘, 뭐니? 왠 사이코니? 이랬다. 왠만한 일로는 눈껌벅 하지 않는 나도 가가의 기괴하고 도를 넘는 퍼포먼스는 노출증환자의 시선끌기처럼 보였고(이게 다 나이 들어 보수화되었다는 증거지 싶다!), 작년에 레이디 가가 방한했을 때만 해도 왔구나, 왔어~~ 노래도 시덥지 않더구만, 쟤 콘서트에 몇 사람이나 올랑가 싶었는데, 다음 메인에 올라오는 기사나 특히 가가팬들이 가가를 위해 대형버스에 가가 사진 붙여 홍보한 사진보면서 울 나라에도 가가팬들이 적잖게 많아 좀 놀랬던, 거참 특이한 애들 많네, 기억이 난다.   





 

이런 사진들만 봐서는 웃길뿐, 사랑스러운 가가는 아니라는(이 사진들은 그나마 애들은 가라버젼은 아닌 것들만 올린 것임).

그러다가 며칠 전에 우연히 다음에서 레이디 가가의 <Bad Romance>를 패로디했는데, 이런 걸 어떻게 패로디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에  

 

B급 뮤비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보고 나서, 한번 웃어주었다. 푸 하하핫^^  

그러다 가가의 오리지널이 궁금해 뒤적여보니,

   

뭐, 가가의 오리지널도 보고나서 웃고 넘어갔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보고 웃겨 죽는 줄 알았다는.

워낙, 이 뮤비가 볼거리(가가의 의상이나 분장)도 많고 웃기는 것도 많아 몇 번 보았을 뿐인데, 어느 날 애들 학교 보내놓고 느긋하게 커피 탈 때 마다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것도 가가,,,,,,,울랄라~ 

  

한 며칠을 커피 타면서 나도 모르게 은근 중독되어 가가,,,울랄라를 흥얼거렸더니, 알라딘에서 공짜쿠폰 준 몽키3에 가서 이 노래를 다운받아 요즘 무한반복 중(아, 이제 앨범시대는 간거야, 음원이 세상을 지배하다니 털푸덕!), 지인을 만나러 갈때도, 어제 영화 <밀크>보러 갈때도, 지하철에서 함께한 노래, 울랄라~~~ 이 노래 들으면서 몸도 흔들뻔 했다는.

굵은 허스키한 가창력,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다보면 가슴 속에 답답증이 노래를 듣는 순간에는 사라지는 느낌. 노래가 좋다보니, 가가의 모든 퍼포먼스가 갑자기 사랑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진짜로~   


솔직히 본인도 저렇게하고 나디면 좀 버겁기는 할 듯(여하튼 예전엔 미친x였는데, 지금은 용감한 우리 시대의 행위예술가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 

난 정말 가가에 대해 너무 몰랐다. 퍼포먼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멋진 노래도 부르고 게다가 라이브에서의 휘어잡은 능력은 또 어떻고. 이러니 가가 울랄라, 소리가 저절로 나올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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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가 울랄라(2)~
    from ^^ 2012-05-15 16:57 
    레이디 가가가 트윗(그녀의 트윗 팔로워는 현재까지 2300만명정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수를 가지고 있다)으로 2012년 월드투어"The Born This Way Ball"를 4월 27일 한국부터 시작한다는 말에 눈이 번쩍, 귀가 쫑긋. 가가의 열혈팬인 나로서는 그녀의 라이브를 한번쯤은 보고 싶다,라는 소망(?)은 가지고 있었던 터라, 가가의 월드투어 티켓 예매일날만을 기다렸다. 가가의 인터넷 티켕팅 당일, 까막게 잊고 다음 날 부랴부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