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렸다. 걸리고 나서 나는 집단간염을 바랬던 내 생각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고 무책임한 것인가를 깨달었다.
질병 본부가 오미크론 회복기를 7일 잡은 이유를 걸리고 나서 알었다. 초기 이틀은 몸상태가 나쁘지 않다. 이 정도면 뭐 견딜만 하네. 아~ 대한민국 사람들 다 코로나 걸려 빨리 집단간염 70~80프로 돼서 자유! 자유! 롭게 코로나 이전으로 살고 싶다고 그때까지만 해도 갈망했다.
삼일째 되던 날, 기침이 끊임없이 나왔다. 코는 막혀 후각, 미각이 작동되지 않었고 코가 막혀서 그런지 두통이 심했다. 일어나서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여서, 침대에 비스듬히 앉어 있었을 정도. 먼저 코로나 걸린 남편약을 먹어서 그나마 이틀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삼일째 들어서 날부터 기침이 끊임없이 나와 누워 있는 것도 쉽지 않었고 약도 목요일 아침까지 있었다.
기침때문에 흉부쪽이 고통스러웠다. 딸이 격리 해제 되는 금요일부터 비대면처방으로 약을 먹을 수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빨리 가기를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몇 시간 뒤 약효과가 나기 시작해 기침, 가래는 좀 나아졌다.
기침때문이라도 쉽게 잠들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대로 잠들면 죽을 것 같어서…. 잠자는 게 무서웠다.
토요일 오후부터 갑작스레 몸상태가 월화 정도로 바꼈다. 청소도 좀 하고 밀린 빨래도 좀 하고 저녁에는 게 넣은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 해 먹을 정도였다. 특이한 건 코로나 걸리면미각 후각을 느낄 수 없다고 하는데, 나는 냄새를 희미하게 맡을 수 있었고 맛도 느낄 수 있는데,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없었다. 매운 맛이 강하면 딱 매운 맛만 확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미각도 후각도 어느 정도는 되돌아 왔지만, 미각은 여전히 단일맛만 강하게 느낀다.
그래도 기침이 멈춰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간헐적으로 기침이 나오긴 하지만 흉부쪽 통증을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자가격리 끝나면 내과 가서 폐렴 검사를 하긴 해야 할 것 같다.
삼일간의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나 고통스러운 삼일이어서 그 동안 집단 간염에 대한 안일한 생각을 버렸다. 코로나는 안 걸리는 게 최선이고 특히나 지병이나 나이드신 분들에게는 가볍다고 하는 오미크론도 치명적인 상태로 갈 수가 있다는 것을 알었다. 초기 코로나에 비해 일반 처방약으로 어느 정도 치료 되어서 가볍다고 하는 것이지, 결코 가벼운 게 아니었다.
그나마 나는 3차까지 백신 맞아서 일반 처방약이 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안 맞은 분들은 꼭 백신 맞으시길 부탁드린다. 어쩜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 나라도 집단 감염으로 갈 가능성이 많은데, 안 맞은 상태에서 코로나 걸리면 그 통증을 감수 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 네 식구는 3차까지 백신을 다 맞었고, 남편하고 딸은 이틀 정도 고생했고 아들하고 나는 삼일 고생했다. 우리 넷 모두 일반약 처방 받아 먹었고, 내가 가장 심하게 앓은 것 같다. 둘은 격리 해제. 나와 아들은 오늘 자정으로 격리 해제 된다.
7일차 되는 오늘, 기운이 막 팔팔 넘치지는 않는다. 잔기침은 여전히 나오고 가래는 끼고 두통은 없다. 며칠 안으로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릴 것 같다. 그래서 질병 본부에서 마지노선으로 7일을 잡은 것 같다.
알라디너분들은 코로나 절대 걸리지 마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