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 - 당신의 감정은 어떻게 병이 되는가
가보 마테 지음, 류경희 옮김, 정현채 감수 / 김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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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갑니다. 여러 가지 증상을 말하고, 검사를 하고, 의사의 진단에 따라 어떤 병으로 예상되면 치료를 받습니다. 때로는 감기처럼 흔하게 걸리고 잘 낫는 병이 있지만, 때로는 심각한 병명을 의사로부터 듣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요즘은 마음이 아픈 때에도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예전보다는 많아졌습니다. 의사의 상담, 약물치료 등을 통해서 호전되는 병도 적지 않기 때문에, 증상의 완화, 또는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이전보다는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말할 때 몸과 마음, 신체와 정신으로 구분해서 말하기도 하지만, 두 가지는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서 서로 연관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서로 다른 증상을 호소하는 가운데, 감정의 문제가 신체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책 <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의 저자는 내과 전문의이고, 20여년 가까이 통증완화 전문의로도 일했습니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우리가 중증질환으로 생각하는 병을 앓는 환자가 많았습니다. 루게릭과 스티븐 호킹 때문에 알려진 ALS, 여러 가지의 암, 다발성 경화증, 강직성 척수염이나 여러 호르몬과 대사질환을 비롯하여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과민성대장염증상까지 여러 가지의 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병 중에는 현재까지 치료가 어렵고 환자의 생존기간을 단축시키며, 이전과 같은 일상 생활을 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입니다.여러 가지 발병 요인이 있겠으나, 이 책에서는 감정적인 문제에 보다 초점을 맞추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적인 문제가 신체질환으로 나타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려 애쓰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좋은 사람으로 생각됩니다만, 이러한 자기희생적 대처방식으로 인해 자기 몸을 공격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은 환자들을 대하면서 그들에게서 이러한 문제를 보았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저자 자신도 과거 홀로코스트를 겪으며 극한의 고통을 느꼈던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알아차렸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자주 스트레스의 문제를 호소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 어떠한 문제로 감정적인 문제와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지는 잘 모릅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사람들의 사례는 여러 가지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를 한 번 되돌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 될 수 있겠고, 감정의 문제가 어떻게 병으로 나타나는지에 관한 저자의 견해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책의 경우, 제목보다는 부제인 '당신의 감정은 어떻게 병이 되는가'에서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주제를 잘 보여줍니다.  교양심리학에 속한 책으로 소개되지만, 저자가 현직 의사라서 그런지, 실제 병명과 관련있는 환자의 내용이 많이 소개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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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28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무서웠습니다.^^;

2015-11-28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8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상캥 2015-11-28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학원에서 감정노동에 대해 배웠을때가 생각나네요. 육체적 고충 이상으로 인간을 힘들게 하는게 감정적 고충인것 같아요.

서니데이 2015-11-28 17:26   좋아요 1 | URL
상캥님은 수업을 들으셔서 이 부분은 잘 아시겠네요.^^
어느쪽이든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건 많은 것 같습니다. 전보다 감정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여전히 감정에 대한 문제를 잘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상캥님, 편안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