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17일 제헌절이었습니다. 전엔 휴일이었는데, 지금은 아니죠. ^^; 한동안 페이퍼를 쓰지 못했더니, 지금 상태로는 연일 신간만 골라도 거의 한 달을 채울 듯 밀려있습니다. 되도록 열심히 채우겠습니다.
일단 오늘 페이퍼는 뒤늦게 발견한 할인쿠폰 주는 만화부터 정리합니다. 윤태호의 <미생>, 80년대에 시작된 만화지만 최근 한국어 판으로 나온 <아키라>와 <죠죠의 기묘한 모험>입니다. 세트에 쿠폰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책마다 다르니까 자세한 내용은 상품 페이지에서 확인하시면 정확합니다. 내용은 간단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윤태호, 미생- 아직 살아있지 못한자
[세트] 미생 1~7권 (묶음)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가 지금도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국기원 연구생에서 종합상사의 회사원이 된 주인공의 이야기라는데, 책이 나오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 같습니다. 전년도에 첫 권이 나왔던 것 같은데 벌써 7권이네요. 바둑만이 전부인 세계에서 나와 바둑이 아닌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게 된 주인공에게 바둑이란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요.
바둑에서는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完生)’이라 말한다. 두 집을 만들기 전은 모두 ‘미생(未生)’ 즉, 아직 완전히 살지 못한 말, 상대로부터 공격받을 여지가 있는 말이다. 작가는 모두가 열심히 일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현대의 직장생활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리고 월급과 승진만이 아닌 직장생활 자체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이 만화를 시작했다. 사회라는 거대한 바둑판에서 두 집을 짓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도달할 완생을 향해 한 수 한 수 성실히 돌을 놓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그 이야기의 배경으로 10년간 품고 있던 ‘바둑’을 꺼내들었다. 바둑은 그날의 대국이 끝나면 승자와 패자가 마주 앉아 왜 그가 이기고, 내가 졌는지 복기한다. 그 ‘복기’에서 특별함을 발견한 작가는 유년기의 하루하루를 그렇게 보낸 아이가 경쟁과 상생이 공존하는 조직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성장해갈지 그려보기로 결심했다.
‘부드러운 바람, 빠른 창’ 조훈현 9단과 ‘철의 수문장’ 녜웨이핑 9단이 1989년 9월 세계 바둑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제1회 응씨배 결승5번기 제5국(최종국). 조훈현 9단이 한국 바둑 역사상 최초로 세계 챔피언에 올랐던 바로 그 대국이 『미생』의 또 하나의 중요한 배경이다. 당시 한국은 세계 바둑계에서 변방에 불과했고, 조훈현은 우승후보로 거론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은인자중하던 조훈현이란 잠룡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순간, 모든 것은 역전되었다.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가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이라는 사실 외에 바둑이 언급되는 지점은 많지 않다. 그러나 장그래라는 인물의 성품과 자질이 수년간 바둑을 두며 길러진 것임이 드러날 때, 장그래 안의 ‘잠룡’ 역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가 한국 바둑사에서 가장 중요한 대국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대국을 선택한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책에서는 바둑을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각 수마다 바둑 전문가의 해설을 수록하였다. 또한 1권 도입부에 이 대국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실어 『미생』을 읽는 또 하나의 눈을 제공하고 있다. 청운의 꿈을 품고 시골서 올라온 미완의 강자 조훈현이 중국의 ‘기성(棋聖)’ 녜웨이핑을 물리치는 순간, 우리의 주인공 장그래는 어떠한 삶 위에 놓여 있을까.
아키라, 한국어판
아키라 AKIRA 박스세트 - 전6권
오토모 가츠히로 지음, 김완 옮김 / 세미콜론 / 2013년 7월
오토모 가츠히로의 아키라가 최근 한국어판으로 나왔습니다. 이 만화가 상당히 오래 전에 나온 책이라서, 이번에 처음 한국어판으로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권당 가격이 상당히 고가여서 놀랐습니다. 출판사 측 소개를 읽어보니 역자는 김완님인데, 다나카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 최근판을 번역하신 분인 듯 합니다. 이 책은 그동안 여러 판본이 있었던 모양인데, 이번에 채택한 판본에 대해서는 출판사 제공 소개란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이번에 세미콜론에서 펴낸 AKIRA 한국어판은 고단샤 USA의 임프린트인 고단샤 코믹스가 출판한 페이퍼백 판(2009∼2011년, 전6권)을 원본으로 삼았다. 이 판본과 AKIRA 작품군의 첫 판본인 AKIRA KC DELUXE 판(고단샤, 1984∼1993년, 전6권)의 가장 큰 차이는 만화 컷의 흐름이다.
책을 만드는 데 있어 통상적으로 세로쓰기를 하고 우철(右綴) 제본을 하는 일본 만화에서는 만화 컷이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진행된다. 그러나 알파벳을 사용하는 구미에서나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쓰기에 좌철(左綴) 제본을 하기 때문에, 고단샤 코믹스 페이퍼백 판의 경우 만화 컷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 컷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만화 원고 자체가 AKIRA KC DELUXE 판과 비교해 좌우 반전되어 있다.
이번 AKIRA 한국어판 출간에 있어 세미콜론 편집부는 저자인 오토모 가쓰히로 및 고단샤와 어떤 판본을 번역의 기준으로 삼을지 깊이 논의했고, 저자의 뜻에 따라 국제적으로 AKIRA의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는 고단샤 코믹스 페이퍼백 판을 원본으로 사용했다. 단, 대사 번역은 전문 번역가인 김완이 KC DELUXE 판을 중심으로 번역을 하고 여러 판본을 두루 살펴 보완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였다.
이 판본은 1980년대 후반 애니메이션의 인기 폭등과 함께 미국 스태프의 채색을 통해 컬러판으로 출간된 국제판 AKIRA(America Marvel (Epic) Comics, 전12권)와 달리 오토모의 창작 스튜디오인 MASH.ROOM의 스태프가 직접 세부적인 설정을 조정하고, 좌우 반전된 원고를 수정하고, 효과음을 영문화하고, KC DELUXE 판 출간 당시의 흑백 인쇄와 판형을 재현한 판본으로 21세기 독자를 위한 국제판 AKIRA의 표준 판본이자 정본(定本)이라고 할 수 있다.
세미콜론 편집부는 오랜 고민과 협의 끝에 한국어판 표지로 2003년 12월에 일본에서 1권이 출간된 총천연색 AKIRA(고단샤, 2003∼2004년, 전6권)의 표지를 채택했다. 단, 한국어판 박스 세트에는 일본 첫 출간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오리지널 AKIRA의 표지(디자인: PENCIL STUDIO)를 스페셜 커버가 포함되어 있다. 이 스페셜 커버는 30여 년간 역사적, 미학적, 대중 문화적 진화해 온 AKIRA의 궤적을 응축한 AKIRA 한국어판만의, 한국 독자들만을 위한 특별 선물인 것이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왼쪽 부터
[세트] 죠죠의 기묘한 모험 1~14 (묶음)
아라키 히로히코 지음 / 애니북스 / 2013년 5월
[세트] 죠죠의 기묘한 모험 1~5 (묶음)
아라키 히로히코 지음 / 애니북스 / 2013년 5월
이 책도 1980년대부터 시작된 책입니다. 아키라가 그렇듯 이전에 나왔던 유명한 만화도 다시 나오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지금도 만화잡지에 연재가 되고 있는 책인가 봅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최근에 책이 나온 이후로 광고는 봤던 것 같지만, 이전에 들어본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위 1~6, 중간 7~12, 아래 13~14
- 세트도서가 할인대상인 듯 한데, 표지가 같아서, 표지 비교상 다 올렸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와서 그런가?
각 권의 표지를 올린건, 이 시리즈 내에서도 연령제한 표시가 있는 책과 없는 책이 있어서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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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페이퍼 하나 쓰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