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도대체 무슨 사이인 걸까. 가까우면서도 가깝지 않으며, 사이좋으면서도 엄청나게 싸워대는. 그러면서도 사과와 화해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조금 뒤에 잘 지내는 건, 아마 다른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거다. 혹시, 우리집 엄마와 딸만 그러나?
한때 언젠가는 아버지 이야기가 참 많이 나왔고, 호응을 얻었는데, 이번엔 엄마? 인건가? 하긴, 생각해보니, 엄마 이야기도 나온 지 조금 된 거 같은데.
아무래도 이번엔 엄마와 딸 인거 같다. 엄마도 아니고 딸도 아닌. 엄마와 딸.
신달자님의 최근작 광고를 보고, 엄마와 딸이 생각나 페이퍼를 씁니다. 엄마와 딸을 생각나게 하는 책도 몇 권 골라봅니다. 책이 나온 시기를 보기 편하게 책 사진 옆에 설명을 넣었습니다. 책의 설명은 왼쪽부터입니다.
엄마와 딸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13년 1월
[eBook] 엄마와 딸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13년 1월
신달자님의 최근작 제목이 <엄마와 딸>이다. 이분, 참 오랜만에 책 내신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더라. 찾아보니, 꾸준히 근간에도 책이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이전 책이 다시 나온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아는 이름이 신간으로 뜨면 반갑다. 근데, 난 너무 오래 전에 봤는지, 이 분 책 뭘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한 지경이다. 나야말로 오랜만일거다.
엄마와 딸은 가깝고, 그만큼 가깝기에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사이다. 긴 시간동안 엄마로도, 딸로도 살아온 저자는, 엄마와 딸의 네 가지의 관점으로 여성을 삶을 바라본다, 저자의 지난 수십여년의 시간이 딸에서 엄마로 살아온 시간이듯, 이 책도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해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끝난다.
딸에게
인순이 지음 / 명진출판사 / 2013년 1월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얼마 전, 가수 인순이씨도 책을 냈다. 언젠가 그 집 딸과 함께 텔레비전에 나오는 방송을 한 번 봤는데. 화면속에 비치는 두 사람이 무척 사이좋은 모녀처럼 보였다. 이 책의 부제는 '희망엄마 인순이가 가슴으로 쓰는 편지' 다. 엄마로서 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열심히 살아온 날들의 고백을 담는다.
이보다 앞서 나온, 소설가 공지영님의 이 책도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글을 써내려간다. 장편소설 <즐거운 나의집>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으며, 내용은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글처럼 구성되었다.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보고, 그리고 깨닫고. 엄마는 딸보다 인생을 먼저 산 선배이면서,누구보다도 딸의 인생과 도전을 응원하는 사람이다.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8년 10월
eBook]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8년 10월
소설가 신경숙님의 잘 알려진 소설, 엄마를 부탁해. 지하철 역에서 엄마는 사라졌다. 갑자기. 가족들은 엄마를 찾아나선다. 그러면서 떠올리는 엄마의 이야기들. 워낙 유명한 책이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이 책, 정말 많이 팔리고, 많이 읽었다.
나도 이번에 찾아보고 안 건데, 이 책 해외에도 판매가 되었는데, 중국, 일본, 미국에서 발매된 책이 알라딘에서도 검색이 된다. 어쩐지, 약간 놀라웠다.
길치모녀 도쿄헤매記
권남희 지음 / 사월의책 / 2012년 12월
엄마 딸 여행
이지나 지음 / 나무수 / 2012년 5월
왼쪽, 권남희 님은 전문번역가로, 일본소설 등에서 이름을 볼 수 있는 분인데, 이번엔 본인의 에세이를 냈다. 일정은 하나뿐인 딸과 함께 도쿄로 가는 것! 그러나, 이 모녀의 여행은 생각만큼 수월하지 않았다. 엄마와 딸은 원하는 것도 달랐고 좋아하는 것도 달랐다. 따라서 가고싶은 관심의 장소도 다를 수 밖에. 근데, 이 상황, 어쩐지 너무 친근하게 느껴진다.
오른쪽, 엄마와 딸이 함께 여행할 수 있을 만한 좋은 곳을 소개한다. 선명한 컬러 사진이 무척 끌린다. 실제 저자가 엄마와 함께 동행한 여행의 이야기를 썼으며, 비용과 교통편같은 세세한 부분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엄마, 사라지지 마
한설희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11월
70이 가까워진 딸은 사진작가다.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이든 어머니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그 딸의 눈에 들어오는 엄마의 모습. 나이든 어머니의 손처럼 오랜 시간을 살아왔지만,이제 남은 시간은 많지 않기에, 2년의 시간동안 작가는 어머니를 찍은 사진을 남겼다. 그리고 사진들을 소개했던 전시회가 좋은 반응을 얻어, 이 책으로 나왔다. 엄마의 모습을 담은 이 사진들이 주는 울림은 길고 오래간다. 이 책 소개처럼,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딸이다.
2008년도에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가 나왔고, 최근도 엄마와 딸을 중심으로 한 책들은 계속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전에는 제목에서 <엄마>가 두드러지게 보였다면, 이제는 <엄마와 딸>이거나 또는 <딸>도 눈에 들어온다.
엄마와 딸. 도대체 무슨 사이인걸까. 엄마는 딸의 길을 먼저간 선배이고(공지영, 인순이), 엄마와 딸은 티격거리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지내는, 다른 사람 눈에는 이해하기 힘든 사이이며(신달자, 권남희) ,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보고싶어지지만, 어느 순간 희미해지는 기억 속의 사람이 될까 마음아픈 사람(한설희, 신경숙)이다.
한 번도 보지 않은 다른 누군가의 엄마에게서도 우리 엄마의 어떤 무엇을 찾아내게 되는 것. 나이를 먹고, 엄마는 점점 노인이 되면서,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는 느낌이 올 때가 있을테지만, 우리는 그 시간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래서 이 순간이 소중하다.
엄마는 늘 그 모습으로 있을 것 같다. 아빠도 마찬가지다.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