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계획 프로젝트의 1차점검>

 계획을 세우면 점검이 필요합니다.

 

  "어렸을 때 노트를 쓰다가 글씨가 마음에 안 들면 그 장을 뜯어내고, 또 새로 쓰지만 몇 장 못 가서 노트가 또 마음에 들지 않아 또 뜯어내고, 앞장을 뜯어내면 뒷장의 멀쩡한 노트가 떨어져나가요. 그래서 '처음처럼'이라는 게 뜯어내는 게 아니고, 뭔가 그 다음 장을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쓰는 것, 그래서 글씨가 좀 잘못되었더라도 뜯어내지 않고 다시 시작함으로써 결국 두꺼운 노트를 갖게 되는 그런 마음이 필요하다.

산다는 것은, 인생이라는 것은 결코 뜯어낼 수 없는 거다. 늘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마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추운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뭐 이런 뜻으로 시작된 거예요"

 

- 김정운, <남자의 자격>, 2012년, 페이지 189-190에서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우고, 의욕이란 걸 다시 한 번 불을 지펴보긴 합니다만, 문제는 자기몸에 맞지 않을만한 거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걸 해보겠다고 달려드는 게 문제인지, 아니면 엄청나게 좋은 아이템을 구해왔지만 써먹을 줄 모르는 그런 게 문제이거나, 아니면 써먹기에는 내가 그다지 부지런하지 못했다거나. 이유라는 것을 찾아서 들기 시작하면 그것만으로도 올 한해를 지나고 내년이 지나도 다 찾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도대체 그런 소모적인 이유따위 사실 나한테는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지금 이 시점의 제게 있어, 그러한 이유는

 필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내가 원했던 건, 지금 있는 이 현실의 개선이 문제이지, 되지 않은 어떤 이유 따위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사실, 이유같은 건, 그다지 써먹을 만한 것이 없었을지도 모르니 잘 된 거라고, 제멋대로 정리해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잘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상당히 의기소침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적었습니다. 저의 올해 목표는 <다시 새로 시작하는 것>입니다.이 계획을 지켜보고 싶기에 다시 시작해봅니다.

 

 실은 겨우 10일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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