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인터넷으로 강연을 보게되었다. 강연자마다 15분 전후의 강연을 하는 듯 한데, 강연자가 워낙 많아서 몇 명만 본 상태. 이유는 모르지만, 언젠가 봤던 TED강연이 떠올랐다. 그 중에서 소설가 김별아의 강연도 있었다. 그래서 오늘 페이퍼는 김별아의 책을 찾으러 간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미실>. 참고로 아직 이 작가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지라 검색해봤다. 이미 이 시점에서 수십 여권의 책을 썼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이 쓸 예정으로 보인다. 읽지도 않은 책을 다 찾는다는 건 시작부터 그냥 무리고, 그래서 강연에 나온 책만 잠깐 소개차 찾아보는 게 좋을 듯 하다.

 

<문학상 수상작, 베스트셀러 다시 출간>

이 책이 문학상 수상작이어서, 책 제목 만큼은 들었을지도. 근데 내가 아는 표지는 오른쪽인데? 검색결과, 올해 개정판이 나왔다. 한 번 책을 내고, 다시 그 책의 개정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매우 부럽게 생각한다.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많은 사람이 읽었으며, 그리고 아직까지 읽을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도 나왔던 그 미실을 주인공으로 하여 쓰여진 이 책은 동영상 강연에서도 언급된다. 미실이라는 인물의 삶과 그 인물이 살았던 동시대를 그리고 있다. 미실의 이름은 화랑세기에서 찾을 수 있는데, 아직 실존여부가 확실하지는 않은 인물이다.

 

<어느 집의 며느리였고, 누군가의 부인이었다. 그랬다, 과거에>

<미실>이후 작가는 다시 역사속 인물을 찾아간 모양이다. <채홍>의 주인공은 세종의 며느리였고, 문종의 세자빈이었던 순빈 봉씨. 당시로서는 상당히 문제가 되었을 왕실스캔들을 일으켜서 폐빈되었다. 역사책에는 간단히 서술되었을 이 인물에 작가는 주목하여 한 권의 책의 주인공으로 재탄생시켰다. 책의 제목인 채홍은 무지개이며, 이는 태양과 반대편에 서 있는 누군가를 의미한다는 내용이 강연에 있었다.

 

 

<열 여덟에서 여든 두 살이 되기까지, 그 시간을  살아온 누군가의 편지>

단종과 정순왕후는 청계천의 영도교에서의 헤어짐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단종은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하지만, 정순왕후 송씨의 행적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그 해 열 여덟이던 송씨는 여든 두 살이 되어 숨을 거두었지만, 그 시간이 평탄하지 않았음을 작가는 강연에서도 언급한다. 이 책은 그 시간을 살아오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편지처럼 쓰고 있다.

책제목이 위의 두 작품보다는 낯선데, 찾아보니 미실 다음에 쓰인 책이 맞는 듯 하다. 그러나 실제 역사의 시간순으로는 이 시기가 위의 채홍보다는 약간 이후이다.

 

 

 이날 강연에서 작가 김별아는 역사책에 자세히 언급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 같았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누군가는 살아왔다. 이름없는 사람들도, 이름있었던 사람들도. 그 시절의 누군가도 이미 죽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약간의 기록을 통한 것이라면, 그것으로 그 시대를 잘 알 수는 없다. 그 사이에 살아온 많은 사람들에겐 이야기가 있었겠지만, 극히 일부만이 기록으로 남을 뿐이다. 그 기록 속에서 작가는 누군가를 찾아내고, 시간의 먼지를 털고 소설속의 세계에서 많은 부분의 상상을 더하여 그들을 되살려낸다. 누군가의 며느리였고, 아내였고, 딸이었을 그들도, 누군가의 무엇으로 남기 전에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이었을거다. 

 

오늘 페이퍼는 김별아 강연을 보고, 그 강연에서 소개된 책을 중심으로 하여 썼다. 그러므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세바시>의 김별아강연을 보시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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