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개 매그레 시리즈 5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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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서 매그레의 자리를 찾아주자. 홈즈, 뒤팽, 포와로, 말로, 뤼팽을 모두 제치고 당연하게(!) 엘러리 퀸을 엄지손가락 위에 올려놓았었지만, 지금은 엘러리 퀸과 쥘 매그레 2명의 인물이 왼쪽과 오른쪽 엄지손가락에 하나씩 올라가 있다. 조르주 심농Georges Simenon의 버즈북 『매그레 반장, 삶을 수사하다』(열린책들, 2011, \750원!)의 제목에서처럼, 궁극의 주안점은 죄를 진 평범했던 자들의 삶을 뒤따라가는 행보에 있다는 것이 『누런 개』에서도 드러났고, 앞으로 <매그레 시리즈>가 쌓이면 쌓일수록 나는 이런 식의 구태의연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쉬이 지나칠 수가 없음을 인정하는 바다.  

 

일반적인 추리는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수준이기 마련이죠.
그런데 매그레는 범죄의 모순에서 출발해 인생을 이해하려 합니다.


ㅡ 『매그레 반장, 삶을 수사하다』, 212쪽, 번역가 최애리 님의 말 

 

우리 곁엔 언제나 <중환자들>이 있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ㅡ 혹은 나일 수도 있고. 그(녀)들은 복수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행복을 누릴 온당한 권리가 있으며 실수를 인정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다. 『누런 개』에서 엠마는, 혹은 <또 한 사람 X>는(그렇게 외로운 사람들은) 인위적이고 차가운 낭패를 맛본 세월을 보내며 생기발랄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상처의 처분을 그대로 바랐었다. 마치 삶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처럼. 토마스 만의 단편 「굶주리는 사람들」에서 젊은 예술가 데틀레프가 썼던 글을 생각해보자. <그리워하는 것은 정상적이며 예의 바르며 사랑스러운 영역입니다. 삶은 매혹적일 정도로 진부한 것 속에 있는 겁니다…….> ……밝게 빛나는 화려한 옷, 카페에서 히히덕거리는 연미복의 웃음들 따위도 좋겠지만, 그 누런 개, 사랑스런 조그만 강아지가 커왔던 오 년이란 시간이야말로 정상적이고 사랑스러운 날들이었어야 마땅했을 일이다. 그런데 왜 꼭 세상은 누군가가 <쥐어 터져야만> 직성이 풀린단 말인가. 이것을 단순히 니체의 gut과 böse 둘로 나누지는 말자. 왜냐하면 인간이란 언제나 자기만의 정해진 궤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엠마는 잔혹성의 또 다른 극단을 향한 생활을 보냈고 X는 외부에서 오지 않는 구원을 좇아 엠마에게 당도했다. 그래서 그들의, 중환자들이 가진 상처만이 어두운 힘으로 표출된다. 인간의 야생성이 드러나게 되는 것은 <다시 새로워질 수 있는 어떤 행복>에서 기인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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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프로비당스호의 마부 매그레 시리즈 4
조르주 심농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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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마구간 안에서, 백발이 될 때까지 살 수는 없는 거다, 이 세계에서 팽 당한들. 『라 프로비당스호의 마부Le Charretier de La Providence』 는, 사랑이란 감옥에 갇혀 사는 이들을 향한, 어떤 틀에서 못 나오는 인간들, 그들에게 보내는 쓸쓸한 응원가 ㅡ 이를테면, 매그레의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파리한 병색에 그늘지고, 가혹하다못해 사람과 기억이란 면도날에 찢김을 당하고야마는, 그런 사람들.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응시하는 것, 그래서 아픈 거다, 여기, 가슴이. 인간이 소나 돼지와 다른 게 뭔가, 그건, 늙어죽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것, 라 프로비당스호의 마부, 장은 그렇게 살았어야 했음이 옳다. 그게 순리, 라면! 

 

…이 아니다, 순리라고는 할 수 없지, 그래가지고야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심농의 이야기는 ㅡ 소설가는 선전 속 인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보여 줘야 한다, 우리는 모두 비극의 등장인물이고, 그들 자신의 <끝까지> 가기 때문이다…… 라는 그 자신의 말처럼 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하룻저녁 사이에 비극 한 편을 관람할 수 있다, 바로 상처, 그 상처가 심농의 작품을 관통하는 모티프다. 문제는 이 상처의 봉합인데, 차라리 상처인 채로 있었다면, 처음부터 그게 상처인 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들이 한데 뭉쳐, 자꾸만 인간으로 하여금 상처더미 속으로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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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타이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문타이거
페넬로피 라이블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솔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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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커상 수상작…… 인지는 잘 모르겠고,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좋고, 아니라고 해서 그렇지 않다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일단 읽는 데 상당히 불편했다. 한 마디로 지루한 사설이라고밖에는 말 할 수 없다, 나는.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는 분명 있을 것이다. 물론 작가가 말하는 '세계의 역사'가 '나 개인의 역사'가 될 수도 있음은 인정한다. 그러나 『문타이거』는 철저하게 클라우디아 햄프턴에 대한 개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세계의 역사'로 귀결되는지, 나는 당최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는 것이 내 감상이다. 서로의 기억이 지니는 다채로운 충돌에 관해 '첫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그려냈다고도 하는데, 그것은 '세계의 역사'나 '나 개인의 역사'를 빙자한 카피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뱅뱅 도는 모기향의 중심, 언젠가 하얗게만 남아버리는 그 중심처럼, 『문타이거』도 그저 다 타버린 소설이라는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의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 자체도 불편하긴 하지만, 시각의 차이, 취향의 차이, 수용자의 인식의 차이라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는 것을 사족으로 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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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2010년 5월, 한국의 「자음과 모음」, 중국의 「소설계」, 일본의 「신조」를 통해 발표된 세 나라의 시선들. 한국의 작가 이승우, 김애란, 김연수, 정이현과 중국의 작가 수퉁, 위샤오웨이, 거수이핑, 쉬이과를 비롯해, 일본의 작가 시마다 마사히코, 시바사키 도모카, 고노 다에코, 오카다 도시키 등의 작가. 국적도 경험도 다르지만 어떻게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는 주제를 끌어내는지, 그 다채로움과 공감을 맛보는 즐거움이 만만치 않은 책.

 

 

 

 

 

 

 

 

자신이 만들어간 신화적인 삶에 예술적인 완전함을 더하기 위해 써내려간 문학 작품, 월든. 소로의 시적이고 철학적인 성찰, 식물과 동물 그리고 월든 호숫가 정경에 대한 생태학적 고찰, 사회와 문화를 아우르는 날카로운 통찰, 아름다운 은유와 문장으로 가득한 작품이기에, 놓쳐서는 안 될 작품.  

 

 

 

 

 

 

 

 

 

19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토머스 하디의 걸작. 출간 당시 선정적인 내용을 다뤘다는 이유로 당대의 보수주의자들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지만, 뜨거운 독자들과 평단의 반응은 당연했던 것으로 보인다. 도덕적 편견과 저항할 수 없는 운명에 희생되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뛰어난 작품.

 

 

 

 

 

 

 

 

 

20세기 문학의 거장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초기 대표작이며 그에게 확고한 작가적 명성을 안겨준 작품. 자칫 진부한 범죄 이야기를 풍부한 문학적 장치가 수반된 긴장감 넘치는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수작이라 할 수 있다.

 

 

 

 

 

 

 

 

 

 

택시 기사 58명이 화자가 되어 인생을 이야기하는 소설.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고 있는 이집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희소성은 더욱 크다. 택시 기사들의 목소리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고된 일상을 사는 우리들의 평범한 삶을 은유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혁명전야의 날처럼 위태로운 이집트의 현실을 그대로 그려 내는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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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매그레 시리즈 1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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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장정裝幀만 보고도 질려버리는 케이스가 있다. 이를테면 토마스 만이랄지, 움베르토 에코의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중세 이야기들 말이다. 분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 딱딱한, 살인도구도 될 수 있으며 목침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법한, 뭔가를 내려치기에 꼭 맞다싶은 표지. 물론 내용조차도 심연에 빠지기 딱 좋은 경우가 많다. 이 조르주 심농Georges Simenon의 『수상한 라트비아인Pietr-le-Letton』, 가볍다, 일단 겉모양이. 헬레네 헤게만이 쓴(정말 직접 쓴 것일까?) 『아홀로틀 로드킬』과는 겉이 닮아있고,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와는 속이 닮았다(그저 그렇게 느껴졌다, <증발>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아! 비교하기엔 레이먼드 챈들러가 낫겠다, 물론 그것보다 조금 덜 묘사에 신경 쓴 것만 빼면 ㅡ 물론 확실히 다르다. 굳이 묘사라 하면 대략 이런 식이다. 라트비아인으로 나오는 피에트르pietr의 이름을 피트르pitre, 어릿광대와 매치시키는가하면, 굳이 콧날의 모양, 코끝 거리, 귓불의 모양 등 인상착의를 묘사하거나,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할 때는 자연스레 주인공에게 차를 끓여 내오는 부인의 고즈넉한 자태의 기술 등을 말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그래서), 표지에 그려진 병 속에는 열쇠가 덩그러니 딸랑댄다. 주인공 매그레가 마셔대는 맥주인지 뭔지 모를 것에,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열쇠. 복잡한 트릭이나, 여러가지 도구를 이용해 만든 말도 안 되는 범행도구 따위는 일절 등장하지 않은 채, 오로지 사람의 의중을 파고들어 굳게 잠긴 자물쇠를 헤집어놓는 열쇠. 인간적이고, 인간적이다. 변장한 라트비아인과 마주앉아 기가 차게도 「선생, 콧수염이 떨어졌소이다…….」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나.


나는 지금 이 <매그레 시리즈>의 단 한 편만 훑어본 상태인데(현재까지 총 네 권이 나와 있다), 앞으로 총 75권이 출간되고, 그걸 하나씩 읽어가다 보면, 헤밍웨이가 심농의 작품을 두고 한 말이 증명될지도 모르겠다. (그는 아프리카의 우림을 언급했지만)비 때문에 ㅡ 마침 두어 달 후면 장마철이다 ㅡ 꼼짝 못하게 되었다면 심농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대처법은 없으리라는 얘기. 누가 당장이라도 자기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것이 비극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못박을 수 있나. 요컨대, 소설은 인간이고, 인간이 소설이다. 우리는 때때로 거기에서 카스트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하지만 말이다(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나는 <서민>임에 분명하다). 이 힘없는 인간들이 만든 드라마가 예술 아닌 예술로, 그것도 추리라는 형태를 빌려 탄생한다. 취조실 혹은 안락한 소파에 앉아있는 피의자의 고독, 그리고 지금이라도 그 큰 매그레의 덩치가 이쪽으로 옴작거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만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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