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프로비당스호의 마부 매그레 시리즈 4
조르주 심농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비좁은 마구간 안에서, 백발이 될 때까지 살 수는 없는 거다, 이 세계에서 팽 당한들. 『라 프로비당스호의 마부Le Charretier de La Providence』 는, 사랑이란 감옥에 갇혀 사는 이들을 향한, 어떤 틀에서 못 나오는 인간들, 그들에게 보내는 쓸쓸한 응원가 ㅡ 이를테면, 매그레의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파리한 병색에 그늘지고, 가혹하다못해 사람과 기억이란 면도날에 찢김을 당하고야마는, 그런 사람들.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응시하는 것, 그래서 아픈 거다, 여기, 가슴이. 인간이 소나 돼지와 다른 게 뭔가, 그건, 늙어죽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것, 라 프로비당스호의 마부, 장은 그렇게 살았어야 했음이 옳다. 그게 순리, 라면! 

 

…이 아니다, 순리라고는 할 수 없지, 그래가지고야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심농의 이야기는 ㅡ 소설가는 선전 속 인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보여 줘야 한다, 우리는 모두 비극의 등장인물이고, 그들 자신의 <끝까지> 가기 때문이다…… 라는 그 자신의 말처럼 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하룻저녁 사이에 비극 한 편을 관람할 수 있다, 바로 상처, 그 상처가 심농의 작품을 관통하는 모티프다. 문제는 이 상처의 봉합인데, 차라리 상처인 채로 있었다면, 처음부터 그게 상처인 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들이 한데 뭉쳐, 자꾸만 인간으로 하여금 상처더미 속으로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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