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크라임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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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남성다움', '여성'과 '여성다움'은 '나'와 '너'만큼 다르며, 성 정체성과 젠더가 한데 묶여(혹은 동일시되어) 펼쳐지는 살풍경은 때론 '배제당하는 삶'으로 정의되기도 한다(따라서 위의 단어들에 '-다움'을 붙이는 것도 조심스럽다). 물론 <젠더 크라임>이 거대 담론을 만지는 것은 아니다.

덴도 아라타는 남성성이 두드러지는 경찰이 주인공이자 그 무대인 조직을 저울 왼편에, 남녀의 불평등과 역할에 대한 강요를 오른편에 두고서 위태로운 변화를 꾀하려 한다. 거기에는 사고를 입어 부자유스러운 하반신 탓에 성생활이 불가한 남성도 있고 어릴 적 학대를 당해 온 여성도 있다.

주디스 버틀러는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던 보부아르를 부정했다. 그것조차 남성 주체 하에서의 주장으로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 지점에서 덴도 아라타는 마초 경찰 구라오카로 하여금 세상의 불균형에 의심을 품게 했고, 그 의심은 <젠더 크라임>이라는 묵직한 결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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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요괴 나라 대만 1~2 세트 - 전2권 - 300년 섬나라의 기이한 판타지 요괴 나라 대만
허징야요 지음, 장지야 그림, 김영문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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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북펀딩 참여하길 잘했다.
책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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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단편집 스티븐 킹 걸작선 5
스티븐 킹 지음, 김현우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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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스티븐 킹 <스티븐 킹 단편집>(황금가지, 2003)

소름 끼치는 상상에 매력을 느끼는 독자층은 한정되어 있다, 어느 정도의 상상력과 더불어 일상과의 분리 능력을 지닌 독자만이 그런 이야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러브크래프트의 말이다. 이처럼 현실성의 부재로 장르문학을 기피하는 독자들이 의외로 많다(고 본다).

스무 편의 소설이 담긴 <스티븐 킹 단편집>은 러브크래프트의 설명처럼 어쩌면 제한된 독자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을지 모르고, 또한 스티븐 킹 본인이 자신의 다른 책에 적었듯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자신이 연약하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보다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킹은 지하실의 쥐 떼('철야 근무'), 악마 들린 빨래 건조기('맹글러'), 실제로 총을 쏴대는 장난감 군인('전장'), 스스로 움직이는 트럭들('트럭'), 43층 건물 벽 난간을 타는 남자('벼랑') 등에서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본인의 방식으로 환상과 공포를 처리한다.

따라서 우리가 마음 깊은 곳에 도사린 두려움들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들), 이것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것들은 우리로 하여금 환상 속으로 진입하고 공포의 대상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닌 현실에 가까운 것으로서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뭔가가 거기에 있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공포를 느끼며, 바로 그것이 잘못됐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마음속에 경고가 울린다. 이 앙상블은 우리를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그때가 바로 공포라는 예술적 부름이 위협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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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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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집 <열린 어둠> 완독. 하나같이 아름답고 고른 수준의 글이다. 야쿠자 조직원, 전직 경찰, 휠체어에 의지하는 아이, 유명 연예인, 선생과 학생. 주요 등장인물들도 다종다양한 모습이며 미스터리 또한 트릭과 기교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중 '기묘한 의뢰'가 가장 마음에 든다. 배우자의 불륜 조사를 하다 들킨 흥신소 직원이 이중 스파이마냥 이번엔 다른 쪽 배우자를 미행하다 다시 한 번 발각되어 또다시 유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그 끝에는 살인사건의 매력적인(!) 전모가 기다리고 있다.

아름답다고 언급한 것은 독특한 작풍(혹은 정서)과 이따금 기묘하게도 읽히는 문체가 어우러져 탄생한 렌조 미키히코만의 특색에 기인한 것인데, 때로는 건조하게 때로는 비에 젖은 것만 같은 꿉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미스터리를 읽는 맛에 더해져 일종의 관능미까지 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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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미 마인 워프 시리즈 8
배리 B. 롱이어 지음, 박상준 옮김 / 허블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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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90%는 쓰레기라는 비난에, 그 자신이 SF 작가이기도 한 시어도어 스터전은 ‘모든 것의 90%가 쓰레기‘라 했다. 웃음에서 놀라움, 슬픔을 거쳐 평온으로 끝나는 <에너미 마인>은 레이먼드 챈들러의 에세이 제목으로 갈음할 수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당신 인생의 십 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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