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집 <열린 어둠> 완독. 하나같이 아름답고 고른 수준의 글이다. 야쿠자 조직원, 전직 경찰, 휠체어에 의지하는 아이, 유명 연예인, 선생과 학생. 주요 등장인물들도 다종다양한 모습이며 미스터리 또한 트릭과 기교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중 '기묘한 의뢰'가 가장 마음에 든다. 배우자의 불륜 조사를 하다 들킨 흥신소 직원이 이중 스파이마냥 이번엔 다른 쪽 배우자를 미행하다 다시 한 번 발각되어 또다시 유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그 끝에는 살인사건의 매력적인(!) 전모가 기다리고 있다.

아름답다고 언급한 것은 독특한 작풍(혹은 정서)과 이따금 기묘하게도 읽히는 문체가 어우러져 탄생한 렌조 미키히코만의 특색에 기인한 것인데, 때로는 건조하게 때로는 비에 젖은 것만 같은 꿉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미스터리를 읽는 맛에 더해져 일종의 관능미까지 품게 된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