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 팩트체크 1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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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한 도전? 일전에 <뉴스룸>의 꼭지 팩트체크를 보며 알게 된 사실이다. 전 세계에서 매일같이 팩트체크를 하는 방송은 오직 한국뿐이라고. 본래 정치인들의 발언을 검증하는 무대로 시작된 팩트체크를 매일 하나씩 방송하다보니 <뉴스룸>의 팩트체크 꼭지는 정치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종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처음엔 도대체 이 사회에서 검증해봐야 할 만한 주제가 이렇게나 많았던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옐로페이퍼를 비롯한 이런저런 언론에서 쏟아지는 기사들을 둘러보면 하루에 하나씩 뭔가를 따져본다는 것은 외려 정보량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물론 그만큼 진실을 가리고 사실관계를 잰다는 것이 결코 쉬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팩트체크를 보고 있노라면 어떤 주제를 막론하고 특히 통계의 함정이 많이 노출된다. 사실 함정이랄 것도 없다. 특정 주장을 내놓는 입장에서 부러 이면의 숫자들을 누락시키는 경우가 다반사이니 이건 함정이 아니라 유불리의 입장에서 봐야 할 거다. 그간 거의 빼놓지 않고 <뉴스룸>을 시청한 나로서는 목차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이미 익숙하다. 담뱃값 인상과 국민건강지수, 한국의 메르스 대응과 해외 사례의 비교, 이동통신사의 요금과 가계통신비, 과자 포장 속의 질소, 정당방위의 이상한 기준 등등. (한국 노동자들은 일은 덜 하면서 보수는 더 많이 받는다던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 내용을 보고 괜히 울컥했던 건 나뿐이었을까? 내가 직장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싱글세? 혹은 독신세? 맙소사, 이미 혼자 거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소득공제 효과를 덜 봄으로써 세금을 더 내고 있는 것과 매한가지다) 책에 적힌 모든 이야기들을 언급할 수도 없고(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장래에 진행될 팩트체크 거리를 한 가지도 거르지 않고 죄다 책으로 엮어낼 수도 없을 거다. 나는 텔레비전 시청을 하면서 뉴스를 가장 많이 보는데 그중 팩트체크 꼭지를 보며 잠시 한숨을 돌리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말인즉슨 꼭지가 다루는 주제들이 한쪽 방면에 치우치지 않고 각종 분야를 들쑤시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정치권 소식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팩트체크에서마저 그들의 입과 말을 가지고 하루 온종일을 씨름한다면 얼마나 팍팍하겠는가. <뉴스룸>의 대표 꼭지라 할 만한 팩트체크(그리고 2부를 여는 앵커브리핑)여. 모쪼록 당신들의 다짐처럼 시원함을 주는 귀이개, 사이다, 효자손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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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로드>
닭에 대한 모든 이야기란다.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닭들의 여정을 그린 수작이라 생각된다. 품종이나 닭과 인간의 생활사 등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을까.



<신들의 연기 담배>
흡연자인 이유로 더욱 이 책에 끌리는 것일는지도.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까지는 생각지 않으나 담배 없이 살 수 없는 삶이 되어버린 지금, 담배가 지닌 파란만장한 여로를 추적한다.



<곤충 연대기>
희한하게도 동물의 왕국은 전혀 보지 않는데도 이따금씩 곤충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빼놓지 않고 시청할 정도로 곤충이란 생물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다. 앞서 언급한 두 책과 같이 이건 곤충에 대해 서술한 책. 이처럼 전문가가 하나의 주제를 파고들어 이야기해주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다.



<야전과 영원>
푸코, 라캉, 피에르 르장드르를 가로지르며 분석하고 있다는 책. 내심 복잡하고 어려울 것도 같긴 하지만 이들의 시점과 개념을 어떤 방법론을 가지고 비판하고 분석해내는지 관심 있게 들여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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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복종
에티엔 드 라 보에시 지음, 심영길 외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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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두꺼운 저작과 함께 고민했지만
이런 책이 다시 나올까 싶은 절실한 생각에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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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품격 -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 빌 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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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빠른 인간(들)/우리(들)의 면모를 꼬집는다. 그리고 첫머리에 등장하는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에서 곧은 것이라고는 그 어떤 것도 만들 수 없다.」 칸트의 말을 인용하면서까지 책을 시작하는 건 우리의 잃어버린 미덕이 안타까워서일 것이다. 동시에 브룩스가 언급하는 '죄'ㅡ맹켄에 따르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봐 불안해하는 메마르고 독선적인 사람들에 의해 남용되어 온 바로 그 '죄'라는 단어ㅡ라는 요소. 죄는 우리 정신세계를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는 것ㅡ그리고 악마적인 무언가가 아닌, 어두운 눈을 가진 우리의 성향 때문에 벌어지는 일ㅡ삶이라는 것이 도덕과 관련된 일이라는 걸 환기시켜 주는 까닭에서다.(p.109) 얼핏, 그리고 인문학이라는 범주에 끼워 넣지 않는다면 『인간의 품격』은 분명 자기계발서처럼 보이나 나와 똑같이 생긴 이런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꽤 유익한 문장들로 채워져 있다. 무언가의 결핍이든 과잉이든 어느 쪽도 환영받지는 못할 텐데, 궁극적으로 우리가 사는/살아가고 있는 이유와 방식, 내가 나를 '뒤틀린 목재'로 보는가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뒤틀린 목재라는 걸 인정하고 미덕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노력할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문제 또한 어렵기 그지없다. 각 사회는 나름의 도덕적 환경을 만들어낸다. 도덕적 환경은 일련의 규범, 전제, 신념, 습관적 행동, 제도적으로 정착된 도덕적 기준들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생성된다. 그리고 도덕적 환경은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이 특정 종류의 사람이 되도록 유도한다. 자기가 처한 사회의 도덕적 환경과 일치하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그에게 호의를 보이고 따라서 그런 방식으로 계속 행동할 동기를 부여받게 되는 거다.(p.463) 우리가 진실로 '뒤틀린 목재'인가? 그래도 상관없다. 결함 없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므로. 굳이 기독교적 관념을 들이밀어 우리는 모두 죄지은 존재이니 구원을 받으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와 같이 이해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특정한 무언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맥락이기 때문이다. 브룩스는 단정해 말한다. 우리 사회는 잘나가는 커리어를 쌓는 방법에 골몰하도록 장려하는 반면 내적인 삶을 일구는 방법에 대해서는 변변한 말 한마디 할 능력도 갖추지 못한 채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성공을 거두고 세상의 감탄을 한 몸에 받으려는 치열한 경쟁만으로도 온 힘을 소진하고 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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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의 탄생 낭만픽션 3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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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오래되지도 않았다. 80년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감금하고 강제 노역을 시킨 부랑인 수용시설이 한국에도 있었다. 『범죄자의 탄생』은 호적 장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이리저리 떠도는 무숙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단편집인데, 이들 역시 수감자와 같은 생활을 하며 중노동을 한다는 점에서만큼은 한국의 경우와 비슷할는지도 모르겠다. 역자 후기에선 이 단편집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도망'을 말한다. 총 열 편의 글에는 오로지 감금된 생활에서 벗어나고픈 무숙인들의 처지가 그려지고, 설사 그들이 도망에 성공했다 한들 그 뒤에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의 신변 혹은 감옥이나 외딴섬, 광산에서의 이야기는 일종의 간수였던 자가 거꾸로 죄를 지어 감옥에 들어가 가다밥(네모난 틀에 찍혀 나오는 감옥 밥을 가리키는 속어)을 먹게 되거나(「특별 사면」), 힘을 모아 함께 탈출하려는 자들마저도 서로를 속고 속이며(「도망」), 형기 없는 유형자를 담당하는 관리의 업무 태만으로 평생 사면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는가하면(「유형지 탈출」), 감옥에서의 동료에게 속아 전전긍긍 마음 졸이며 사는데(「붉은 고양이」), 그중 특히나 「특별 사면」은 누구라도 무릎을 칠 만한 작품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는 이 년 만에 유배된 섬에서 돌아온 자를 어떻게든 궁지에 빠뜨리려는 관리가 등장한다. 그가 무숙자를 옥죄는 이유는 단 하나, 그와 살을 붙이고 지내는 여자를 얻기 위해서. 그런데 책에서 묘사되는 무숙인이란 뭔가. 호적이 없어 제대로 된 직업을 갖기도 어렵고, 에도 시중에 몸을 두기 위해선 누군가의 보증이 필요한데다가, 혹여 그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보증인들이 연대 책임을 지게 되는 거다. 관리는 그 무숙인이 어렵사리 일을 시작하기만 하면 찾아가 훼방을 놓고 결국엔 여자를 을러 안기 직전까지 간다. 하지만 평소 불법으로 주변 상인들에게서 돈을 우려낸 행실이 발각돼 외려 자신이 감옥에 들어가고 마는데, 감방 안에서 그의 직업이 들통나 '감방 신입에게 대접되는 특별한 저녁식사'를 먹을 위기에 몰린다. 자, 이 『범죄자의 탄생』의 원제는 '무숙인별장(無宿人別帳)'이다. '인별장'이란 에도시대 때 각 사찰에서 관리하던 호적 장부로, 농촌에서 도망 나온 탓에 인별장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자가 바로 무숙자다ㅡ단 '무숙인별장'이란 서류는 존재하지 않으며 세이초 자신이 만들어 낸 말이란다. 그런데 여기서 책 표지를 보자. 우타가와 히로시게가 그린 한겨울 이른 아침 참배하러 가는 사람들의 모습(<虎の門外あふひ坂>)이나 요시와라 유곽의 인산인해가 펼쳐지는 우타가와 구니사다의 그림(<北郭月の夜桜>)과 같은 다소 완만하고 평화롭다고까지 할 만한 우키요에가 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표지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온데간데없고 온갖 아수라장, 욕망과 속임수가 판치는 암울한 사람/사람들의 몸부림뿐이며, 이자들을 빚어낸 책임은 바로 그 사회라는 것, 겉표지에 적힌 것처럼 '부조리한 사회, 사회가 범인이다!'라는 말이 더욱더 부각되기만 한다.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에서 누락된 자들, 그들을 범죄의 길로 인도한 사회야말로 진짜 범인이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만이 가슴이 와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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