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품격 -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 빌 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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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빠른 인간(들)/우리(들)의 면모를 꼬집는다. 그리고 첫머리에 등장하는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에서 곧은 것이라고는 그 어떤 것도 만들 수 없다.」 칸트의 말을 인용하면서까지 책을 시작하는 건 우리의 잃어버린 미덕이 안타까워서일 것이다. 동시에 브룩스가 언급하는 '죄'ㅡ맹켄에 따르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봐 불안해하는 메마르고 독선적인 사람들에 의해 남용되어 온 바로 그 '죄'라는 단어ㅡ라는 요소. 죄는 우리 정신세계를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는 것ㅡ그리고 악마적인 무언가가 아닌, 어두운 눈을 가진 우리의 성향 때문에 벌어지는 일ㅡ삶이라는 것이 도덕과 관련된 일이라는 걸 환기시켜 주는 까닭에서다.(p.109) 얼핏, 그리고 인문학이라는 범주에 끼워 넣지 않는다면 『인간의 품격』은 분명 자기계발서처럼 보이나 나와 똑같이 생긴 이런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꽤 유익한 문장들로 채워져 있다. 무언가의 결핍이든 과잉이든 어느 쪽도 환영받지는 못할 텐데, 궁극적으로 우리가 사는/살아가고 있는 이유와 방식, 내가 나를 '뒤틀린 목재'로 보는가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뒤틀린 목재라는 걸 인정하고 미덕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노력할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문제 또한 어렵기 그지없다. 각 사회는 나름의 도덕적 환경을 만들어낸다. 도덕적 환경은 일련의 규범, 전제, 신념, 습관적 행동, 제도적으로 정착된 도덕적 기준들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생성된다. 그리고 도덕적 환경은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이 특정 종류의 사람이 되도록 유도한다. 자기가 처한 사회의 도덕적 환경과 일치하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그에게 호의를 보이고 따라서 그런 방식으로 계속 행동할 동기를 부여받게 되는 거다.(p.463) 우리가 진실로 '뒤틀린 목재'인가? 그래도 상관없다. 결함 없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므로. 굳이 기독교적 관념을 들이밀어 우리는 모두 죄지은 존재이니 구원을 받으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와 같이 이해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특정한 무언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맥락이기 때문이다. 브룩스는 단정해 말한다. 우리 사회는 잘나가는 커리어를 쌓는 방법에 골몰하도록 장려하는 반면 내적인 삶을 일구는 방법에 대해서는 변변한 말 한마디 할 능력도 갖추지 못한 채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성공을 거두고 세상의 감탄을 한 몸에 받으려는 치열한 경쟁만으로도 온 힘을 소진하고 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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