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으로 미래를 그리다
조동성 지음 / IWELL(아이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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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으로 미래를 그리다....

 

이 제목이 처음엔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정책이 하루 아침에 갈대와 같이 이리저리 바뀌는 한국의 현실을 보노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테지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려고 하면서도 특별한 대안책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교수라고 하는 직책에 대해서 아는 것을 그다지 없지만 교육학 전공을 한 교수도 아닌 경영학 전공 교수가 쓴 교육책이라니,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교수란 직책이 좋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자리란 것도 알지만 사실 요즘 교수 자리란 곳이 가르치는 일에 열정을 갖고 가르칠 수나 있게 하냔 말이다. 교수직에 임용되고 그 자리를 유지하려면 다양한 연구 실적이 필요한데 누가 교수법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겠는가. 어떤 교수든지 하릴없이 제 연구에만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 는 것이 우리의 현재 모습이다.

 

그러던 차에 서울대 경영학 전공의 조동성 교수가 책을 냈다. 이제껏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청소년들과 교육과 미래에 대해서 고민했던 것들을 묶어서 낸 것이다. 처음부터 책으로 낼 생각으로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경영대학에 입학하고 싶은 학생이나 좋은 기업가가 되고 싶은 아이들이 찾아오면서 올린 질문들에 성실하게 답변해준 것이 소문이 나서 활발한 토론의 장으로 쓰던 게시판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이제껏 저장해두었던 귀중한 데이터들이 사라지는 바람에 이렇게 글로써 남기고자 했던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을 볼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아깝지만 데이터 오류가 난 것이 우리에겐 다행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총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에게 받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루어진 「Part 1 미래, 질문을 받다」편과, 우리 교육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한 「Part 2 미래, 함께 찾다」편, 그리고 마지막으로 멋진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경쟁력이나 리더십에 대해서 나눈 「Part 3 미래, 함께 꿈꾸다」편이 그것이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청소년들과 패기 넘치는 대학생들의 창의성 있는 혹은 모호한 질문들이 먼저 읽고 그에 대해 교수님께서 심도 있게 해준 답변을 읽고 있으니까 조금은 격세지감을 느꼈다. 내가 어릴 때, 내가 대학 때는 저런 조직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은 하지 못했었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은 좀 다르구나!! 내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은 좀 생각이 어린데 세상엔 그렇지 않은 어린 친구들도 많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막연한 꿈이든 실현불가능한 이상이든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것이 없는 사람보다는 살아가는 방향이나 모양새에 있어서 나을 것이 분명하다. 내가 이제껏 보던 아이들은 꿈과 이상이란 어휘 자체를 생각치 못했는데 아직은 꿈을 꾸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나에게는 큰 성과였다. 아직은 한국의 교육에도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또한 교육자로서 교육에 대해 묻고, 경영자로서 경영에 대해 말하고,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해 고민하는 조동성 교수님에게서도 희망이 보인다. 아무것도 알려 하지 않고, 지레 겁을 먹어버린 나에게 주는 새로운 희망이다. 자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이 나라의 교육의 갈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해답이 아닐까. 아니, 해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해답의 근사치는 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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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만들기 2 - 운명 사랑하기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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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만들기 2 : 운명 사랑하기

 

현고운의 로맨스는 어쩐지 가볍단 느낌이 든다. 뭐, 내용이 가볍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육체적인 사랑보다는 분위기가 재미있고 달달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런 이유 중의 하나가 대화가 톡톡 튀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저자도 소설보다는 시나리오에 더 재미가 있다고 하는 것을 보니 대화체에 강한 듯 싶다. 그래서 현고운의 대화를 읽어보면 그 상황이 떠오르고 상황을 이끌어가는 여주인공의 리드에 웃음을 짓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운명 사랑하기』 편은 좀 다르다. 1편의 분위기와는 좀 다르게 강렬한 육체적 이끌림을 전제로 한달까.

 

캐나다로 어릴 적 이민을 간 효은은 당차면서도 순진한 언니 상은과는 다르게 진정한 날라리라 자부한다. 하지만 자신의 운명은 한국에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곤, 아기를 가져 향수병에 걸린 상은을 위하는 척 한국으로 들어온다. 외국인 사위를 맞고 싶지 않은 아버지가 온갖 술수를 부려 일년 간 한국에서 약혼자와 체류하라는 명을 받고 쫓겨온 상은과는 달라도 뭔가 달랐다. 자신이 예쁜 줄 알고, 그 미모를 이용해 사소한 것이라도 얻어내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는 효은은, 예쁜 여자에게 착하기까지 바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못을 박는다. 그런데 왜 난 그녀가 얄밉지가 않을까. 아마도 그건 첫눈에 운명을 알아보곤 운명이 자신에게로 오길 끝없이 인내했던 그녀의 노력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영악한 효은이기에 어리숙한 남자랑은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녀가 운명으로 받아들인 상대는 너무나 힘겨운 상대였다. 한국에 들어가서 갖게 된 회사의 사장, 김대운은 미국에서 나서 자라고 국적까지 있는 순 미국인이었다. 어릴 적 한국에서 나서 캐나다에서 살다가 다시 한국에 온 효은처럼 대운이도 미국에서 나고 자라서 한국에 왔다고 하면 그들의 만남을 운명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말을 못하면 밥도 안 먹일 정도로 엄하게 키웠던 아버지 밑에서도 바락바락 대들며 제 주장은 하고야 말았던 효은이, 미국에서 살긴 했지만 뼛속까지 가부장적인 대운을 만났을 땐 어떤 스파크가 튀었을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1편에서는 여준과 상은이 은근슬쩍한 사랑을 나누었다면 대운과 효은은 스파크가 튀는 사랑을 나눈다. 특히나 효은이가 스파크가 튀도록 상황을 제어하고 있다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 남자에게 간택되길 기다렸던 과거의 미인상에서 탈피해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해내는 그런 효은의 모습이 부러웠달까.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고 반동이 있더라도 뻔뻔하게 연기를 할 수 있는 고도의 자신감만으로도 효은은 대운을 가져 마땅하다. 옛부터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가진다고 했지 않았나. 처음 효은의 "배불뚝이 임산부는 어쩌고~"라고 하는 전화통화하는 것만을 듣고 불륜녀라고 오해한 대운은 그녀를 그리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계속된 그녀의 매혹적인 모습에 눈이 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던 것!! 결국 효은의 의도대로 질투심에 활활 타올라 재가 될 뻔했을 때 말도 안되는 제안을 내놓는다. 첫번 째는 돈을 주고 사겠다고... 두번 째는 동거하자고....

 

이런~~ 천인공노할 놈 같으니라구~~~ 오해를 미리 잡아주지 않았던 효은에게도 잘못은 있지만, 이것은 대운의 가치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운은 사랑 같은 것은 믿지도 않는 마음이 차가운 남자였던 것... 이를 어찌할까. 이미 사랑해버린 효은이 있는데.... 하지만 절대 호락호락하게 넘어오지 않는 우리의 효은이가 있다. 효은이가 대운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지켜봐도 재밌지 않을까. 상콤달콤한 사랑이야기가 그리워지신다면, 적극 추천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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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치명적 배후, 성性 - 상식과 몰상식을 넘나드는 인류의 욕망
이성주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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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치명적인 배후, 성性 : 상식과 몰상식을 넘나드는 인류의 욕망
 
제목은 참 그럴싸하게도 지었다. 상식과 몰상식을 넘나드는 욕망이라니~ 하긴 나도 이 제목에 솔깃했던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리고 말 그대로 몰상식적인, 인간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실제로 역사적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프로이센은 자국의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아이를 많이 낳도록 일부이처제를 허용했고, 심지어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도 아이만 낳으면 나라에서 우대해주기까지 했다니, 그 당시의 성풍속도는 상당히 문란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미국정부는 페니실린의 발명으로 매독 치료가 가능해졌음에도 매독에 걸린 흑인들을 치료해준다고 거짓말로 속이고 30년 동안 병의 진행상태를 관찰만 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흑인들의 인권이 바닥에 떨어진 시대였으니 그 이상의 끔찍한 일도 가능했을 것이라 여겨지니 이건 어쩜 약과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독특하고도 기이한 이야기들만 엮어놓은 이 책은 목차로만 보자면 논문 주제로도 손색이 없어 왠지 학구적일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에 서문과 목차를 꼼꼼하게 보고 나서 책을 본격적으로 읽는 나로선 너무 어려울지도 모르겠단 걱정을 내심 했다. 다음은 목차의 일부분이다. 조금은 어려워보이지 않는가.


     
 
2 억악과 편견 그리고 성
 _ 권력이 사회적 약자에서 가한 성적 억압과 폭력
1) 섹스는 인류 멸망의 시작이니라
2) 베일에 싸인 정조대의 존재
3)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자위행위
4) 20세기 미국의 흑인들, 매독 연구로 희생되다
5) 낙태는 권리인가, 권리가 아닌가
 
     


그런데  절대 어렵지가 않다. 모든 글은 좀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대화글이 들어가는데 그 대화글이 너무나 우스꽝스럽게 정리되어 있기에 아주 술술 읽힌다. 나만 하더라도 처음 그냥 맛만 보려고 책을 들었을 뿐인데, 어느새 다 읽어버렸다. 유쾌하게, 혹은 익살스럽게 전달해주기 때문에 섬짓하거나 끔찍할 만큼 몰상식한 성 이야기가 그냥 유머러스하게 이해된다. 어쩜, 제목을 잘못 지었는지도 모른다. 「유쾌하게 전달해주는」이란 부연설명을 앞에다 조그맣게 넣어햐 하는 것은 아닐런지... 그만큼 쉽게 빠르게 이해되니 심심풀이로 읽을 수 있겠다.
 
그런데 전달하는 방식이 심심풀이 땅콩 같다고 해서 내용까지 단순할 거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내용은 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놀라울 테니까.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인간은 단지 섹스만 하는 동물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단순무식해 보인다. 일례를 들면, 세계2차대전 때 영국군이 영국을 벗어나고 얼마 후 미군이 영국에 주둔했을 때의 일이다. 3년 가까이 독수공방했던 영국여인들은 영국군보다 몇 배나 많은 연봉을 받고 훨씬 잘생긴 미국군들을 열렬히 환호했고, 여자가 아쉬웠던 미국군도 영국여인들을 기꺼이 취했다. 그 결과,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영국에서 태어난 25만 명의 신생아 중에서 10만 5000명이 사생아로 태어났다는 사실만 봐도 전쟁 중에 정숙했던 영국여인들은 없었던 거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물론 이 때도 진실한 사랑이 생겨난 경우도 있긴 했지만 많은 불장난이 양산되었다는 사실로 봤을 때 전쟁은 성이 문란해질 수 있는 큰 계기가 된다고 볼 수 있겠다.
 
그 외에도 중세 때 여성의 정조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을 거라고 여겨지는 정조대도 실은 관상용이거나 스릴있는 성행위를 위한 도구였음이 판명되었다. 정조대를 쇠로 만든 것이나 살벌한 장식을 해놓은 것으로 봤을 때 여성의 맨살에 착용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역사에도 여성에게 정조대를 착용하게 했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실제로 있지도 않은 물건이 있다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만큼 성이 궁금증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일까. 성이 은밀하게 여겨졌기 때문일까. 어쨌든 인간의 성에 대한 관심은 결단코 사라지지 않을 것임은 분명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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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를 누를 때
야마다 유우스케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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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정말...? 이란 질문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스위치를 누르지 말라고 즉, 자살하지 말라고 의도하는 소설치고는 너무나 암울하니까. 이런 소설을 읽고도 과연 삶의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인지... 2030년의 한 국가에서 자살억제프로젝트를 위해 아이들을 선별해 강압적으로 가족과 떨어뜨려놓고 언제든지 자살을 할 수 있도록 심장과 연결된 스위치를 주고 가두어놓는 실험을 행했다. 무차별적으로 선별한 아이들은 다섯 살 때 심장수술을 받아 스위치와 연결시켜놓고 열 살이 되면 가족들에게서 떨어져 혼자 형무소 같은 곳으로 보내져 아무런 의미도 없이 살아야 했다. 또래 아이들과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있지만, 아무런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하나둘씩 차례차례 스위치를 누르고 죽어갔다. 이런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로 많은 자살자들을 방지했지만 이런 성과가 제 아이를 빼앗기고 하루하루를 눈물로 살아가는 많은 부모들과 하루아침에 부모와 떨어져 죽음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의 희생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겠다. 하지만... 그 의미... 평범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가족들과 같이 하는 한 때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목숨과도 맞바꿀 수 있을 정도의 가치를 지녔다는 것...? 맞을까. 내가 찾아낸 것이? 내가 찾아낸 주제가 맞다면 평범한 진리를 찾아낸, 아주 주옥같은 소설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이 소설이 아무리 훌륭한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해도 말 끝에 항상 ‘하지만’을 붙일 수 밖에 없다. 평범한 진리를 전달하기위해 끔찍한 현실을 만들어낸 것이 사실 그다지 와닿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갈구하며 죽어갔던 그 평범함이 왠지 너무나 과대포장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혹은 프로젝트의 취지와 열 살밖에 안 된 아이들에게 부모와의 격리로 인해 자살을 강요하는 것이 언뜻 연결되지 않기 때문일까? 자살억제프로젝트라면서 왜 좀 나이든 아이들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열 살짜리 아이들이 자살을 그렇게 많이 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자살을 많이 하는 연령대가 아닌데 실험체로 쓰이는 것도 이상하다. 또 세상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지도 못한 아이들에게 자살 방지에 대한 어떤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고 하는 것인지 전혀 납득할 수 없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일까. 이 아이들이 형무소와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전혀 눈 앞에 그려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놀것이나 즐길것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살을 할 순 없지 않은가. 자살을 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거부당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은데, 끌려온 아이들이 어떻게 거부당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저 사랑하는 엄마를, 가족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 그것이 자살의 이유가 될 것인지도 잘은 모르겠다. 내가 그 나이가 아니니 아무래도 이해의 폭이 좁긴 할 테지만. 평생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없고 사랑하는 부모님을, 형제를 만날 수 없다면, 평생을 다른 사람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고 격리되어 살아가야 한다면 과연 나는 자살을 할까. 조금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름 상상을 해보았다. 만일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을까 싶어서... 하지만 그렇게까지 암울할까. 난방도 전혀 되지 않고, 맛난 먹을거리도 없고, 재미있는 놀이나 TV시청도 금지되는 곳에서 사람은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쉽게 인생을 포기할까. 나는 인간을 그렇게 약하게 보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소설 속에 몰입을 하지 못했던 탓인지는 몰라도 조금은 납득하기 어려운 소설이었다. 마지막 반전도 안타까웠고...

 

어린 아이들,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결국은 자살하도록 방조하는 정부를 보면서 일개 시민들의 안위는 전혀 생각지 않은 이 시대의 정부가 떠올랐다. 돈 없고, 권력 없고, 연줄 없는 일개 서민들을 마구 우롱하는 정부가 꼭 이 소설에 나오는 정부랑 조금은 비슷해보였다. 아무리 자살을 억제한다는 대의를 위해서라지만 같은 정부 아래서 똑같이 보호받아야 하는 시민을 그렇게 실험체로 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정말 너무나 똑같다. 왠지 이번 소설은 아름답고 숭고한 주제보다는 비정하고 얍삽한 정부의 모습으로 대변되는 청소년자살억제프로젝트의 총괄자인 사카이 노부히데의 냉소적인 모습이 마지막으로 잔상에 남는다. 자신이 마치 신(神)이라도 된 양 냉소하는 꼴이라니~~ 또한 한편으로 이렇게 오만한 행동을 서슴없이 동물에게 행하는 인간의 비정한 모습이 떠올라서 책을 덮고 나서도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가슴 언저리에 무언가 내려가지 않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 아마 알고 있기에 더욱 불편한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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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어깨통증 - 어깨.팔꿈치 통증은 반드시 낫는다!
오경화 옮김, 후쿠다 치아키 감수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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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버지께서 어깨가 아프신 적이 있었다. 혹 오십견이 아니냐고 심각하게 걱정을 했지만 알고보니 급작스레 어깨 근육을 많이 쓴 탓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었다. 지금은 아버지의 어깨가 멀쩡해져서 다행이었지만, 얼마나 놀랬는지... 아버지가 갑자기 늙으신 것 같아서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만약 그 때 이 책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기상으로 해도 5년 전 쯤의 일이라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이 책을 보니 그런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조금만 먼저 나오지~~~ 그런 의미로 이 책은 하나씩 집에 상비약처럼 구비해두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내용도 자세한 그림에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 있어서 얼마나 보기에 쉬운지... 나이 드신 어른들도 쉽게 따라하기에 무리가 없다. 다만 글자가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조금 작은 듯 하니까 돋보기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처음에는 자녀들이 읽어주면서 같이 어깨 통증을 치료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서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안쓰러움도 같이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이 책은 아주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깨편과 팔/팔꿈치 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각의 통증이 여러 개가 있어서 돌발성 통증과 만성 통증으로 나뉘어 설명해준다. 돌발성 통증은 지금/당일/2,3일 후/1주일 후/10일~2주일 후로 구분해놓고 각 때에 해야할 일을 명확하게 설명해놓곤 더 심해지면 병원도 꼭 가보라는 말과 함께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만성 통증일 경우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음을 밝혀놓고 자신의 평소 자세나 습관이 어떤지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보게 해준다. 그리고 나서 각 경우마다 필요한 통증에 대한 처치 방법을 일러주는데 여기 나온 것들을 다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사용하면 좋단다. 방법은 총 여섯 가지로, 경혈요법, 온냉요법, 마사지요법, 몸을 움직이는 방법, 키네시오 테이프법, 몸을 쉬어주는 방법이 있다. 통증이 생길 때는 보통 근육에서 발열이 되기 때문에 온찜질은 금물이라는 것도 여기서 알려주었다. 보통은 차갑게 해주어야 하는 것인데 가끔 혈액순환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따뜻하게도 해준다. 그래서 그때 그때 상황을 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경혈요법은 혈을 눌러주거나 두드려주는 것인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물체를 이용해서 할 수 있어 편리했다. 부위에 따라서 머리핀이나 이쑤시개를 열 개 정도 묶은 것을 사용하기도 하고 쌀알을 테이프로 붙여두기만 해도 효과가 있는 것도 있다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오십견이니 사십견이니 하는 것은 근육이 많이 쓰지 않아서 그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에 생긴 일이다. 현대인으로 전신을 다 쓰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일어나는 일이니까 우리가 조금만 생활 습관을 바꾸고 일하다가도 스트레칭을 중간 중간에 해준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마사지요법이나 경혈요법을 이용해서 평소에도 혈을 눌러주거나 만져주기만 해도 특별히 아플 일은 없을 수 있다. 책을 보면서 계속 따라했더니 목 근육도 시원하고, 어깨나 등 부분도 시원함을 느꼈는데 딱 내 동생에게 갖다 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게임회사에 취직해서 컴퓨터 앞에 꼭 박혀 앉아있을 텐데 걱정이다. 원체 자세가 목을 앞으로 빼고 어깨는 두리뭉술하게 굽히고 다니는지라 일을 할 때도 그 자세가 어디로 가겠나 말이다. 그래서 오늘 퇴근하고 돌아온 동생에게 목 근육부터 푸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스트레칭도 시켰는데 매일 하나씩 알려주고 그 자리에서 해보라고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음 같아서야 책을 갖다 안기고 싶지만 책을 보기 싫어해서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스트레칭이라도 같이 따라하라고 하면 좀 생각나지 않을까. 뭐, 좀만 더 있으면 이제 몸이 자기 몸 같지 않을 때가 올 텐데 자기도 살고 싶으면 가끔씩 누나가 알려준 스트레칭 방법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그 때되면 책을 줘도 알아서 잘 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무실에서 앉은 채로 장시간 근무하는 사람들, 팔근육을 오래 쓰게 되는 사람들, 컴퓨터 자판을 오래토록 두드려야 하는 사람들... 요즘 어깨 통증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이제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장시간 학원에 앉아 얼굴을 쳐들거나 푹 숙이며 수업을 듣는 아이들도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때이니, 이 책은 정말 현대인의 필독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이제는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몸을 살살 구슬려가며 다루어야 할 때다. 안 쓰던 근육도 움직여주고 쓰던 근육도 보호하고 냉찜질이든 온찜질이든 마사지이든 테이핑이든 자기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골라 평소에도 꾸준히 보호만 해준다면 갑작스런 담이나 오십견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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