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이진원 옮김 / 해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작은 글씨로 촘촘하게 풀어써내려간 이 책은 이제껏 우리가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정당한 근거나 주장을 뒷받침할 사례를 모으지 못해 정리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도시가 환경파괴의 주범이고 성범죄 및 다양한 범죄의 온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우리의 선입관을 무너뜨리고 저자는 오히려 도시가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설파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유는 도시는 인적 자본, 즉 인재를 끌어모은다는 주장이다. 고대 아테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여러 지식인들이 모여 살면서 등장한 온갖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 퍼지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불러일으켰고, 그것은 르네상스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우리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아이디어가 폭발하는 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도의 방갈로르의 경우에도 사회적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는 않은 도시이지만 인적 자본을 잘 활용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인도는 열악한 도로와 취약한 전력망 때문에 실제로 서양 사회에서 이뤄진 것처럼 농업 사회에서 산업 사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IT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지금은 IT산업으로 많은 발전을 낳고 있다. 방갈로르의 인터넷 기업가 루반 푸칸은 다양한 IT 산업을 경험하면서 나중에는 인도에서 제 회사를 차렸는데 그때 굶주린 소작농이든 최고 계급인 브라만이든 어떤 계급에게든 열린 태도로 다가갔더니 폭발적인 환영을 받았다.
 
이곳 방갈로르는 국제적 교류가 일어날 수 있었던 지리적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곳에서는 자연적으로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한 전문가를 육성할 기회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고용주 입장에서는 가격이 낮은 근로자들이 많은 것에 매력이 느껴 인도로 찾아오고, 그 덕분에 근로자들은 좋은 조건을 가진 일자리를 얻을 수 있기에 방갈로르가 그만큼 성장하게 된 것이다. 또한 도시가 크면 클수록 보다 좋은 조건을 가진 직장을 찾아나설 수 있기에 그보다 좋은 환경은 없을 것이다. 물론 방갈로르가 뭄바이보다 건조하고 델리보다 덜 후덥지근한 온난한 기후라는 것도 좋은 요건이겠지만 그보다는 인적 자본들이 모여있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중에는 많이 배우면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생각이 있다. 실제로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성인 인구가 10퍼센트 늘어나면 도시 1인당 총생산은 22퍼센트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 그 말은 옳다. 게다가 숙련된 사람들과 같이 일했을 때 사람들이 훨씬 더 생산적으로 변한다는 연구 결과로, 도시를 성장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인적 자본임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시를 이끌어가는 정치인들이 쉽게 하는 실수는 제조업이나 인프라가 확장되면 도시가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히 몰락해가는 디트로이트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디트로이트는 뉴욕과 함께 항구가 인접해 있어서 19세기에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 그 당시에는 운송비용이 컸던 시기였기에 지리적 인접성이 용이했던 이유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동차를 처음 만들었을 때도 한창 잘 성장했으나 그것만으로는 계속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헨리 포드가 개발한 조립 라인은 비숙련된 미국인들을 이용하는데 용이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디트로이트를 덜 숙련된 도시로 만듦으로써 디트로이트가 몰락하는 데 큰 일조를 하게 된다. 시기가 바뀌자 기업가들은 더 큰 공장을 세우기 위해 도시에서 이주를 꿈꾸었고 광대한 공장들의 기계화가 노동자도 내쫓아버렸다. 이로써 산업의 발달은 도시에서의 빠른 탈주를 돕는데 사용될 뿐 도시의 성장을 지속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정치인들이 디트로이트의 몰락을 가속화하기도 했다. 큰 빌딩을 짓고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 피플 무버를 개통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일 줄 알았지만 인적 자본이 없는 도시에 그런 인프라가 많이 생긴다고 해서 도시가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아도는 주택은 관리가 되지 않아 범죄의 온상이 될 뿐이고 그로써 이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만 속히 탈출하게 만들 뿐인 것이다. 차라리 과감하게 도시의 몰락을 받아들이고 남아도는 주택을 철거하는 것이 더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그러나 뉴욕의 경우에는 의류업의 몰락으로 한 때 위기를 맞았으나 금융업의 발전으로 아직까지 그 명성이 건재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도시의 성장은 어떤 사회적 조건이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재능있는 인간이 좌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도시의 성장이 인간을 훨씬 살기 좋게, 깨끗한 물을 얻고,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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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1-08-06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