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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만들기 2 - 운명 사랑하기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인연만들기 2 : 운명 사랑하기
현고운의 로맨스는 어쩐지 가볍단 느낌이 든다. 뭐, 내용이 가볍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육체적인 사랑보다는 분위기가 재미있고 달달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런 이유 중의 하나가 대화가 톡톡 튀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저자도 소설보다는 시나리오에 더 재미가 있다고 하는 것을 보니 대화체에 강한 듯 싶다. 그래서 현고운의 대화를 읽어보면 그 상황이 떠오르고 상황을 이끌어가는 여주인공의 리드에 웃음을 짓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운명 사랑하기』 편은 좀 다르다. 1편의 분위기와는 좀 다르게 강렬한 육체적 이끌림을 전제로 한달까.
캐나다로 어릴 적 이민을 간 효은은 당차면서도 순진한 언니 상은과는 다르게 진정한 날라리라 자부한다. 하지만 자신의 운명은 한국에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곤, 아기를 가져 향수병에 걸린 상은을 위하는 척 한국으로 들어온다. 외국인 사위를 맞고 싶지 않은 아버지가 온갖 술수를 부려 일년 간 한국에서 약혼자와 체류하라는 명을 받고 쫓겨온 상은과는 달라도 뭔가 달랐다. 자신이 예쁜 줄 알고, 그 미모를 이용해 사소한 것이라도 얻어내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는 효은은, 예쁜 여자에게 착하기까지 바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못을 박는다. 그런데 왜 난 그녀가 얄밉지가 않을까. 아마도 그건 첫눈에 운명을 알아보곤 운명이 자신에게로 오길 끝없이 인내했던 그녀의 노력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영악한 효은이기에 어리숙한 남자랑은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녀가 운명으로 받아들인 상대는 너무나 힘겨운 상대였다. 한국에 들어가서 갖게 된 회사의 사장, 김대운은 미국에서 나서 자라고 국적까지 있는 순 미국인이었다. 어릴 적 한국에서 나서 캐나다에서 살다가 다시 한국에 온 효은처럼 대운이도 미국에서 나고 자라서 한국에 왔다고 하면 그들의 만남을 운명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말을 못하면 밥도 안 먹일 정도로 엄하게 키웠던 아버지 밑에서도 바락바락 대들며 제 주장은 하고야 말았던 효은이, 미국에서 살긴 했지만 뼛속까지 가부장적인 대운을 만났을 땐 어떤 스파크가 튀었을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1편에서는 여준과 상은이 은근슬쩍한 사랑을 나누었다면 대운과 효은은 스파크가 튀는 사랑을 나눈다. 특히나 효은이가 스파크가 튀도록 상황을 제어하고 있다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 남자에게 간택되길 기다렸던 과거의 미인상에서 탈피해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해내는 그런 효은의 모습이 부러웠달까.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고 반동이 있더라도 뻔뻔하게 연기를 할 수 있는 고도의 자신감만으로도 효은은 대운을 가져 마땅하다. 옛부터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가진다고 했지 않았나. 처음 효은의 "배불뚝이 임산부는 어쩌고~"라고 하는 전화통화하는 것만을 듣고 불륜녀라고 오해한 대운은 그녀를 그리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계속된 그녀의 매혹적인 모습에 눈이 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던 것!! 결국 효은의 의도대로 질투심에 활활 타올라 재가 될 뻔했을 때 말도 안되는 제안을 내놓는다. 첫번 째는 돈을 주고 사겠다고... 두번 째는 동거하자고....
이런~~ 천인공노할 놈 같으니라구~~~ 오해를 미리 잡아주지 않았던 효은에게도 잘못은 있지만, 이것은 대운의 가치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운은 사랑 같은 것은 믿지도 않는 마음이 차가운 남자였던 것... 이를 어찌할까. 이미 사랑해버린 효은이 있는데.... 하지만 절대 호락호락하게 넘어오지 않는 우리의 효은이가 있다. 효은이가 대운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지켜봐도 재밌지 않을까. 상콤달콤한 사랑이야기가 그리워지신다면, 적극 추천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