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 이타카
김지훈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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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인지 오늘인지 하여튼 밤을 새워 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느낀 소감은 요즘 한국소설이 미래에 대해 경고를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바로 얼마 전에 읽었던 김현영의 『러브 차일드(사생아)』란 소설도 그렇고, 이번 김지훈의 『더미』도 그렇고 인류가 곧 멸망할 것만 같은 그런 위기감이 들게 한다. 김현영 소설에서는 고령화에 대해서, 김지훈 소설은 비만이란 주제를 놓고서 이야기하기에 딱 일치되는 부분은 없지만, 세상이 미쳐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흡사하다. 그래도 『러브 차일드』에서는 3인칭 서술자를 내세워 주인공들과 거리를 뒀던 것이 감정조차 메마른 사회를 표현하는데 아주 탁월했었는데, 김지훈 작가의 이 소설은 1인칭 화자를 등장시켜 인간이 자신의 명백한 잘못을 어떻게 자기합리화하는지 그 가장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머리가 뛰어나지만 그것을 그리 특별하게 여기지 않고 항상 자신의 위치가 낮다는 것을 확인하며 일견 자신감 없게 보이는 행동을 하는 남자주인공에게 많은 동정표와 자신과의 동일시를 유발했던 것은 상당히 주효했다. 이젠 그가 느끼는 죄책감과 잘못된 행동들과,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뻔뻔스러울 만큼 두꺼운 자기합리화의 가면을 같이 써야 할 테니까.
 
존 홉킨스 대학에 있는 생물학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프루지너 교수의 연구팀에 소속되어 있었던 주인공 나는 자신의 노력의 결산물인 논문을 교수가 가로채가버렸을 때, 자신이 명예를 얻고 싶어했던 것이 아니였다는 것을 깨닫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의사였을 때 먹고 살기 위해 의술을 사용하는 것이 구역질이 나서 삶의 목적을 느끼기 위해 전쟁 한가운데를 직접 걸어들어간 것처럼, 이제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 명예나 영광은 뿌리치고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물론 이와 같은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유유자적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돈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사실은 그런 돈을 마련할 수 있는 도구가 생기자마자 지긋지긋한 연구원 생활을 바로 접어버린 것이다. 항상 남의 논문이나 훔치는 교수 밑에서 있기도, 제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입만 앞서는 동료 곁에 있기도 이젠 너무 지쳐버려서.... 그는 연구를 하다가 진정한 비만 바이러스를 발견했던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비만 바이러스를... 그런데 이 바이러스는 실제로 공기 중이나 물로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일정량을 먹어줘야만 가동되기 때문에 사람에겐 무해했다. 그래서 그가 생각했던 것은 돼지나 소 같은 가축들에게 먹이면 금방 내다팔 수 있으니까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름하여 레인보 아미노산.
 
그리고 그 생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에게 투여되는 각종 항우울제, 성호르몬제, 항생제들보다도 그의 연구물이 훨씬 더 부작용이 없고 한 번 찌면 절대 빠질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데다가 근육 사이사이에 지방이 생성되기에 맛도 훨씬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의 특허물은 여러 가공품으로 확산되어가기 시작했다. 이거 완전 장님 문고리 잡은 격이다. 그저 자유를 위한 작은 돈을 벌고 싶었던 것이 거대한 재벌 하나 만들게 생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이 개입된 생명체에게 무슨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이 소설을 보고 느낀 것인데, 생물학만큼 무서운 학문도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식물의 품종 개량은 곧잘 있어 왔지만, 이제는 이것이 동물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응용하는 사태까지 일어나니, 우선적으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윤리적인 한계를 지어두어야 할 것 같다. 과학은 가치중립적이 아니라는 말,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문제는 없을 수도 있다. 만약 정확한 사용법대로만 사용한다면... 과학자인 주인공은 정확함이 필수라고 생각하지만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 기업 입장에선 약간의 편법은 당연할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직접 섭취하면 결단코 살을 뺄 수 없는 비만 효과가 시작되는 것도 무시하고 이제는 가축 사료용이었던 것을 이젠 식품첨가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가만 보면 내가 좋아하는 초코릿, 사탕, 젤리 등도 식품첨가제 범벅이었을 것이고, 설탕은 또 얼마나 많이 들어가 있었을까. 야식엔 그만인 라면이나 과자 한 봉지도 빼놓진 못하는데... 하지만 뻔히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사먹고 있다. 마치 비만이 될 자유라도 있다고 주장하려는 듯이~. 하지만 주인공은 선량한 탓에 사람들이 점점 비만이 되어 가는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제 손으로 상자를 열어버린 판도라처럼, 그렇게 비참하게 후회를 했다. 여러 연구기관에 의탁을 하든 실제로 자기가 비만치료제를 만들든 다양한 방법으로 매달리고 노력해봤지만 너무나 천재적이어서 레인보 아미노산을 방어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분명 잘못되었는데, 그가 한 행동은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노벨처럼 끔찍한 일이었는데, 경제논리가 곧 인간 상식이 되어 버린 이 시기에 아무도 그를 탓하지도, 그를 이해하려 들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에게 고마워한다. 잘못된 세상은 바꾸어야 한다는 르포 작가 스피넬도 사람들이 좋아서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선택론을 강요한다. 자신이 폐암으로 죽을 것을 알면서 담배를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마치...... 죽음으로 향해 가는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믿는 것처럼. 그런데 정말로 그런 걸까? 충분히 위험성을 경고하고도 제 스스로 먹기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저 죽어도 싼 인간인 걸까?
 
나라도 그런 물질이 나왔으면 대놓고 먹었을 것이다. 그것이 운동이나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살을 빼게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그런 책이나 정보엔 무척이나 느리니 아마 그 정보를 알 쯤엔 이미 사정없이 뚱뚱해지고 난 이후였을 것이다. 그러고도 남탓은 못하고 내가 많이 먹었어~ 하고 자책만 가득하겠지... 그것이 옳은 것일까? 사람들은 알 권리가 있지 않나? 일이 커진 다음이 아니라 처음부터, 먹기 전부터 이렇게 감칠 맛이 나는 첨가제가 있는데 먹으면 살을 뺄 수가 없지만 먹을 건지 의향을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대중은 그렇게 희생당할 수 밖에 없다. 급기야 그의 잘못된 특허는 뉴타입이란 신종 인류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는데, 이는 우성 형질이여서 아이를 낳기만 하면 무조건 뉴타입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뉴타입들은 서민들이 아니다. 높은 곳에 있는 양반들, 삶의 유희를 즐기다못해 이제는 아예 인간이길 포기해버리는 짓거리까지 서슴치 않고 행하는 인간의 거죽을 쓴 짐승일 뿐. 그렇기에 뉴타입들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도 않고 자기를 즐긴다. 결국 서민들만 뚱뚱해지고 그렇게 인생을 망가뜨리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나는 어떨까? 괴로워서 자살이라도 할 것 같나? 절대!! 그의 선량한 양심으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짓거리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선 그렇게 망나니가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기만이란 탈 속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어느 천재 과학자가 우연히 발견해낸 레인보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한 차원 높은 미각을 알려주고 새로운 종류의 인종을 탄생케 했으며, 서민들을 위한 나라를 추방시켜버렸다. 아마도 한 세기만 지나면 사람들은 너무 복작거리지 않게, 아주 알맞은 밀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뚱뚱한 서민들은 다 죽었을 테니까. 그것이 그 선량해마지 않았던 한 과학자가 한 일이다. 아니, 우리 모두가 눈을 감고 귀를 막아서 일어난 일이다. 아마 진짜로 우리 일반 서민들이 계속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언젠간 '서민'이란 말조차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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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다림 레나테 - 북한 유학생을 사랑한 독일 여인이 47년간 보낸 전세계를 울린 감동의 러브레터
유권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북한 유학생을 사랑한 독일 여인이 47년간 보낸 감동의 러브레터

 

이 책은 중앙일보 유권하 기자가 독일 여인의 47년간 이루어진 순애보적인 이야기를 기사로 옮긴 후에 전세계적인 지지와 응원을 받아 결국 러브레터의 주인공을 만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당시 남북의 국제 정세가 지금만큼 악화되지 않았었기에 고립을 고수하고 있는 북한 사회마저도 레나테 할머니의 사랑을 층분히 배려해주어 지금까지도 서신 왕래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로 인해 날로 악화되기만 하는 남북 정세를 고려해볼 때 2차 가족 상봉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 같아 부랴부랴 책으로 펴냈다고 한다. 2차 상봉까지도 가능해지면 그때서야 책을 내려고 했었는데 레나테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그리고 너무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남기는 것이 남겨진 나머지 이산가족들에게 도리일 듯 해서 말이다. 레나테 할머니의 기사가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고 가족 상봉까지도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와 유사한 북한유학생과 독일 여성 간의 이산 가족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었다. 그들은 북한에 있는 남편이나 애인들이 불이익을 당할까 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었는데 레나테 할머니의 성공으로 조금의 희망을 가지게 된 것! 북한에 가족을 둔 독일 사람들만의 모임은 이제 계속 되고 있다니 레나테 할머니의 성공이 이루어낸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일 것이다.

 

1955년에 북한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서 자기 학생을 받아준 독일로 영특한 젊은이들을 대거 유학보냈다. 그곳이 바로 레나테가 있던 독일 예나였다. 여대생 레나테는 화학을 전공하던 중에 북한에서 유학 온, 멋지고 유머스러운 홍옥근을 만나 순식간에 금지된 사랑에 빠져버렸다. 본인 생각해도 그렇게 순식간에 빠진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렇게 순식간에 말이다. 부모의 반대도 그들의 사랑을 막을 순 없었다. 북한 유학생은 결혼할 때 북한대사관의 승인을 받아야 해서 편법으로 다른 지역으로 가 몰래 결혼을 하고 그렇게 행복하게 아이를 낳으면서 장및빛 미래를 꿈꾸면서 살았다. 지금은 동독의 어느 회사에 취직이 되어 여기서 살지만 후에는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들어갈 것을 결심했기에 그리 불안하지만은 않았던 것!! 그들의 사랑은 굳게 결속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레나테가 둘째를 가지고 있을 때, 옥근은 북한으로 귀국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뜬금없이 이루어진 청천벽력같은 명령이었다. 아마도 서독으로 망명한 여러 북한 유학생들이 생겨서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린 북한의 나름 방책이었을 것이다. 다만 레나테 뿐만 아니라 여러 북한 유학생과 독일 여대생 커플들에겐 정말 가슴 아픈 이별의 소식이었다. 단지 48시간만이 주어진 이별 준비 시간 속에서 경황없이 짐을 싸고 배웅을 할 때, 첫째 현철이가 ‘아빠’라고 비슷하게 옹알이하자 지었던 그의 표정은... 정말 슬픔 그 자체였다.

 

 사실 아기만 없다면, 임신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레나테는 같이 북한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기에 남아있던 것이 47년이라는 긴 이별을 만들어버렸다. 처음에는 편지는 오고갔다. 5월달 한 달에만 15통이나 보내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편지는 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47년.... 레나테는 이제 할머니가 되어 홀로 사신다. 두 아들 모두 독립하고 둘째 우베는 결혼해서 아이도 있기에 이제 완전히 할머니가 되었다... 하지만 남편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는 열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된 한국 기자와의 만남, 그의 기사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인도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어렵지만 유일한 사랑인 홍옥근,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제는 장성한 두 아들 페터 현철과 우베까지 데리고 그의 도시 평양에서~. 비록 이미 새장가를 든 그는 제 장녀를 데리고 마중나와 주었다. 평생을 레나테 한 사람만 반려로 생각하고 싶었다는 그... 그의 안타까운 심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유학생 신분일 때는 돈이 없어 해주지 못했던 블라우스를 몰래 선물하는 것이나 만나자마자 반지를 가져와 손에 끼워주는 것으로 볼 때 아마 홍옥근의 마음에도 항상 레나테가 살아있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상적으로 누가 옳고 그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레나테 할머니는 일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원망을 표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것은 시대적인 운명일 뿐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어 감사하다는 말 뿐이셨다.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난 페터와 우베는 그 나름의 흥분 도가니였다. 쾌활하고 유머스런 우베가 아버지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점잖고 어른스런 페터가 제 아버지 유머에 웃음을 터트릴 때 그렇게 혈육의 정은 깊어져갔다. 처음에는 평생 빈 자리였던 아버지의 출현에 어리둥절하고 어색했지만 짧은 평양에서의 체류 기간 동안 그들은 정말 가족이 되었다. 이제 다시 살아서 얼굴을 보지 못할지라도 여한은 없을 거란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현재에 감사하는 레나테 할머니를 보면 정말 눈물이 핑 돈다. 얼마나 사랑한 사람일 텐데.... 47년을 수절하며 살다니.... 이런 사랑이 소설 속이 아니라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 아닐까. 안타깝고 안쓰럽지만 가슴 절절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이 이야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들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바라며...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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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1.2 세트 - 전2권
시미즈 이사오 지음,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 옮김 / 어문학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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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프랑스인 풍자화가 조르주 비고가 본 근대일본
 
메이지 시기라고 하면 일본이 서양세력의 거대한 물결에 밀려 갑작스럽게 근대화를 추진하던 그 때였다. 청일전쟁이 아직 발발하기 전, 일본 고유의 전통과 근대적인 모습이 섞여있을 그 당시의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아직 사진기술이 전파되지 않았던 시기라 그림이 아니고서는 그 당시 일본의 모습을 엿볼 기회는 아주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화가의 눈에는 너무나 당연해서 미처 그림으로 옮겨놓을 필요가 없던 그런 생활 풍습이라면 또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일본인 눈에는 당연하게 여겨질 테지만 우리같이 외국인에게는 생소하고 신기한 일본 고유의 문화를 알지 못하고 넘어가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럴 때 짠~! 하고 나타나 우리의 상식을 넓혀준 인물이 있다. 메이지 시기의 일본을 고스란히 삽화로 남겨놓은 화가가... 일본의 다색목판화인 우키요에에 반해 프랑스에서 일본으로 짧은 기간 동안 체류하다 갈 예정으로 온 조르주 비고. 그는 프랑스에서 정통적인 방식으로 그림을 배우다 점차적으로 일본의 문화가 소개되지 호기심과 판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배울 작정으로 일본에 당도한 것이다. 그러나 대략 5년 정도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본의 체류는 18년이란 무척 긴 시간으로 연장하게 되었다. 일본여자와 결혼하고 아예 귀화할 작정이었다고 생각하면 진정으로 일본이란 나라에 매력을 느끼고 사랑하게 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프랑스 화가의 애정어린 눈빛으로 본 메이지 일본의 모습은 또 어떠했을까 궁금하다.
 
이 책은 총 두 권으로 나뉘어있는데, 그 성격이 각 권마다 다르다. 1편에서는 열차와 관련된 삽화, 군인과 관련된 삽화, 하층민 중에서 게이샤와 창부, 그리고 하녀의 삽화로 주제별로 나뉘어져 있어 쉽사리 이해가 가능했다. 사실 처음엔 어렵지 않을까 겁을 잔뜩 집어먹었는데 각 주제마다 비고가 그린 삽화를 싣고, 비고를 연구했던 저자가 그 삽화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곁들이는 식으로 구성해놓았기 때문에 상당히 쉽고 재미있기까지 한다. 각 주제마다 들어가는 비고의 풍자화는 조르주 비고 본인이 일본에서 출판한 여러 책에서 따와서 제시해두었기 때문에 서양인이 본 동양인의 모습에 대한 인상은 어땠는지도 추측해볼 수 있었다. 처음 비고가 일본에 왔을 때는 일본의 풍습도 관찰하고 일본 목판화를 배워 프랑스에서 일본 전문가로 이름을 날릴 생각이었는데, 일본에서 간행한 자신의 삽화집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교사일도 부탁을 받아 눌러앉은 것이 18년이나 지나게 된 것이다. 실은 일본 정부가 비판하는 비고를 위협하지만 않았다면 아마 비고는 고국인 프랑스에 올 생각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애정 어린 풍자화를 본다면 그가 단순히 신기했기 때문에 그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의 그림 속에 있는 모델들을 인정했기 때문에, 그들의 순진한 삶을 이해하고 사랑했기 때문에 그렇게 애착을 가지고 그리지 않았을까. 일본인 아내와 이혼하고 고국으로 돌아가서 얼마 안 있다가 다른 부인을 맞아들이긴 했지만, 그의 가슴 안에는 일본에 대한 사랑이 항상 함께 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솔직히 서양인의 눈으로 본 동양의 사회, 그것도 아직 근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동양 사회를 본다면 조금은 무식하다, 미개하단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이것이 문화적 우월주의라고 해서 경계하지만 이제껏 보지 못한 누르팅팅한 피부에, 쫙 찢어진 눈에, 낮은 코에, 지저분한 검은 머리칼이 생소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는가. 그리고 그들의 행색이나 먹을거리, 사는 곳이 가난해서 누추했던 것은 사실이니까. 그 시대에 동양인 중에서 안 누추했던 사람이 누가 있을꼬. 그런 탓에 비고는 겉만 쫓아가기 위한 일본인들의 성급한 근대화를 우습게 보고 냉철하게 꼬집기도 하지만, 그것은 일본 정부가 못나서라거나 일본인들이 무식해서가 아니라 서양 열강들이 호시탐탐 일본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는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근본적인 잘못은 일본 정부가 아니라 그의 나라, 프랑스나 프랑스의 대적인 영국과 같은 서양 강국들이었다는 그는 절대 볼 수도 없고, 보려고 들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러니 이 삽화에서는 비고가 낯선 일본 문화와 일본인들을 얼마만큼이나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좋겠다. 1편에도 비고의 약간 냉정한 평가도 얼핏 등장하긴 하지만 이 책에선 본격적인 풍자는 거의 없고 같은 동양인인 나조차 몰랐던 일본 고유의 문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것만 알아두면 되겠다. 그 중에는 그가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의아하게 되는 삽화도 상당히 많다.
 
게이샤와 손님과의 밤이야기나 게이샤들의 목욕 장면, 경찰의 단속, 술취한 병사가 인력거를 타고 가는 모습, 농촌에서 올라온 처녀가 하녀로 대저택에 들어가서 일하는 모습까지 등장한다. 그것은 비고가 여러 분야에 걸쳐 인맥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여겨진다. 군사에 대한 삽화만 해도 그가 일본의 육군대신인 오야마 이와오를 개인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신체검사부터 적나라하게 그릴 수 있었다. 게이샤에 대해서는 그림이 넘칠 정도인데, 그런 그림을 위해 많은 유곽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게이샤와도 긴밀한 친분을 만들어 두었을 것이다. 아마 개인적으로 아는 게이샤도 많았음을 짐작하게 하는 것은 정말 아무나 보여주기 어려운 장면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본 화가둘에게는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았던 하류층의 세계를 비고는 친근하면서도 애정 어린 시각으로 잘 남겨주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것 하나 만큼은 정말 크게 인정받을 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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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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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차일드....... 사생아
 
소설의 제목치곤 상당히 암울하다. 별 생각없이 ‘러브’란 글자가 들어가서 그리 어둡지는 않을 거라 여겼는데, 전혀 아니였다. 제목의 뜻이 ‘사생아’란 것을 미리 알았다면 이 소설을 읽을 수 있었을까 자문해보지만 진실은 알 수 없을 것이다. 사생아... 제목의 의미를 파악하고 나니까 소설의 묵시록적인 분위기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다. 표지로 봐도, 언뜻 보는 제목만 봐도 결단코 소설의 내용을 유추해볼 수 없는 이 소설은 첫장을 넘겼을 때부터 독자를 경악으로 몰고 가기 바쁘다. 대충 본다면 이제 쓰레기하치장에서 재활용되는 ‘쓰레기’와 안되는 ‘쓰레기’를 구별해서 버리는 과정처럼 보이는 일련의 이야기가 사실은 ‘공식적으로’ 60대 노인들을 ‘폐기’하는 과정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소설 속 이야기가 끔찍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까. 솔직히 다 늙었다고 부모를, 조부모를 사람 취급을 해주지 않고 무시하거나 구타를 일삼는다든가 여행가서 버리고 온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연일 우리의 뉴스거리가 되는 현실에서 말이다. 처음 그런 뉴스를 들었을 때는 ‘짐승만도 못한 놈들!!’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젠 너무나 비일비재해서 듣고 있는 우리도 무감각해진지 오래다.
 
누구에겐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른 누구에겐 출근길에 약간 불편함 뿐이라면 사회적인 공감대는 결코 형성되지 않는다. 누구는 집이 철거되어 당장 오늘밤 머리 누일 곳조차 없는 상황이지만, 누가 불에 타 죽어도 별 다른 감흥을 못 느끼고 별나라 이야기로 들린다면 이를 어찌 해야 할까. 이것이 단순히 생활이 바쁘다고, 그것 말고도 신경 쓸 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가볍게 무시해도 좋을 일일까. 그나마 이것은 같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이조차 그렇다면 저 멀리 떨어진 아이티나 소말리아에서 벌어지는 진흙쿠키나 아동성매매 따위는 무감각한 우리에게 어떻게 들릴까. 이 소설은 그런 의문을 가지고 시작한다. 때는 가상의 미래, 돈이 있어서 노인의 보험금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고 돈이 없어 이리저리 떠돌아다녀야 하는 사람은 국가에 귀속되어 민간인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도우미로 파견을 나가야 한다. 그러다 ‘공식적으로’ 60살이 되면 재활용 심사를 거쳐서 폐기되어야 할지, 계속 노동력을 제공하도록 해야 할지 평가받아야 한다. 만일 탈락된다면 ‘매립’되거나 ‘소각’되거나 ‘익혀져서’ 다른 가공품으로 재탄생이 되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이는 고령화사회가 되고 저출산이 가속화되면서 경제논리에 맞지 않아 ‘공식적으로’ 60살이 되면 어떻게든 사라져주길 기대하고 만든 시스템이다. 돈이 있어서 보험금을 낼 수 있거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으니 딱 무전유죄가 성립되는 사회이다. 지도그룹에서는 젊어질 수 있는 온갖 비법을 연구하고, 상층부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아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고, 중산층에서는 무상으로 제공받았던 노인을 마치 가구나 노예처럼 부려먹는 그런 사회가 되었다. 그런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하층민들의 이야기는 사실 침착하게 앉아서 읽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어느 부분은 경악하며 어느 부분은 찔려가며 그렇게 한 달음만에 다 읽어버린 소설이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비인도적인 모든 사람들이 - ‘수’를 유기하는 젊은 부부, 숫자로 이름붙여진 모든 사람들, 재활용 심사하는 공무원들, 마리 아빠, 지도부, 시인 - 사실은 모두 내가 될 수 있었으니까, 아니 나였으니까. 멀리 가서 찾지 않아도 된다. 아이티나 중국에 지진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열악한 공간에서 삶을 이어간다고 해서 그들에게 동정심을 발휘하고 모금함에 돈을 집어넣을지라도 우리 주변에 상시 있는 어려운 자들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 진짜 심각한 현실이니까. 
 
철거민들, 노숙자들, 외국인노동자들, 장애인들, 지하철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 그리고 노인들... 그들에게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가. 내게 특별한 이익이 될 만한 것이 보이지 않으면 그다지 별 상관하지 않을 사람들이 그들일 텐데. 평생 가도 그들과 말 한 번 섞어보지 않고 죽을 텐데. 그런 무관심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피해받지 않는 합리적인 삶이 아니라 말 없는 폭력을 휘두른 삶이었고, 눈앞에서 사라져달라는 기원을 담아 침묵으로 시위를 했었던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침묵은 외면이고, 거절이고, 냉정이고, 거부이고, 결국은 사망 선고를 내리는 것이다. 그렇게 소각되면서 매립되면서 ‘폐기’되어진 많은 노인들이 꼭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격렬하게 반항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선 처음에는 기계가 아닌가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노인들이 간간히 터트리는 비명이나 단말마가 ‘그들’의 귀에 들리지 않는 것 뿐이었다. 그저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생겨나는 작업 소음이라고 여겨질 뿐이었으니. 솔직히 충격적인 소설이고 끔찍할 따름이다. 하지만 왠지 눈을 뗄 수 없는 마력도 지닌다. 양심이 있다면 이 소설을 읽고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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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것 일로, 삼았습니다 - 여성 작가 15인의 창업 이야기
다가와 미유 지음, 김옥영 옮김 / 에디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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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드는 것 일로, 삼았습니다 : 여성 작가 15인의 창업 이야기
 
이 책은 어쩌면 단순히 만드는 것을 어떻게 일로 삼았는지의 자세한 내막을 알기 위해서라면 별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성 작가 15인의 창업 이야기」란 부제에서도 나타났듯이 이 책의 목표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은 부제에 나타난 ‘창업’이란 단어에 혹해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어떤 통로로 통해 팔았고, 그것으로 어떻게 작업장이든 아틀리에든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서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책 내용이 그런 정보가 나오지 않아 조금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 책의 1탄 격인 20대에 가게를 시작, 했습니다 : 여성 오너 15인의 창업이야기에 내가 원하는 내용이 더 자세하게 들어가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지인 중에서 만드는 것에 무척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어서 이 책으로 선택했더니 조금은 초점이 어긋나버렸다. 하지만 이 책이 아무런 효용 가치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성 싶다.
 
일단 15인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다양한 여성 작가들이 있어도 한 분야에 한 사람씩만 선별해서 나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그 분야에서 일인자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작품을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그들 대부분의 나이대가 많아봤자 40대이고, 20대 후반부터 초보엄마까지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젊은 시절에 빨리 자리를 잡아갔다고 볼 수 있다. 프리랜서이거나 스스로 창업을 해서 돈을 버는 경우엔 아무래도 직장에 다니는 것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에서 불안함이 없을 수가 없을 텐데, 그것을 감수하고 자신의 색깔을 내려 노력하며 풍요로운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아직 시작하지 않은 입장에서 봐도 조금은 힘이 되어 주었다. 아무래도 시대가 이런 다양한 작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때이다 보니까 젊고 감각있는 여성들이 많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선구자처럼 누군가 먼저 앞서 길을 갔다면 뒤따라 가는데 그리 어렵지 않을 테니.
 
여기에 등장하는 작가님들은 역시 분야가 다양하다. 이제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분야도 있었는데 생소하다기보단 요즘 시대는 다양성이 각광받을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 종류를 나열해보자면, 스테인드글라스, 핸드메이드 가방, 도예가, 뜨개질 인형, 공예가, 도자기, 플로리스트, 스위트 파티셰, 가죽 공예 ·손목 시계, 크라프트, 핸드메이드 액자, 종이 오리기, 슈즈 디자이너, 팝 분재, 은공예 분야이다. 어떤 것은 보면 이게 돈이 될까 싶을 정도로 시장성이 없어보이는 분야도 있고, 이것은 정말 어렵겠다 싶을 만큼 전문성이 많이 요구되는 분야도 보이는데, 이런 작가들에게 공통점을 찾아보라면 모두 자신의 일을 즐긴다는 것과, 포기를 모른다는 것이다. 각 분야마다 8페이지 정도만 할애해서 설명해주는 것이라 그들이 겪었던 모든 시련과 아픔을 다 담아내진 못했지만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그 분야에 남아있고 싶어했기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꿈이라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흥미대로 갔더니 현재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
 
아마 모든 장인들이, 모든 예술가들이 자신의 희망과 열정이 이끄는대로 움직였더니 그 분야의 일인자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작고 아담한 가게일 뿐이지만, 여기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열정과 꿈이 살아숨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종이 오리기만 해도 얼핏 보면 시장성이라고는 별로 찾아보기 어려운 분야이다. 하지만 야구치 가나코 씨가 최초 종이 오리기 작가라는 이름을 불리기까지 발로 뛰어다니며 그 작품의 디자인을 다양한 제품과 연결해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을 때는 그만큼의 시장성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제품과 연계를 했지만 이제는 그 디자인 자체로도 충분히 시장성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그러니까 전세계적으로 최초의 분야를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인정받는 것은 단지 밥벌이로서만 이 일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생각하다보니까 이렇게 선구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는 열정을 분출시킬 수 있는 기회만 마련해준다면 어떤 작가가 되어도 힘들지는 않을 것 같다. 세계 최초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이 모든 것을 쏟아부어가며 뭔가를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런 행위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구체적인 창업 노하우쯤은 몰라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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