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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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난 보통 책을 한번에 쭉 읽어야 직성이 풀리고 한 권의 이야기가 다 끝나야 쉽게 잠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 한 번 잡으면 시간이 3, 4시가 넘어가도, 다음날 일찍 약속이 있어도 그냥 읽는 것이 보통이다. 그랬던 내가 방학이라 출근 시간이 오전으로 바뀌다보니 도저히 새벽까지 책을 볼 수가 없어서 끊어서 읽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Q&A>. 비록 각 장이 다른 줄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읽는데는 불편이 없었지만 사실 이 소설의 순서가 뒤죽박죽이 된 것이라 다 읽고 생각해보니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처럼 찜찜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정말 대단한 흡입력과 탄탄한 구성력을 가지고 있다!!!

 

인도라고 하면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저 덥고 더럽고 가난한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말도 안되는 종교 분쟁 때문에 위대한 사상가 '간디'도 사살해버리는 무지한 나라정도?? 나도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종교라는 이름으로 일으키는 모든 폭력적인 행위들, 예를 들면 암살, 살인, 테러, 전쟁 등은 일어나서도, 있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소설을 보면서 인도라는 나라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경찰은 뇌물을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만 일을 하고, 살인청부업자가 버젓이 설치고, 아버지는 아내를 때리거나 딸을 강간하고, 불량배 집단은 고아원에서 어린 아이를 불구로 만들어 돈을 벌어오게 하고, 고아원 원장은 폭력배에게 어린 아이를 팔아버리는 등 요지경 세상 속이라고 생각하면 상상하기가 쉬울 것이다. 주인공이 워낙 가진 것없는 인물이다보니 하층민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런 사회에서 고아인 어린아이가 혼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뿐인 그가. 그럼에도 그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끝까지 살아남은 최후의 승자였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가톨릭의 영향을 모두 받은 '람 모하마드 토마스'란 이름도 그의 끈질긴 생명력을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도 못했지만 가톨릭 성당에서, 고아원에서, 불량배 집단 수용소에서 눈치껏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고는 그것으로 열 여덟 살이 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

 

그가 거쳐온 직업은 하인, 주물공장 직원, 관광안내인, 바텐더인데 그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퀴즈쇼에 나가기로 했을 때 그 직업과 그의 환경은 그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정규 교육도 받지도 않고 책 한자도 읽지 않았던 사람이 퀴즈쇼에서 열두 문제를 맞춰 십억 루피를 받는다는 것이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그는 그것을 해냈던 것이다. 바로 그의 인생 속에서 체험한 정보를 활용해서. 이 소설을 보면 인생공부라는 말이 바로 여기에 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 인생에서 이런 영화같은 일이 생기기란 어렵겠지만 인생에서 얻은 정보나 지식야말로 절대 잊지않는 참된 앎이기 때문에. 

 

사실 인생수업도 수업나름이지 누구나 그런 수업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키워주셨던 신부님을 잃고 나서 자신이 정말 외톨이라는 것을 자각한 '람'이 스스로 살기위해 아둥바둥거리기는 해도 그 험한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인간성을 버리지 않고 자신보다 어리고 약한 자를 보호하려고 했기에, 끝까지 삶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았기에,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무조건 충성하고 권력에 붙으려고 하지 않았기에, 자신도 절망적이지만 남에게 베풀어주고자 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기에 아마 이런 기적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정말 '람'의 인생역정을 따라가보면 추악한 사람은 안 만난 사람이 없고 인생의 추악한 면은 못본 것이 없이 다 보았다. 그럼에도 그는 인생 밑바닥까지 내려가지않고 스스로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는 정말 강인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는 배운 것없고 천한 바텐더이지만 실은 어느 누구보다도 위대한 인간임에 틀림없다.

 

사실 인간은 환경에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내가 '람'처럼 이런 하층민 세계에서 살았다면 적당히 대충대충 살지 않았을까. 도덕심이나 양심은 적당히 잊어버리고 될 수 있는대로 그때 그때만 모면하면 될 거란 생각으로. 혹은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생명을 저버리고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지는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기에 그럴지 아닐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람'처럼 모든 것을 성실하게 살아가지는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정말 대단해!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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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매니아 2009-03-29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괜찮습니다...옮기셔도 되는데...그럼 제가 옮겨야 되겠군요~
옮길게요~
 
보이즈 비 Boys be
가쓰라 노조미 지음, 양윤옥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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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작가와 나

책을 읽는다는 것, 그것을 읽고 눈물을 흘린다거나 잔잔한 감동을 받는다는 것은 과연 뭘까.

작가와 내가 하나의 도구로 통했다는 것 아닐까.

 

그런 도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다. 다른 이가 내 생각에 공감한다는 것, 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비슷하게나마 감동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일본에 사는 65년 생의 가쓰라 노조미와 한국에 사는 80년 생의 내가 이렇게 통하고 비슷한 감동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사실 나는 일본 소설은 잘 보지 않다가 유쾌하지만 끝이 없는 소설을 몇 권 읽어보았다. 그랬기에 이런 감동을 주는 소설이 있는 줄조차 몰랐는데 어려워만 보이던 한국 소설보다 오히려 더 쉽게 다가와주었다.

 

# 삶과 죽음

'죽음'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유한한 우리 인간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걸까. '죽음'이라는 막연한 존재에 대해 쓸데없는 공포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보면서, 어떤 자세로 그것을 대해야 올바른 행동인지 고민하게 된다. 회피, 거부, 부정, 용인, 수용... 여기 열두 살의 하야토를 보자. 그는 자신도 '엄마의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섯 살의 어린 동생 나오야에게 '엄마의 죽음'을 이해시켜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순수하게 슬픔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것을 참아서 자기도 모르게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리는 일은 얼마나 아플까. 그 상황을 인정하고 슬픔을 터트리면 아픔도 치유될 것을.

 

# 어른과 어린이

어른은 어린이보다 나은 게 과연 무얼까. 슬픔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과연 성장한 것일 수 있을까. 하야토의 아빠는 엄마가 죽은 뒤 모든 것을 - 아내(엄마)가 죽은 것에 대한 슬픔, 혼란스러워하는 나오야에 대한 관심, 두 아이에게 베풀어져야 하는 애정, 엄마가 어디로 갔는가에 대한 궁금증, 엄마가 없는 자리에 들어오려고 하는 이모에 대한 감정 뒤수습 등 모두 - 장남인 하야토에게만 맡겨버리고 자기는 오로지 일에만 빠져살았다. 오히려 동생에게 엄마의 죽음을 이해시키려 애쓰는 하야토나 나름대로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나오야가 훨씬 엄마의 죽음을 잘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닐까.

 

# 인간과 인간의 우정

인간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나이의 범위는 얼마큼 될까. 한두 살? 다섯 살? 열 살? 아니면 예순 살은 어떨까. 처음에는 우연히 만났지만 갈수록 필연적인 관계가 되어가는 일흔의 에이조와 열두 살의 하야토. 겉으론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이 두 사람은 점차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알아가고 그것을 완성해간다. 끝이 나지 않는 이야기이기에 앞으로의 그들 모습이 더욱 궁금해진다.

 

 

오랜만에 가슴이 뭉클한 가족이야기, 우정이야기를 읽었다. 가족은 정말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그보다도 마음으로 통하게 되면 누구나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세대차이가 나는 사람들끼리도.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이웃과 관계를 맺어간다면 아마도 홀로 죽어서 삼사 일 지나서야 겨우 발견되는 비극적인 노인들은 찾아볼 수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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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와 사랑에 빠지다 - 박지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현지에서 1년간 독점취재하다
최보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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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스포츠의 '스'자도 모른다. 야구는 너무나 어렵고 배구는 이해를 못하고 골프는 그냥 비싼 거고 탁구는 너무 빠르고...그나마 축구가 볼만하기도 하고 이해할만한 규칙을 가지고 있어서 보기만 조금 할 뿐이다. 그렇다고 경기를 매회 찾아서 본다거나 축구장을 가는 것은 아니고 월드컵을 하거나 일본와 우리나라의 대항전이 있는 날 정도 가끔 볼 뿐이다. 그러던 내가 이 책을 발견했다. '박지성'이라는 선수가 축구의 종가인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것을 시작으로 최보윤기자가 일 년동안 그를 영국에서 취재한 것을 모아낸 책이다. 상당히 두툼하면서도 알록달록하게 올컬러로 되어있기 때문에 보기도 쉽고 '축구스타'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었던 호기심을 풀 수 있었다.

 

앞부분에는 우리나라 프리미어리거 삼총사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의 이야기가 실려있고, 뒤로 가면 프리미어리그의 스타들의 멘트가 간략하게나마 실려있어서 너무 좋았다. 흐흐흐. 사실 내가 운동에 미쳐있는 상태가 아니여서 그들의 실력이 얼마만큼인지 사람들이 왜 그들에게 열광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런 화보집이 너무 좋다. 나는 사진이 많이 나온 것을 보면 마음이 설레기에. 저번 2002 월드컵 때도 어디선 나온 책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각 나라별로 선수진과 감독의 사진이 실려있는 책자를 받아서 너무 행복했는데...허허허... 그리고 뒷부분에는 감독에 대한 멘트와 축구 상식이 소개되어 있는데 축구를 아주 띄엄띄엄 보는 나같은 사람에게 아주 유용할 듯 싶다.

 

박지성 선수가 거스 히딩크감독을 따라 에인트호벤으로 갔을 때는 정확한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기에 그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랐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까 그 때는 처음으로 큰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고 외국이라 말도 통하지 않기도 하고 여러 가지 힘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박지성 선수가 예전보다는 더 단단해져 보였다. 아마 그의 실력과 체력, 끈기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그를 영입하기로 결정한 퍼거슨 감독이 그에게서 잠재된 미래를 보고는 선뜻 38억 원을 투자해서 그를 당겼다는 것도 박지성선수가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는지 알려주는 것 같아서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책을 보다가 평소 듬직하게 생각했던 이영표선수의 인터뷰내용이 나와서 더 자세히 봤는데 그가 영국 축구에게서 배워야할 점에 대해 짤막하게 평을 한 게 있다. 이영표가 말하는 축구 종가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축구선수를 존중하고, 존경까지 해주는 축구문화이다. 실제로 보면 한국 축구의 지도자나 선수의 자세가 훨씬 더 좋고 기술력도 뛰어나지만 아직 문화가 그렇게 뒷받침해주지 않는다고 하는데...실제로 한국에서는 선수라는 존재가 감독의 밥(?)같다는 생각이 드는 나로서는 그의 의견에 조금 동감이다. 내 친구의 동생이 태권도선수인데 그 아이도 감독이 하라는 대로 다 하고 내라는 대로 돈을 내는 등 들어주지 않아도 되는 요구를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바른 행동은 아니지만 선수이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그 요구를 들어주는데 아마 축구 종가에서는 다르지 않을까. 선수에게 '존중'을 넘어서 '존경'까지 해준다면 아마 선수들이 신이 나서 더 잘하지 않을까. 그래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중에 몇몇은 조금 오만방자해진 것도 사실이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된다.

 

이영표는 내가 신뢰하는 선수라서 그런지 정말 예리한 분석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고 그런 예리함을 내비치는 그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과 형제랑 멀리 떨어진 영국에서 지내다 보니 가족행사를 하더라도 거의 갈 수가 없는 그의 처지가 조금은 힘든가보았다. 지금 내가 여기서 뭐하나 싶어요...이런 말을 내뱉을 정도라면 많이 힘든 게 아닌지. 그의 외로움과 공허함이 채워지길 바라면서 이영표 선수가 보다 뛰어난 선수이자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 누가 알겠는가. 그가 선수를 은퇴한 후에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처럼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누군가가 되어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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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별자리 러브스토리
가쿠타 미쓰요.가가미 류지 지음, 장점숙 옮김 / 문학수첩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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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2별자리에 따른 러브스토리가 남성편, 여성편으로 하나씩 있는 이 책은 별자리와 상관없이 하나씩 읽어도 너무 재미있는 책이다. 처음에는 내 별자리 러스스토리가 어떤 건지 궁금해서 들여다보다가 처음부터 봐야하나 하는 생각에 다시 처음부터 보았는데 하나씩 별개의 이야기여서 알고 싶은 별자리이야기 먼저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실 나는 별자리를 믿지는 않는다. 혈액형으로 보는 성격유형은 내 성격과 조금 비슷한 구석도 있는데 유독 별자리에 따른 성격유형은 비스무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내 생일은 10월 23일인데 윤달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내 생일과 맞는 별자리가 그때마다 바뀌는 것도 신뢰성이 안생기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어떤 때는 천칭자리이기도 했다가 어떤 때는 전갈자리이기도 하니까 솔직히 아니다 싶다. 누가 이것을 정말로 믿을까 싶다만은 그래도 재미는 있던데. 내게는 그 재미를 앗아가버리다니.

 

하지만 이 짧은 소설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긴 하다. 이 책은 소설가인 가쿠타 미쓰요가 쓴 러브스토리와 점성술사인 가가미 류지가 자세하게 그 별자리의 성격에 대해 쓴 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소설을 읽다보면 정말 '어딘가에서 이런 사람 본 적 있어'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 그 자체는 너무 재미있었다. 소설이 너무나 짧은 분량이긴 하지만 흡사 TV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상상이 되어 더 이해하기도, 공감하기도 쉬웠던 것 같다. 마지막에는 12가지 유형의 남자와 여자를 다 나열하다보니까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사랑도 정말 많은 사랑이야기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후기에서 작가가 당부한 것처럼 자기의 별자리만 볼 것이 아니라 모든 별자리 이야기를 다 봐야할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는 딱 한 가지의 성격유형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다른 별자리 성격을 보고 자기의 성격이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고 자기 성격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아두어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하지않을까 싶다. 일주일 전에 <피플 퍼즐>이란 강의를 들었는데 거기서도 그런 내용으로 강의를 했었다. 사람의 성격 유형이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 이렇게 4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사실 사람의 성격을 무 자르듯 냉정하게 자를 수는 없기에 조금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과 덜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성격이 어떤 유형인지 파악해서 정말 이해되지 않는 그의 행동도 그 사람의 성격으로 봤을 때 당연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우리가 심심풀이로 보는 별자리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트러블도 없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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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 꽃으로
권태성 글.그림 / 두리미디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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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특히 동물들이 나오는 카툰은 너무나 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사람의 능력이 이럴 때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어찌 펜으로 찍찍 그린 그림이 사람을 울리기도 했다가 웃기기도 하는지. 그런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각각의 카툰에 배경음악이 하나씩 있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읽으면 상당히 공감이 잘 되는 게 깊은 밤 혼자서 차 한잔을 마시면서 보아도 감정을 정리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읽고 나서도 그랬지만 서평을 쓰는 지금도 상당히 기분이 잔잔해지는 게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두 번에 걸쳐서 나누어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도, 두번째 읽었을 때도 슬프게 울었던 기억이 나는 게...아직까지도 그 마음이 유지되는 것 같다.

나를 울렸던 카툰은 앞에 한 개, 뒤에 한 개가 있다. 그런데 이 책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실려있었는데 그 카툰은 눈물을 흘리게 하기보다는 상처로 남게 해서 사실 보기가 힘들었다. 너무나 아픈 역사이기에...그래도 언젠가는 일본에게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심게해준 카툰이었다. 정말 잔인하기가 이를 데 없는 짐승같은 놈들...지금의 일본이나 그들의 문화 중에는 좋은 것도 있고 본받을만한 것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한 짓은 절대 용서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를 울렸던 카툰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고백>이고 또 하나는 <꼼장어와 김치찌게>이다. 처음에 <고백>을 보았을때는 내용이 어찌 흘러갈까 궁금해서 끝까지 봤는데(혹시 아내를 구타라도 할까봐^^;) 오히려 부정적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감동을 받았다.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매력적인 주인공여성이 아는 남자에게 겁탈을 당하고 나서 자기를 좋아하는 또 다른 남자친구에게 위로받은 후, 그것이 계기가 되어 어려운 처지에 빠진 그 남자와 주인공이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까지만 보자면 사랑도 없이 고마워서 결혼한 거니까 결론도 뻔할 거라 생각했는데...정말 달랐다. 그 둘은 결혼하고 나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매일같이 싸우고 사는데, 문득 주인공이 생각하길, 남편이 화가 나더라도 그 때 있었던 불미스런 사건은 절대 입밖에 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처음으로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내용이었다. 정말 글로 쓰는 것보다 인물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음미하며 보면 훨씬 감동적이었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상처입히고 구속하기 쉬운데 그 남편은 아내의 허물조차 사랑했던 것이다. 어찌 그럴 수 있을까. 정말 울만 하지 않은가.

두번째 <꼼장어와 김치찌게>이야기는 아버지에 관한 일화인데 정말 한없이 퍼주시기만 하고 변변한 대접도 못받으시는 우리 아빠가 생각나서 정말 많이 울었다. 주인공이 어렸을때 아버지께 꼼장어를 사달라고 했지만 깜빡 잊고 못 사오시자 떼를 쓰며 울다 한밤 중에 결국 먹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별로 맛이 없는 꼼장어를 먹으면서 아버지의 미소 - 한없이 자식에 퍼주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 를 보고는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다. 그 후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주특기인 김치찌게를 해주시는 아버지를 보고는 - 어머니의 솜씨에는 못미쳐도 - 맛있다고 말하는 주인공이 나보다 나은 것 같아서 우리 아빠께 많이 죄송스럽고 미안하고 그랬다. 나는 왜 말 한마디라도 이쁘게 하지 못할까. 정말. 못된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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