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심리백과 - 완벽한 부모는 없다
이자벨 피이오자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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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와~ 화끈한 책이 나왔다. 알마, 참 장하다. 이 책은 부모라면 당연히 사랑을 줘야 한다는 이 시대의 당위적인 폭력에 당당히 반기를 드는 책이다. 부제도 당당하지 않은가. [완벽한 부모는 없다]~! 아이가 생기면 당연히 사랑이 생길 것이고,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키우는지 당연히 알게 될 것이라 여겨진 부모 노릇에 대한 말 못할 속내 이야기를 완전히 해결해 준 기특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아빠들이 단순히 한 가지 일만 해도 살 수 있는 시대였고, 엄마들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얻어지는 지혜와 현명함으로 일곱, 여덟이나 되는 아이들이 잘 키울 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요즘 시대에는 정말 다르지 않는가. 부모라면 완벽할 거라 - 사랑도 많이 받았고, 자신감과 안정감이 충만할 거라 - 기대하지만, 사실은 이 시대의 부모들이 깨어진 가정에서 자라거나 내적인 안정감을 받지 못하고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음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바르고 안정적이고 사랑이 충만해야 다른 사람을, 그것도 연약하고 어리고 의존적인 아이를 안정적이고 사랑이 충만한 아이로 키울 수가 있는 것이니까. 그래서 저자 이자벨은 말한다. 부모라고 해서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부모들이 씁쓰레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이 되고 싶어했던 부모의 모습이 아니라는 현실이다. 내심 자상하고 여유롭고 든든하고 안정적인 부모가 되고 싶었는데, 그리고 자기 부모보다는 더 나은 부모가 되고 싶었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할 때 허탈해진다. 그래서 아이를, 자기 자식을 더욱 멀리하게 되고, 사랑하지 못하게 된다. 자신의 못난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춰주는 게 바로 그 아이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서(자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까. 그걸 견디기란 어렵다.) 자신이 나쁜 부모가 된 것은 그 아이 때문이라고 그 잘못을 아이에게 미뤄버리고, 그 대신 아이와는 거리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 탓을 하는 순간 부모는 자식과 한 걸음 더 멀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자식을 사랑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결책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자신이 자식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자. 그리고 그 원인을 찾아서 아이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아이를 낳았을 때 남편이 옆에 없어서, 남편이 싫은 소리를 했기에(딸을 낳았다거나 자신을 닮지 않았다거나 하는 허튼 소리~), 시어머니의 말 때문에, 자신이 아파서, 자신의 우울증 때문에... 기타 등등 엄마가 아이에게 사랑을 주기 못하게 막았던 이유를 찾아서 아이에게 말해주고 그것을 극복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침묵보다 더 나은 방법이다. 보통 어른들은 아이가, 엄마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더 민감하게 느낀다. 그래서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을 더 하고 엄마가 자신을 더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것이 엄마의 뜻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반응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침묵하는 것보단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해주는 것이 그들이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침묵에는 긴장이 도사리고 있어서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으니까~! 아이들은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사랑한다.(사랑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처지이기에 유전적인 정보가 그렇다.) 그렇기에 부모의 손찌검이나 분노에 대해서 금방 적응하고 이해하고 심지어 용서해주기까지 한다. 하지만 무의식 저편에서는 항상 상처받은 자아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동생이 어릴 때 수학 문제를 가르치다가 습관적으로 동생의 머리통을 때린 적이 있었다. 조금 문제를 느리게 풀거나 틀리면 반사적으로 머리를 때렸다. 그 장면이 아직까지도 내 머릿속에 생생한데, 그 이유가 내가 의도해서 때린 것이 아니라 정말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때린 것이기 때문에 나도 놀랬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그러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는데, 학원에서는 그러지 않는 것을 보고 그냥 가족이니까, 내 성급한 성격 때문에 그랬나보다 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이들을 무의식적으로 때린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이 맞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름 위기 상황일 때 과거 그런 비슷한 일을 떠올려서 무의식적으로 그 때의 행동을 하는데, 맞는 사람과 때리는 사람 중에서 덜 고통스러운 쪽인 때리는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가 어릴 적에 손찌검을 당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것이 교육적인 효과를 주지는 못하고 오히려 부모에 대해 미워하는 감정밖에 남지 않는다는 걸 충분히 알면서도 그것이 대물림된다. 윽~ 나도 아빠한테서 충동적으로 머리를 콩하고 맞은 적이 있다. 내가 커서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원래 많이 때리시는 분도 아니셨지만, 그만 혈기를 못이겨서~) 그 때의 충격이 너무 컸었기에 아직까지도 그 상처가 남아있는 것 같다. 그러니 뺨을 맞은 사람은 얼마나 상처가 오래 갈 런지... 그래서 나도 그런 권위를 되찾기 위해서, 내 분노를 표현할 방도를 찾기 위해서 그런 짓을 동생에게 했던 것이다. 나보다 약한 존재이니까. 사실 말이지만, 때리고 나면 동생에겐 미안했지만 내 분노는 바로 풀렸었다. 그러니 이런 원인을 알고 있으면 그런 충동에 좌우되지 않을 수 있겠지. 아직은 강박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으니~

 

보통 아이들보다 부모들은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사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체벌은 가정 안의 규칙을 어겼을 때 그에 대한 엄한 훈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을 때, 발바닥이나 손바닥을 한 두대 맞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갑작스레 화가 나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손찌검을 하는 것(내 동생에게 했던 것은 말고~)은 때리는 쪽이나 맞는 쪽이나 모두 득이 안 되지만, 감정을 억제하고 객관적으로 유지했을 때 때리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규칙을 이해할 수 있는 네, 다섯 살부터 열 살 정도까지만. 더 나이가 들면 인격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대화로 풀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십대가 되면 체벌은 금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프랑스 부모들은 많이 때리는 편인데 실제론 그다지 효과가 없다. 저자는 체벌보다는 제재를 사용하자고 하는데, 체벌이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해칠 뿐만 아니라 체벌 뒤로 진짜 감정이 가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체벌을 하면 아이들은 체벌에 익숙해지고 겉으로는 부모를 용서하지만 실제로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모에 대해서 크나큰 분노를 가지고 살며, 부모들은 체벌에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마음과 어렸을 적의 상처를 숨기고 있단다. 부모가 자식에게서 어렸을 적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묻어두었다고 생각했던 상처, 공포, 두려움이 다시 새록새록 솟아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 당시의 자신은 받지 못했던 사랑과 안정, 보호, 자유 등에 대해서도 질투를 할 수 있다고~ 나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데, 십대 딸에게 "네가 예쁜 줄 알지? 넌 못생겼어~" 라고 하는 (프랑스) 엄마가 있다고 하니까 정말 심각한 일이다. 그래서 자식을 키우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숨겨진 상처는 없는지, 어렸을 적 힘들었던 것은 없는지 돌아보고, 내가 자녀에게 엄하게 하는지, 방관하는지 확인하는 리스트가 책에 들어 있다. 정말 부모라면 꼭 해봐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게 저~얼대 쉽지 않는 것인데, 우리는 이제껏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니까 정말 쉽게 부모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다시 한번 태어나는 경험을 하는 것과 같으니, 정말 모든 부모에게 커다란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더불어 이 책은 모든 부모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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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명언 - 나는 다시 태어나면 배관공이 되고 싶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음, 김대웅 옮김 / 보누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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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누스에서 대박을 쳤다. 전에는 멘사 퍼즐 시리즈를 줄줄이 내놓더니만, 이번엔 명언집을 내놓았다. 그것도 그 이름도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명언집을~!! 내가 과학을 좀 좋아하는데, 아인슈타인의 전공인 물리학만큼은 정말 상식적인 인간인 내가 따라가기에는 너무나 초월적인 개념이 많아서 포기했다. 그렇기에, 내가 물리학을 포기했기에, 그 분야에서 으뜸으로 이름을 날리는 그를 더욱 더 존경한다. 일단 내가 할 수 없고, 이해하지 못하는 건 덮어놓고 존경하고 보자는 게 내 신조다. 20세기의 천재라 불리는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으로 당시까지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우주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만큼 사고가 트여있는 사람인지라 그가 남긴 말도 상당히 깊은 울림을 주는 게 많다. 특히나 그는 공교육을 부정했는데, 아주 극단적일 만큼 공교육을 싫어한다. 무너지는 공교육을 보고있노라면, 그가 남긴 말에 고개가 절로 주억거리게 마련이다.

 

정규교육 속에서 호기심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일종의 기적이다. (p. 11)

내 배움을 방해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학교 교육이다. (p. 32)

 

어찌보면 너무 극단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학교는 안 그런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한국의 일반 중고등학교에만 가봐도 아인슈타인의 이 말이 진리임을 알 수가 있다. 창의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논술로도, 구술면접으로도 많이 강조를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선 그렇게 가르치지를 않으니 어쩌란 말이냐~ 영어와 수학에 치이고, 내신에, 봉사에 여러 일들로 정신없게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정말 정규교육이 호기심을 죽이고, 앎의 즐거움을 앗아가버리는 게 맞다. 그러니 아이들이 공부하는 걸 싫어하지~ 재미있게 배울 수도 있는 것인데 말이다. 아인슈타인이 가장 강조한 것이 상상력과 호기심이다.

 

과거에서 배우고 현재를 살며 미래에 희망을 가져라.

중요한 것은 결코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호기심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존재에 대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p. 29)

 

지성의 참된 모습은 지식이 아닌 상상력에서 나타난다. (p. 15)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기 때문이다. (p. 31)

 

그는 교사에게도 한 마디를 던져주었는데, 나는 속으로 뜨끔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나는 이랬던가.

 

교사가 지닌 최고의 기술은

 학생들에게 창조적 표현과 지식의 즐거움을 깨우쳐주는 것이다. (p. 13)

 

교사들은 대부분 학생들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발견하려고 질문한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 낭비다.

올바른 질문의 기술은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있으며 무엇을 알 수 있는지를 발견하는 데 있다. (p. 35)

 

아이들보다 먼저 태어났단 의미를 지닌 '先生'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자문해보지만 정말 그러기는 어렵지 않을까. 사교육 현장에서 날고 뛰어봤자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못난 선생으로서의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지만, 공교육이 포기한 것을, 가정교육에서 포기한 것을 사교육에서 해결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사족을 더 붙이자면, 요즘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전에 가정교육이 무너졌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가정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공교육과 사교육이 날고 뛰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을...

 

그가 자신에 대해서도 얼핏 언급을 한다. 자신이 천재가 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짧고 굵게 대답을 하는데 그 여운이 길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단지 열정적으로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 (p. 11)

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단지 문제를 더 오래 연구할 뿐이다. (p. 9)

간혹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점에서는 나 역시 다른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단지 운이 좋았다면 내 아이디어가 채택되었다는 것뿐이다. (p. 28)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위대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은 지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틀렸다.

그것은 지성이 아니라 인격과 개성이다. (p. 21)

대단한 지성과 변변치 않은 인격이 섞여 있는 것만큼 나쁜 것도 없다. (p. 31)

 

이게 끝이 아니다. 명언집은 [창조성과 교육에 관하여] [인생과 행복에 관하여] [과학과 윤리에 관하여] [죽음과 신에 관하여] [정치와 사회에 관하여]로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나는 제일 첫 장에 있는 [창조성과 교육에 관하여] 안에 있는 여러 가지 항목(정규교육, 상상력, 호기심, 교사의 할 일, 아인슈타인의 지능, 과학자의 인성)들에 꽂혀서 정리했다. 정말 머리가 있는 것도 좋고, 능력이 많은 것도 좋고, 대단한 재능을 나타내는 것도 좋은데, 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이고 인격임을 알겠다. 그러니까 무너져가는 가정교육부터 잡아야 한다는 내 말이 맞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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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은행 통장
캐스린 포브즈 지음, 이혜영 옮김 / 반디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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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고~ 이런 슈퍼우먼의 엄마를 보면 현명하지도, 대단치도 않는 엄마들은 어쩌라구 싶을 정도로 10점 만점에 10점을 받는 주인공의 엄마가 있다. 이민 1세대로서 힘든 인생 속에서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워낸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적으로 그런 엄마가 되지는 못할지라도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남는다. 우리 엄마는 한국 토박이로 살면서 이민족이 겪는 어려움도 겪어본 적이 없고, 빵이 주식이 아니다보니 케이크나 쿠키, 미트볼 같은 음식에 솜씨를 발휘하지도 못하며, 아둥바둥 살면서 날씬한 처녀적 몸매에서 잘못된 산후조리 때문에 갑자기 불어난 체중과 빠글이 머리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아줌마의 모습으로 변신하셨기에 이 책의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엄마와는 도저히 연결이 되지 않는다. 특히나 소설 속의 엄마는 무슨 잘못된 일이 있어도 조용조용 아이들을 깨우쳐가면서 성장시키는데 비해 경상도 토박이인 우리 엄마가 화가 나면은 우리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푼다는 거다. 이렇게까지 쓰고 나니까 완전히 엄마 망신을 시키는 것 같지만 뭐, 우리 엄마만 그럴까 싶기도 하고 나이가 드니까 엄마의 그런 마음이 자연히 이해되는 게 있어서 거리낌없이 쓴다. 하지만 말이다. 놀라울만치 닮은 건 소설 속 엄마와 우리 엄마의 분위기다.

 

아이들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은행에 통장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소중히 여기는 어머니의 보물 브로치까지 파는 일도 서슴치 않으며, 아이가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했을 때, 그러고도 모진 소리 - "넌 도둑이야" - 란 말을 들었을 때도 웃음으로 아이가 스스로에게 정죄를 하지 않도록 마음을 달래 주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왠지 내 인생의 한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건 왜일까. 인간이 엄마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평생을 걸쳐서겠지만 - 어른이 된 후에도 부모가 이혼하면 심한 충격에 빠진다고들 한다 - 그 중 가장 민감했던 시기가 아마도 초등학교 때가 아닌가 한다. 사실 나는 학교를 들어가기 전에는 남아있는 기억이 거의 없어서 잘 안나는데, 초등학교 때는 엄마가 내 수줍음과 내 어린 마음을 많이 보호해주셨다는 생각이 들 만한 사건이 몇 있다. 천성이 수줍음이 많은 나는 무언가를 시킬 때 윽박지르기보단 살살 구슬려서 시키는 게 효과적인데, 엄마는 그걸 아셨다. 특히나 내가 지각을 해서 학교종이 울리는 것을 집에서 들으면 "오늘은 학교를 안 가고 싶다"고 어리광을 피운다. 실제로 어리광이 아니라 학교에서 혼날 게 무서워서 겁을 집어먹고 엄마의 눈치를 보는 것이지만. 그러면 엄마는 엄하게 "당연히 가는 거지~"하기보단 "옳지, 착하다. 어서 갔다 오렴." 하고 보내셨던 걸로 기억한다.

 

세상의 모든 엄마 중에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경우는 없겠지만, 사랑하면서도 자식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해 은연중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는 정말 많을 것이다. 전에 봤던 [증오의 기술]에서는 자식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를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서 부모가 상처를 주면 부모를 원망하는 대신 자신을 정죄하기도 한다는데, 그렇기에 부모는 자식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특히나 자식이 잘못을 하고 왔을 때 말이다. 사실은 자기도 자기 잘못을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것에 대해 큰 벌을 받을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거기에다 대고 비꼬는 말이라든가 부모가 자기 분을 못 이겨서 순간적으로 내뱉어버린 말을 하면 아이는 더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잘못을 했으면 그 잘못에 대해서만 혼내야지, 다른 이유를 들어 그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해선 안 된다. "너는 버릇없는 짓을 했어!" 와 "넌 버릇없는 아이야." 는 정말 다른 말이니까~ 우리 엄마도 내게 그런 구원을 많이 베푸셨다. 내가 집에 늦게 들어가면서 엄마한테 혼날 것을 각오하고 잔뜩 움츠리고 가면 의외로 엄마는 혼내지 않으셨다. 평소보다도 더 자상한 목소리로, "저녁은 먹었니? 안 먹었으면 먹자~" 고 하셨었다. 그 때는 아빠도 언니도 동생이 있었던 것조차 생각나지 않은 것을 보면 그 때의 엄마만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것이 틀림없다. 요즘에 엄마한테 그때 이야기를 하면 엄마도 얘가 미리 겁부터 먹고 있는데 혼낼 순 없었다고 하셨던 게 기억난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우리 엄마처럼 카트린('캐스린'의 노르웨이 말이다)의 엄마도 너무나 사랑스러우시다. 집안 친척들과의 불화도 해결해주시고, 하숙집을 운영하면서 모든 하숙생들에게 가정을 만들어주시고, 노르웨이 이민자의 딸로서 카트린이 학교 아이들의 편견에 힘들어할 때도 짜~잔 하고 나타나셔서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주시는 게 정말 만능해결사가 아닐까 싶다. 아이~ 보고 있으면 현실과 다른 엄마의 모습이 괜히 허탈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는 엄마가 있다는 게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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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 알렉산드로스 대왕부터 빌 클린턴까지, 세계사를 수놓은 운명적 만남 100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에드윈 무어 지음, 차미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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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국 출판계에서 내로라하는 글쟁이인 에드윈 무어가 쓴 이 책은, 책의 제목이 사람의 흥미를 아주 많이 끌게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부터 빌 클린턴까지 - 세계사를 수놓은 운명적 만남 100]이란 소제목은 세계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꼭 읽어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대단한 인물들도 우리들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았을 거란 추측을 확신시켜주는 소제목이기에 나도 자연히 이 책에 끌렸었다. 수많은 세계사의 주역들을 다 살펴보려면 100가지 장면만으론 해결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어딘가 이 정도라도 우리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특히나 1) 고대, 중세의 만남들 2) 16~17세기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만남들 3)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만남들 4)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만남들 5) 1차 세계대전에서 2차 세계대전까지의 만남들 6) 1946년 이후 현대의 만남들..이란 목차를 보고선 완전히 뽕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일단 저자 에드윈 무어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거다. 저자는 영국 출판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작가로 유명하다. 20년 가까이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은퇴하고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라는데 가끔씩 영화나 드라마에 '장님', '미치광이 과학자' 등의 특이한 배역으로 출연해 연기도 한단다. 진짜 특이한 사람이지 않은가.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보통의 할배로 상상하면 곤란하다. 당연히 우리랑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두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이 책에 대해서도 언론은 '역사라는 묵직한 주제를 위트로 승화시킨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았다고 하니까 진짜 관심이 많이 갈 테지만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위트다. 그의 위트를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에겐 말짱 도루묵이 되어 버리니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또한 저자가 서문에 밝혀놓은 세계사 사건의 선택 기준이 있는데, 첫째로 만난 사람들이 유명인사일 것, 둘째로 서로의 존재를 모르다가 우연히 마주칠 것, 셋째로 그 만남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것을 들어놨다. 허나 문제는 아무리 읽어도 그 기준에 완전히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미리 알고 읽지 않으면 한창 읽다가 문득 하나의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 사람이 누구지?" ㅋㅋ 이런 의문만 든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그럴 땐 아~ 내가 모르는 사람이 참 많았구나, 하며 지나가면 되지만 이런 의문까지 들 땐 정말 난감해진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만나서 뭘? 어쨌는데?" 아무리 봐도 도통 그들의 만남의 의미를 찾아낼 수가 없을 땐 정말 허탈해지기 쉽상이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기 전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특히나 번역인까지도 굵직 굵직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서술한 게 아니라 우연한 행동, 작은 사건과 사소한 물건들, 스치듯 만나게 되는 과정까지, 한 마디로 자기 입맛에 맞는 흥미 위주의 편집이며 시시콜콜한 트리비얼리즘(trivialism)의 극치라고 하니까!! 내가 네이버 백과사전을 찾아봤다. 트리비얼리즘... 도통 무슨 단어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원!! [트리비얼리즘이란 평범·진부·통속을 의미하는 라틴어형용사 트리비알리스(trivialis)에서 온 말이다. 쇄말주의(瑣)라고 번역되며, 일반적으로 자연주의적 예술에서, 필요 이상으로 세밀한 묘사가 많은 경우, 그것을 경멸하여 쓰는 말]!!! 그러니까 이것을 감안해서 읽으면 아주 심심풀이 땅콩으로 그 역할을 잘 해낼 것이다. 난 처음에 이런 사실을 몰라서 아주 힘들었지만~
 
사실 내가 원한 건 미국에 간 비틀즈가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실을 알고자 한 게 아니니까 조금 실망도 되었었다. 특히나 영국인들은 이해하는 걸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고 얼마나 허걱거렸었는지... 하지만 안심해라~ 다 이런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냥 키득대며 읽으면 아주 편하고 재미난 하나의 유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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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비밀 - 진정한 행복을 창조하는 10번의 만남 & 10가지 비밀
애덤 잭슨 지음, 장연 옮김 / 씽크뱅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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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잭슨의 비밀 시리즈의 완결판을 보았다. 뭐, 이 책이 완결인지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 사랑을 찾고, 부를 얻고, 건강을 지킨 다음, 결국 행복을 얻어가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지 않는가. 애덤 잭슨은 심미학자이자 자연건강요법 치료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잘 집어내서 책으로 꾸며주었다. 정말 좋은 말이란 좋은 말은 다 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애덤 잭슨의 글은 내가 어디선가 다 들어봤던 이야기이기에 - 작은 예화하나라도 말이다 - 조금 식상한 감이 없지 않았다. 내가 읽은 자기계발서에 나온 이야기만 가지고도 이런 예화를 꾸밀 수 있을 만큼 나도 아는 이야기가 많았기에.

 

그래도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행복은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상황에 결정하는 태도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우울증에 걸린 백만장자보다는 매사에 감사하는 거지가 더 행복하리란 것은 누구에게도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돈도 어느 정도 있고, 집도 있고,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는 주인공에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행복 찾기는 중국 노인을 만나고부터 결실을 맺는다.

 

열 명의 전화번호를 받고 나서 열 가지의 비밀을 하나씩 배워가는 중에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배워간다. 그 열 가지 비밀은 <마음가짐의 힘> <신체의 힘> <순간 속에서 살아가는 힘> <자기 이미지의 힘> <목표의 힘> <유머의 힘> <용서의 힘> <베풂의 힘> <관계의 힘> <믿음의 힘>인데, 표현이 신선하지만 우리가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을 말하고 있어 그리 어렵진 않다. 그 중 <순간 속에서 살아가는 힘>은 정말 내가 간과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행복했던 시간을 순간으로 기억하기 때문에 우리도 순간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있는 이 순간에 행복하지 않는다면 행복이란 놈은 영원히 내 곁에 있어주지 않을 것이기에 말이다.

 

건강하기 위해서도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마찬가지로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도 신체의 힘을 빌려야 한다. 운동을 하면서 생겨나는 엔돌핀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우리는 한 번쯤 땀을 실컷 흘리고 나서 개운했던 기분을 다 느껴봤을 것이다. 그러니 규칙적인 운동은 단순히 다이어트를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을 잡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나도 숨쉬기 운동에서 벗어나 운동다운 운동을 해야 할 텐데 좀 쉽지가 않다. 그리고 유머(웃음)도 건강과 행복에 모두 필요한 일이다. 통증이 있을 때 신나게 웃으면 진통제의 효과를 느끼게 할 수도 있고, 평소부터 유머를 가지고 있으면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대처하는 방식이 좀 더 수월할 수 있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래서 가끔 나는 너무 재미없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기도 한다. 아이들이랑 있으면 왠지 웃겨주고 싶은데 평소 나 혼자 있을 땐 그 놈의 유머감각이 다 사라져버리고 없어져 버렸으니 말이다.

 

또한 예전에 좀 어렵게 봤던 [용서의 기술]에서처럼 남을 용서하는 것이 건강에도, 행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진리를 여기서 또 봤다. 남을 미워하면서 고혈압에 걸리고, 심장에 무리가 가는 것은 그 나쁜 놈이 아니라 그를 미워하는 나이기에 말이다. 역시 좋은 이야기는 돌고 도는 것 같다. 사사건건 그 사람의 행동에 주의가 기울어지고 그를 신경쓰게 하는 사람이 나에게도 있다. 그에게 호감이 있어서기보단 그를 이기고 싶어하는 것이란 이유에서지만 그를 이제 놓아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미움보단 신경 쓰이는 정도로 그 감정의 폭이 좀 줄었지만, 아직까지도 그를 놓지 못하는 걸 보면 난 정말 사람을 용서하는 데 서툰 사람인가보다. 그러나 내 행복을 위해서라도 용서를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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