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전에는 유럽 전통 의상들의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만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그때 나의 생각들에 무척이나 당황스럽지만, 저런 시대에 태어나보지 못해 아쉬워한 적도 있었다. 역시 실용성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한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활동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치장하고 유지하는데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이런 차림으로 급박한 위기 상황에 함께 도주하는 남녀를 상상해보자. 사이다 없이 고구마를 연속적으로 삼키는 느낌을 체험할 수 있다.-게다가 남자는 그냥 뛰면 되지만 여자는 치마를 들고 뛰어야 할껄?ㅠ.ㅠ)

코르셋이 말도 안되게 허리를 조이는건 말할것도 없고 전족 때문에 발모양이 심각하게 뒤틀린 사진은 차마 여기 퍼올 수 없었다. 이런 것들이 과연 여성 스스로 원한 결과였을까. <제2의 성>을 읽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스티븐 잡스의 단벌 스타일이 소중한 시간을 오직 생산적인 곳에 집중하기 위한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 극단적인 예시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화려한 족쇄로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안티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능력이 없고 재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모순적이게도 그들이 여성들을 조롱하며 열거하는 것들은 억압받고 소외된 피지배계층과 노예들, 식민지배국가들의 특징과 겹친다.
되묻고 싶다. 이들이 본래 그렇게 타고난거 같냐고...




19세기 여성 패션(1800~1860)上
출처 : natalie님.. | 블로그
http://naver.me/xzckAOhk

https://m.blog.naver.com/hahnnae/222225027329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037416
˝노브라?개인의 자유. 단 내 여친은 안돼˝
현대판 코르셋

https://www.pinterest.co.kr/pin/281475045438774763/



나도 모르게 너무 예쁜 사진들 위주로 올려 버렸다. 아웅...절레절레


이제 고지가 얼마 안남았다.

그녀는 화장을 통해서 판단되고 존중받고 욕망의 대상이 된다. 여자의 옷은 원래 여자의 신체에 장애가 되도록 만들어졌다. 그리고 약하게 만들어져 있다.
스타킹은 잘 찢어지고, 신발 굽은 쉬 망가지고, 밝은색 블라우스와 드레스는 쉽게 더러워지며, 주름은 금방 펴진다. 하지만 여자는 대부분 이 모든 것을 스스로수선해야만 할 것이다. 동료들도 자발적으로 그녀를 도와주러 오지 않을 것이고,
그녀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쓸데없이 돈을 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머리를 파마하거나 세트를 하기, 화장품이나 새 옷을 사는 데도 상당한 돈이 든다. 저녁에집에 돌아온 여비서나 여학생에게는 항상 짜깁기해야 할 스타킹, 세탁할 블라우스, 다리미질할 치마가 있다. 생활비를 넉넉히 버는 여자는 이런 힘든 일을 하지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한층 복잡한 멋을 부리는 데 애쓰고, 쇼핑과 가봉 등에 시간을 낭비할 것이다. 전통은 여자에게 독신녀라 하더라도 자기 집 내부에 대해 신경을 쓰도록 강요한다.  - P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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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0-25 14: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나온 주말에 여름옷 정리하고 겨울옷 꺼냈는데 그 와중에 빨래해서(물론 세탁기가 해주었죠) 옷 다려서 정리하니 노동의 강도가 엄청났어요~~
저는 저런 화려한 드레스를 보면서 물론 입는 사람도 힘들겠지만 누가 저것을 관리할까 매번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또 남자가 아니겠죠~~
그 시절 하녀는 다 여자였으니까요.
물론 남자하인도 엄청나게 힘든 일을 했고요~^
결국 여자에게 주어진 문제도 많지만 착취, 지배의 구조가 더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그것이 지금도 연결되고 특히 여성에게 주어지고 가해지는 지배가 아직까지도 더 심하다는것도 화나요^^

미미 2021-10-25 14:35   좋아요 3 | URL
네! 이 책에서도 그 점을 지적하는데 여성의 권리가 과거보다 분명 늘어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사노동의 굴레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점과(일하는 여성도 가사를 대부분 전담해서 이중고) 이런 치장의 중요성, 필요성의 역할 때문이라고요. 제가 깜빡하고 안적었는데 여성 경찰이 취객을 제어하지 못해 무능하다고 비판받은 일이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긴머리에 힐을 신고 있더라고요. 머리잡히면 어쩌나 힘도 약한데 저 굽 어쩌나..여러모로 속상했어요!😔

새파랑 2021-10-25 14: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00장 이내로 남으셨네요! 역시 미미님은 독서기계~!! 인증됨~!!
옷이 왠지 불편해 보이긴 하네요. 특히 모자는 ㅜㅜ 화려한 족쇄가 맞는거 같아요 ~!!

미미 2021-10-25 14:51   좋아요 3 | URL
위로 올려서 햇빛도 못가리는 모자라니요ㅠㅠ
응원해주신 덕분입니다!! 리뷰가 또 걱정이지만.. 완독은 그래도 역시 기쁜 일이죠ㅎㅎㅎ 😄

페넬로페 2021-10-25 15:13   좋아요 3 | URL
앗, 깜빡했어요
저도 응원합니다^^

미미 2021-10-25 15:28   좋아요 3 | URL
♡.♡응원 감사해요!ㅎㅎ

다락방 2021-10-25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931 페이지네요? 우와 대박...

그 브리저튼 시리즈 원작 읽어보면요, 거기에 여주인공이 치마 입고 뛰면서 그런 생각하는 게 나와요. 치마를 입고 뛰지 않았다면 나도 빨리 뛸 수 있었을텐데, 하는 거요. 제가 또 거기에 대해서도 글 써둔 게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치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만요, 제가 찾아올게요.

https://blog.aladin.co.kr/fallen77/12713590

저는 미미님 서재만 오면 자꾸 제 글 링크 드리고 가네요. 뻔뻔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931 이라니 부럽습니다. 저는 오늘 너무 지치는 하루여서 퇴근하고 술 마시고 싶은데 그러면 제2의 성을 읽지 못하므로 술을 참고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엉엉 ㅠㅠ

미미 2021-10-25 15:36   좋아요 3 | URL
링크 제가 감사하죠~♡♡ 브리저튼 여주와 마찬가지로 당시 여성들이 그런 생각들을 참 많이 했을것 같아요.
영화보면 그런 이유로 여자들이 짐스럽게 그려지는것도 속상하고 그나마 여성 히어로가 등장하는 등 주연자리 최근 꿰차고 있지만 여전히 힐과 미니스커트를 입고 달리는
모습은(예:아토믹 블론드) 참 비현실적이고 보는내내 내 발이 아픈효과ㅠㅠ

다락방님 집에서 <제2의 성> 읽으면서 술 드세요! 술술 넘어갑니다ㅎㅎ😉
(종종 효과봄요 흐흐)

공쟝쟝 2021-10-27 11:07   좋아요 1 | URL
아휴 이 뻔뻔하신 분. 너무 귀여워!!!!!! >_<

미미 2021-10-27 11:30   좋아요 1 | URL
헷~♡ ‘쟝쟝님이 나에게 오늘 귀욥다고 했다‘ (끄적끄적)✍ 자세히 보니 다락방님 얘기였다. 그래도 좋다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0-27 12:0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앍 ㅋㅋㅋㅋ 미안해요 ㅋㅋㅋㅋㅋㅋ 미미님도 방금 좀 귀여우셨어요 ㅋㅋㅋ 하지만 남의페이퍼에 자꾸 댓글로 자기 페이퍼 홍보하는 자기애에 진심인 여성을 제가 태어나 처음 만나가지고 ㅋㅋㅋㅋㅋ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자!!!!

다락방 2021-10-27 12:31   좋아요 1 | URL
아니 내가 원래 내 페이퍼 링크 올리고 그러는 사람이 아니라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미미님 서재 오면 내가 자꾸 그런다. 그러면 나는 이미 그런 사람인 것이겠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허

붕붕툐툐 2021-10-25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마지막 한복 사진 넘나 예뻐요~ 이러라고 올리신 건 아닌거 같은데..하하하하!!
진짜 미미님~ 다 읽으셨네요~ 미리 완독 축하드려요!!

미미 2021-10-25 16:45   좋아요 2 | URL
그쵸ㅋㅋㅋㅋㅋ아이참 계량 한복이 요즘 예쁘게 많이 나오는데(안국동 좋아함) 실용성도 살아나 좋더라고요ㅎㅎ
어깨뽕 같은 자질구레함이 없는 단아한 우리한복(국뽕의 기운;;) 응원 감사해요~😍

오거서 2021-10-25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면 뭔가를 해야 하니까 굴레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습니다만 미미님은 족쇄라고 하셨네요. 글을 읽으면서 그래 맞아! 끄덕끄덕 하게 되네요 ^^

미미 2021-10-25 20:08   좋아요 2 | URL
네 예를 들면 ‘선녀와 나뭇꾼이야기‘ 같은 거요! 어릴땐 조금 찝찝한 느낌만 있고 재밌다 끝. 이랬는데 오늘날 관점으로 생각하면 전혀 아름답지 않은 여성을 구속하는 이야기로 다시 보입니다. <제2의성 >을 읽으면서 저만 그런 생각한게 아니구나, 논리적으로 역사적으로 종교적,사회적으로 이런저런 이유와 맥락이 있었구나 알게되었어요😁

책읽는나무 2021-10-25 2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복사진도 볼때는 참 예쁜데....한 번 입고 있다가 한복 벗었을 때의 그 편안함~~~~
한복도 결코 편한 옷은 아녔어요!!!!
몸에 편한 개량한복도 많이 나왔음 좋겠어요.
코르셋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숨이 막힙니다ㅋㅋㅋ
900페이지대!!!!!
부럽네요~^^
정말 고지가 얼마 안남았네요???
화이팅입니다...
저는 700페이지대에요.
늙은 여성 좀전에 읽으면서 헉!! 내얘기???그러면서 읽었어요ㅋㅋㅋ
하루에 100페이지씩 읽으면 얼추 이번 주 안으론 완독하겠죠??ㅜㅜ
화이팅 입니다^^

오거서 2021-10-25 20:17   좋아요 2 | URL
책읽는나무님도 열독하시는군요!
끝까지 힘내세요 ^^

미미 2021-10-25 20:15   좋아요 2 | URL
700페이지대면 상당히 많이 읽으신거네요! 화이팅입니다~♡🙌
저고리는 왤케 짧은지 치마는 유럽이나 우리나 바닥에 닿을랑말랑 온통 활동하기 불편하고 미적인 부분만이 강조된것 같아요! 제가 계량한복 사진도 좀 올릴껄 그랬나봐요. 아주 예쁜데다 과거에 비해 가뿐해보여 속이 후련하더라고요ㅎㅎ🤭

책읽는나무 2021-10-25 20:24   좋아요 3 | URL
오거서님....감사합니다..힘내보겠습니다...불끈!!!!!

미미님.....이번 달은 제2의 성 읽느라 다른 책을 많이 못읽어서 많이 아쉽네요.
하지만, 아주 강렬한 울림이 있어 좋은 독서시간을 가질 수 있어 모두에게 감사하네요ㅋㅋㅋ
이렇게 알라디너님들의 여러 글을 찾아 읽으면서 배우게 되는 점들도 너무 많고 내가 책을 좀 대충 읽었구나~반성도 좀 하구요ㅋㅋㅋ
저는 좀 소설 읽 듯 한 것 같아요ㅋㅋ
😂😅😚

미미 2021-10-25 20:27   좋아요 3 | URL
저도 이번달 소설을 많이 못 읽었어요ㅋㅋㅋ책 읽는나무님과 함께 읽고있어서 기쁩니다😍 계속 함께 배워나가요! ㅡ왕초보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