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78 아이언 윌리엄스(Ioan Williams)는 18세기 말까지 영국에서 소설은 고상한 독서로 간주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레너드 데이비스(Lennard Davis)의 《사실적허구》는 실상 소설이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다는 점을 보여 준다. 왜냐하면 ˝소설의 바로 그 이론적, 구조적인 전제가 어떤 면에서 범죄적 성격을 띠고 있었으며, 이 범죄적 성격 중 일부는 특히 하층계급의 폭력성 및 사회적 불안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소설을 도덕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리처드슨의 시도에 반대하여, 《조지프 앤드루스》(Josepb Andreus)에 붙인 필딩의 유명한 서문은 소설을 문학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는 소설가들이 모방할 수 있는 다수의 고전적 모델들을 제안한다. 

하지만
소설이 범죄적 기원을 털어 냈을 때, 소설은 필딩이 조언한 것처럼 귀족 문학전통을 따르는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리처드슨이 소설에 도입한 도덕화하는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존중받을 만한 것이 되었다. 존중받을 만한 양식이 된 후 19세기 동안에도 소설은 여전히 문학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이는 프레더릭 로턴(Frederic Rowton)이 『영국의 여성 시인』(FemalePoets of Great Britain, Philadelphia, 1853, Ipt. 1981)의 서문에서 제시한 합당한 이유이다. 

˝저자는 자신이 독자에게 제공하는 작품이 자신이 취해 온 입장을 정당화시켜 줄 것이며, 시적 능력(the Poetical Faculty)이 양성 중 어느 한 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 줄 거라고 확신한다.˝
로턴은 여성이 ‘시적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문학을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871년 후반 찰스 다윈은 여성들이 주목할 만한 문학작품을 쓰지 못하는 생물학적 근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양성의 지적 능력에 나타나는 주요 차이는 모든 분야에서 그것이 심오한 사유, 이성, 상상력이든 아니면 단순한 감각과 손의 사용이든 남성이 여성보다 더 뛰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통해 밝혀진다.
만약 시, 그림, 조각, 음악, … 역사, 과학, 철학 각각의 주제 아래 6명의 이름이 들어가는 최고의 남성과 여성 목록을 만든다면, 이 두 목록은 비교대상이 되지 못할 것이다. ˝ 

이러한 증거로부터 소설이 여성에 의해 쓰여졌다는 오직 그 이유로 19세기가 한참 진행될 때까지 문학은 시와 연관되었지 소설과 연관되지 못했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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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9 11: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 저에게 문학은 소설인데 그렇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군요 ㅋ 저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난 ㅎㅎ 찰스 다윈은 무슨소리를 한건지🙄

미미 2021-08-19 12:06   좋아요 6 | URL
앗ㅋㅋㅋ이건 그냥 완전한 발췌문인데요😆
다윈과 같은 소위 지식인들,엘리트들의 사회인식 수준이 흐름에 큰 역할을 미쳤던걸로 보여요. 에초에 기회조차 다른건 무시하고 학자라는 사람이..😭

페넬로페 2021-08-19 12: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그나마 유럽에서 소설의 형태가 먼저 발달되었기에 우리가 읽는 고전에 서양소설이 많은것 같아요. 미미님 읽으시는 책의 발췌문만 봐도 넘 어려워 보여요~~

미미 2021-08-19 12:49   좋아요 6 | URL
요즘은 이렇게나 즐겨 읽는 소설이 저런 과거가 있다니 놀라웠어요😊흥미로운 내용인데 어렵게 쓰여져서 느릿느릿 읽는중이예요ㅋㅋㅋ😆

수이 2021-08-19 13: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려운데 은근 잼나요. 왔다갔다 헷갈릴 때도 있지만요. 전 중반부까지 왔습니다. 나머지 페이지들도 같이 화이팅! 미미님

미미 2021-08-19 14:38   좋아요 2 | URL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가요ㅋㅋㅋ저도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으쌰으쌰!😍✌

황금모자 2021-08-19 14: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이 부분은 이언 와트의 [소설의 발생]도 참고하세요~

미미 2021-08-19 14:44   좋아요 4 | URL
문학 비평의 걸작 중 하나라고 나오네요. 김연수 작가님의 추천사까지! 품절이고 중고가격도 두 배에 도서관에도 없어 눈물이 납니다😭

황금모자 2021-08-19 14:48   좋아요 3 | URL
네 좋은 책인데 절판이라 저도 예전에 중고로 웃돈 주고 샀는데, 도서관에도 없다니 아쉽네요 ㅜ

레삭매냐 2021-08-19 17: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구에서는 여전히 소설보다
시를 한 수위로 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이틀도 소설가라는 것보다
시인을 더 선호하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앗! <소설의 발생>... 그래두 저희
동네 도서관에 있다니 한 번 빌려
다 보고 싶어집니다.

미미 2021-08-19 17:55   좋아요 4 | URL
제 생각에도 그렇습니다.
소설가들도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 듯 하고요😆

그 책 도서관에 있다하시니 너무너무 부럽네요!!!
목차만 봐도 꿀꺽인데
헌책방이라도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mini74 2021-08-19 18: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문학에도 순위가 있다니. 하지만 실제 저 어릴적에도 학교에서 소설 읽고 있음 국어쌤말고는 쓰잘대기없는 거 읽는다고. 한국은 오히려 비문학 또는 교과수업과 관련되는 걸 더 쳐주죠. 유럽은 시와 문학이 싸운다면 우리나란 ㅠㅠ 유럽은 그림에도 순위가 있어서 역사화를 최고로 치기때문에 여자들은 못 그리게 했어요. 실제로 누드화 등의 수업을 들을수 없어서 인물의 역동성이 강조되는 역사화를 여성은 그리기도 힘들었다고 해요. 쓰다보니 열받네요 ㅎㅎ

미미 2021-08-19 19:02   좋아요 5 | URL
우리 국문학과도 점점 사라지거나 다른과에 통합된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실용주의로 가는 현실이 씁쓸하고 슬퍼요ㅠㅠ 그림에도 서열이!아유~참 요즘 아프가니스탄일도 그렇고
예나 지금이나 여성 인권 갈길이 멈니다🤔

페크pek0501 2021-08-20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은 고상한 독서로 간주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 그래서 소설 나부랭이나 읽고, 라는 말이 있었던 거예요. ㅋ
저는 소설의 심오함을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미미 2021-08-20 13:11   좋아요 1 | URL
소설 나부랭이! 정말 이 이야기에 딱이네요.ㅋㅋㅋ저도 소설이 주는 많은 가치들을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