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철부대>라는 방송을 봤는데 UDT,SDT,707,특전사,SSU,해병대수색대 등
내노라하는 강한 부대 대원들이 나와 누가 최강인지 겨루는 내용입니다.
1화에서는 서로 인사하며 묘한 기싸움이 시선을 끌었는데요. 특히 707부대 대원들이 다른 부대원들 입장할때 도발을 해서 일부는 굴욕을 당하며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그런 도발에 반응이 당연히 제각각이었는데 마지막으로 입장한 UDT의 쿨한 대처는 상당히 멋있었고 인상깊었습니다. 예의없는 사람 대처법으로는 가장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이어지는 참호격투며 외줄타기등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는데 그 중 외줄타기를 보며 요즘 읽고 있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떠올랐어요.
네. 뭐든 책과 연결짓는건 요즘 제가 새로 얻은
병입니다. (쩝;)
10권부터 거꾸로 읽기 시작 했지만 이 방법이 제게 잘 맞아서 1권을 읽을 때보단 훨씬 흥미진진 했는데요. 그럼에도 심리묘사가 주된 내용이고 하나의 묘사가 대체로 긴 편이어서 마치
숨을 오래 참고 잠수해야 제대로 물 속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소설에 비해 더욱 집중력이 필요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중요한 점은 그 과정을 되도록 빨리 읽어야 한다는 것. 도중에 쉬거나 멈추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앞에서의 감상 포인트를 놓치기 쉽상입니다. 그런 점이 외줄타기를 꼭 닮았습니다.
외줄타기는 나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는 군대와 축구이야기 중에 군대 이야기는 좋아합니다.축구는 월드컵 때만 블로그에 포스팅 올릴 정도로 한정적으로 좋아함) 힘만 좋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오르는 도중 힘들땐 발로 외줄을 감아주어 자신의 체중을 분산시키는 스킬도 필요하죠.
이번 방송을 보며 느낀건 무엇보다도 스피드의 중요성이었어요. 도중에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외줄에 매달려 위나 아래쪽의 거리를 확인하는건 최악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더 빨리 지쳤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렵거나 두꺼운 책을 읽을때 저는 늘 얼만큼 읽었고 얼만큼 남았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외줄타기의 시행착오를 보고 이번엔 그러지 않았습니다.
<잃.시.찾>의 마지막 절반을 읽을 때 이 방법을 적용해 봤는데 성공적이었던 겁니다.
앞의 절반 읽는데 3개월이 걸렸다면 (느릿느릿 읽고 쉬고 다른 책을 읽기도 해서)나머지 절반은 외줄타기를 단숨에 올라가듯 집중해서 하루만에 읽었던 겁니다.(좀 더 정확히 2시간정도?)이래놓고 9권은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도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드리고자 적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10권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주인공 마르셀은 베르뒤랭 연회에서 연주회가 끝난 뒤 샤를뤼스 남작이 베르뒤랭 부인의 간계에 의해 망신을 당하고 소외되는 것을 목격합니다. 세심한 관찰력의 소유자인 마르셀은 그 과정의 시작과 끝을 모두 보면서 자신이 연인과 처한 상황에 대입해봅니다. 이 모든 과정이 scott님이 표현한 것과 같이 하나의 연주처럼 조화롭게 또 풍부한 감성으로 이어집니다.
여러분도 한번 외줄타기 방식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도전해 보세요!
강철부대 외침처럼 불가능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