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별안간 아씨 - 전2권 별안간 아씨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을 처음 보고 '별당 아씨'로 착각했다. 자세히 보니 <별안간 아씨>?!! 독특하고 신선한 제목과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영화사와 드라마 제작사로부터 판권 제의와 드라마 집필을 제안받았던 작품이며, 지금은 메이저 제작사와 논의 중이다는 이야기를 읽고 호기심에 다른 책들보다 우선해서 <별안간 아씨>를 펼쳐 들었다. 더불어 <별안간 아씨>를 읽으면서 인물 관계도를 직접 만들어 보았다. 인물 관계도가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야기는 영조 말년, 국왕을 대신해 대리청정하던 이산이 왕위에 오르기 직전인 스물네 살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또는 영화 <역린>을 본 사람이라면 정조와 노론의 관계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산은 노론이 판치는 조정을 보고 '홍국영'과 흩어져 있는 서얼들을 세력화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의 계획이 성공하려면 노론의 수장이자 현재 실세인 좌의정 최만섭을 공략해야만 했다. 노비인 '덕이'를 요조숙녀로 만들어 최만섭의 장남 최규식과 혼인시켜, 이산이 내미는 손을 잡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계획. 전 영의정 강치영과 기생 월향의 사이에서 태어난 서얼 출신 강형수는 그의 모친 월향의 도움을 받아 덕이를 노비에서 양갓집 규수로 만드는 신분세탁에 들어간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한 양반집의 종이었던 덕이는 이산의 처사촌 여동생 신분이 되었다. 말 그대로 노비에서 별안간 아씨가 되어버린 것이다. 덕이를 최규식의 눈에 들게 만드는 일까지 무사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겼으니…. 덕이와 함께 지내온 형수는 자신도 모르게 덕이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는 미친년 널뛰듯이 왔다 갔다하는 덕이를 향한 마음을 자신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점점 덕이를 향한 마음이 확실해갈수록, 그는 더 이상 노비로 돌아갈 수 없게 된 덕이의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미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드디어 덕이는 혼인하기로 한 정혼자에게 주는 비녀를 규식으로부터 받는다. 덕이의 혼인을 지켜볼 자신이 없는 형수는 그녀의 곁을 떠나 월향이 있는 옥루각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덕이는 옥루각으로 형수를 찾아가 자신은 혼인하기 싫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냉정한 형수의 반응에 시 한 편을 외고 미련없이 방을 나서는데….

 

"구름 자취 바라보니 그대 정말 떠났는가. 반 적삼에 묻어나는 그대의 남은 향기. 더 끊어질 창자 없어 슬퍼해도 헛일이라. 그리면 눈물짓던 그때만 못하여라."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정조와 홍국영의 관계와 사도사제의 아들, 정조가 노론 세력과 전면전을 펼쳤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창작력이 어색함 없이 잘 녹아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흐름이 군더더기가 없고 술술 잘 넘어갔다. 과연 드라마나 영화로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게다가 생각지 못한 계획의 결말이 꽤 흥미로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마 잭의 고백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복창교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도쿄 후카가와 서에서 도로 하나 떨어진 곳에 있는 기바 공원 한가운데에서 장기가 적출되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장기란 장기는 죄다 적출된 상태의 시신을 검시 결과, 해부학 지식에 정통한 자의 소행이라는 것 말고는 범인에 대한 어떤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다. 수사가 난항에 빠진 가운데 범인에게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기바 공원 사건은 자신이 한 일이며 이 일을 즐기고 있다고 쓰인 편지는 잭이라는 필명이 적혀 있었다. 잭. 범인은 19세기에 영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살인마 잭의 엽기 살인 사건을 고스란히 재현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번째 사건과 동시에 잭으로부터 편지와 소포가 배달된다. 희생자 두 명은 살 자격이 없는 인간이었다는 내용과 함께 모방범을 방지하기 위해 육체 일부분을 동봉해서 보내온 것이다. 두 희생자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성과가 없었다.
이쯤 읽다 보니 얼마 전에 본 영화 <공모자들>이 생각났다. 이 영화는 장기 밀매에 관한 이야기로 이들도 장기를 적출하기 위해 외과의와 함께 행동했다. 살인마 잭을 모방한 범인도 장기 밀매를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쯤, 세 번째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드디어 희생자들의 접점이 드러난다. 바로 희생자 세 명 모두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들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다카노 치하루'라는 사람을 통해 장기이식을 받았다는 것. 잭이 노리는 것은 여성이 아니며 장기이식으로 살아난 환자들을 증오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까지 결론을 내린 경찰은 치하루에게 장기 수혜자의 명단을 요구하지만, 그녀는 장기이식법을 거론하며 경찰의 요청을 거절한다. 이야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장기 기증자의 모친, 기보시 료코의 수상쩍은 행동. 장기 수혜자를 찾아다니는 코디네이터 다카노 치하루 등 읽으며 범인을 추측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범인이 누구인지 맞추는 것은 실패했다. 장기이식을 한 사람은 네 명, 과연 네 번째 장기 수혜자는 잭에게 벗어날 수 있을지, 그리고 잭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지, 책을 통해서 확인하길 바란다.

 

이 책은 단순하게 재미를 제공하는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다. 일본 사회의 부조리한 문제를 소설 속에서 시사하고 있다. 장기이식이라는 의료행위가 과연 윤리적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와 장기이식의 합법화를 위해 많은 돈이 국회의원에게 흘러갔으며, 그 돈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자극과 자본만이 남은 언론의 추악한 행태와 익명성을 이용한 인터넷 댓글의 현주소는 우리 한국 사회와 별반 다를 게 없음에 씁쓸해졌다. 특히, 이번 세월호 참사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회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건이다. 개인의 명예 때문에 서슴지 않고 살인도 하는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오랜만에 가볍지 않고 시사하는 바가 큰 미스터리 소설을 만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려를 읽다 - 역사와 삶의 고비마다 고려를 지키고 빛낸 문장들
이혜순 지음 / 섬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내 책 선반에는 꽤 다양한 역사 관련 서적이 꽂혀있다. 소장하고 있는 역사서는 크게 조선사와 고려사로 나눌 수 있으며, 대부분 조선사 관련 서적으로 분류된다. 조선사가 고려사보다 시간상으로 가까운 시대이기도 하거니와 한글이 창제되기 전인 고려에 관한 서적이 너무 적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일까 나에게 있어 조선사는 친근하지만, 고려사는 조금 낯선 느낌이다. 너 좀 낯설다! 고려에 대한 갈증이 있던 나에게 <고려를 읽다.>는 단비와 같았다. 이혜순 교수의 <고려를 읽다.>는 한문으로 쓰인 고려 시대의 명문장을 뽑아 현대식으로 번역하고 그에 대한 해설을 붙인 책이다. 단순히 문학적인 범주를 넘어 공문서 성격을 지닌 글인 정치적인 글, 외교문서, 편지, 묘지문, 종교 의례문, 과거시험 문제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다.

 

고려라는 조그만 나라가 외세의 끊임없는 침략에도 500년에 이르는 역사를 이어 나갈 수 있었던 동력은 문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거란족과 요나라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요나라는 무력으로 강의 동편 언덕에 넘어와서 보주성을 설치하는 등 고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박인량이 외교문서를 작성하였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온 천하가 모두 다 황제의 땅, 황제의 신민이 아님이 없는데 이런 작은 땅을 가지고 하필 네 땅이니 내 땅이니 할 것이 무엇인가?" 요나라 임금은 박인량의 글을 보고 보주성 설치 계획을 바로 중지했다고…. 외교문서는 미묘한 문제로도 상대국의 심기를 건드려 전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문서이기 때문에 치밀하게 선택한 단어와 문장의 표현이 담겨 있다고 한다. 오래전에 이 글을 읽었을 때는 그냥 단순한 외교문서라고만 생각했지 치밀하게 계산된 글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박인량은 요나라 시장을 철거하기 위해 여러 번 서한을 보냈는데, 그의 글에는 요나라의 잘못을 거론하고 반대로 고려의 신의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또한, 과거 역사에 박학한 그는 직접적인 서술 대신 고사를 적절히 사용하여 직접서술이 갖는 위험성을 피해갔다. 박인량의 글이 단순히 문장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음에 감탄했다.

 

그런가 하면 '사람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곡의 '조씨전'을 통해 고려 후기 민간인의 삶, 그중에 여성의 삶이 어떠했는지 추측해볼 수 있었다. 조선 후기에는 남편을 따라 순절한 사람만을 열녀로 간주했다. 이는 조선사를 잘 아는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다. 하지만 조선 전기까지는 개가하지 않은 여인을 열녀의 범주에 포함 시켰다. 조씨는 무려 50년 동안 남편 없이 살면서도 개가를 하지 않았던 인물로 그녀가 조선 후기에 살았더라면 아마 '절부'라는 칭호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에 사람은 역시 시대를 잘 타고 나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읽기 편하게 나온 책들에 비해 다소 딱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책을 읽다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책장을 넘기는 데 부담이 없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수많은 외세침략에서도 작은 나라 고려가 50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동력이 되었던 명문장을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시간을 내어 읽어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토리텔링 애니멀 - 인간은 왜 그토록 이야기에 빠져드는가
조너선 갓셜 지음, 노승영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난히도 일이 많았던 날이었다. 퇴근하는 길에 음악을 즐겨듣던 평소와 달리 그날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고 경청하기 시작했다. 친구의 여자친구를 사랑한 몹쓸 이야기, 고백에 성공한 젊은 청년의 이야기, 대학에 떨어진 안타까운 이야기 등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빠져 같이 안타까워하고 기뻐하고 대신 화를 내기도 하고 부러워하다 보니 어느덧 집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몸을 끄집어낸 나는, 평소에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면 관심도 없던 내가 이토록 다른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었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인간은 왜 그토록 이야기에 빠져드는가"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단단히 밀착해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할머니가 해주던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에, 칠흑 같은 밤 야영장에서의 무서운 이야기에, 학교에 처음 들어가면 배우는 단군 신화 이야기에, 우리는 옹기종기 모여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이야기에 빠져 있었다. 단군 신화를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만으로 살아가라고 했을 때부터 환웅은 이미 곰에게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환웅이 호랑이를 마음에 두었다면 호랑이가 좋아하는 고기를 줬을 텐데 말이다.

 

뛰어난 이야기꾼이 만들어 낸 이야기는 일상에서도, 재판에서도, 심지어 정치적 선거 활동에서도 등장하며 큰 힘을 낸다. 인간은 이야기의 동물이기에 이야기는 삶의 거의 모든 측면과 맞닿아 있다. 우리가 사실로 인식하고 있는 역사도 단서를 캐내어 과거에 대한 전설로 엮어낸 것이며, 역사가도 결국은 이야기꾼이나 마찬가지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최근 광고계에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제품과 브랜드에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살은 다양한 형태의 스토리텔링이 존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이야기 하면 사족을 못 쓰는 천성을 타고났음은 분명하므로, 항상 내면의 이야기꾼에게 악용당하고 있지 않은지 유의해야 하며, 음모론, 블로그 글 등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야기의 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우리가 네버랜드에 사는 이유는 네버랜드에서 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람들은 꿈을 꾸고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원래 인간은 그러도록 설계가 되어 있으니까…. 일각에서는 기술 변화나 문화적 ADHA가 소설에 사망 선고를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연극과 시는 더 심각한 상태이며,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저급 픽션도 내몰리고 있다. 반면, 비디오 게임을 비롯한 디지털 오락이 전통적 이야기에서 관객을 뺏으며 성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소설이 죽거나 문화적으로 무의미해진다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미래를 비관하거나 비디오 게임이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 단지 우리 앞에는 더 풍성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이 탄생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힘을 이해한다면 이야기의 매력은 조금도 줄지 않을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만과 편견 열린책들 세계문학 143
제인 오스틴 지음, 원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때 영화 <오만과 편견>을 보고 여자 주인공 키이라 나이틀리에 흠뻑 빠져 지냈던 적이 있었다.
일주일에 세 편 이상의 영화를 즐겨보는 나에게 기억남은 애정, 멜로, 드라마 장르 영화를 하나 꼽아보라고 한다면 당연히 이 영화를 가장 먼저 꼽을 것이다. 그 정도로 영화 <오만과 편견>은 나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기에 원작 소설이 궁금했고, 제인 오스틴의 200년 전 소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소설 속에서 배경이 되는 18세기 후반의 영국은 귀족과 평민, 계급 차이가 뚜렷했으며 말 그대로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 시대였다. 책을 읽다 보니 영화에서 봤던 배경이 머릿속에 남아 그 분위기를 그대로 떠올릴 수 있어서 익숙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는 재산이 많은 미혼 남성 '빙리'가 마을로 들어온다는 소문을 듣고 남편과 대화를 나누는 베넷 부인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나는 처음에 개인적으로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로 나오는 베넷 부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딸들을 부잣집에 시집보내기 위한 속물로 보였다. 마치 동화 속에 등장하는 나쁜 계모가 자신의 딸을 왕자에게 시집 보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사는 사회는 분명 계급 사회였고, 사회적으로 중간 계층에 포함된 그들의 딸은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는 현실. 여성의 성공은 결혼으로밖에 이루어질 수 없었다. 딸만 다섯을 둔 베넷 부인의 행동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지 않았을까 하는 불쌍한 마음도 들었다.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베넷 가 다섯 딸 중에 아름다운 미모에 온순한 성격의 첫째 딸 제인과 발랄하고 지적인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결혼 적령기이다. 제인은 마을에 이사를 온 빙리와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워낙 내성적이고 신중한 탓에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만다. 엘리자베스는 빙리의 친구 다시를 무도회에서 처음 보고 그를 오만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다시는 지적이고 냉철한 엘리자베스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베넷 부인의 행동으로 그녀의 집안에 안 좋은 인상을 받게 된 그는 엘리자베스와 관계가 더 깊어지는 것을 꺼리고 마을을 떠난다. 빙리 역시 마음을 숨기는 제인에게 자신이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하지 못한 채 마을을 떠나고 만다. 크고 작은 사건을 겪은 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다시에게 가지고 있는 '오만'한 사람이라는 편견을 고치고 결국, 두 사람은 맺어진다는 이야기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나를 스쳐 갔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지금처럼 쉽게 만나고 헤어지던 시절이 아니었던 어릴 적 나에게 사랑은 참으로 복잡한 감정이었다. 설레고 마냥 좋았다가 한편으로 후회가 남는 씁쓸한 감정. 서로 조금만 솔직했다면…. 조금만 대화가 많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