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열정은 짧은 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시키며 삶을 달구어 냅니다.
하지만 그 짧은 열정이 식거나 벽에 부딪쳐 사라지면, 또 다시 길고 지루한 일상이 이어지지요.
열정이란 삶의 무게를 분산하지 못하고 외줄에 온 체중을 싣는 상황을 뜻하겠지요.
당연히 에너지는 넘쳐나겠지만, 필연적으로 줄이 끊어질 위험성은 극도로 높아집니다.

모든 열정은 결국 식기 마련이겠지요.
영원히 지속된다면 이미 그건 열정이 아닐 테니까요.

문득 신은 세상에 일정한 양의 열정을 떠돌도록 함으로써 우리에게 지루한 일상을 이어나갈 힘을 허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에너지 보존에 대한 물리학 법칙처럼, 열정도 항상 일정한 양으로 세상을 떠돌다가 힘빠진 사람들에게로 들어가서 잠깐식 열기를 쏟아붇고 나온다는 생각이지요.
설사 열정이 사라진 직후가 견디기 힘들지라도 그 따스한 여운이라도 남아 있어야 남은 나날들을 보낼 수 있는게 아닐까요.

한줌의 추억, 세 되의 그리움, 다섯 섬의 고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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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8-09 2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를 휘감았던 그 열정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2016-09-16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 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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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은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잘 대처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 동요하지 마시라!˝ 고 방송하는 정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에게
˝안내방송에 따라 선내에서 기다리라˝ 는 현실과 소름끼치게 닮아있다

광주민주화 항쟁. 세월호 침몰사건. 메르스 사태..

영화를 보는 내내 느꼈던 이 기시감..

그래서 영화를 보고나서 느낀 감정은
공포보다는 슬픔.. 안타까움.. 처연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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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8-18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좀비 영화야말로..
인간사회, 우리의 이 세상을 가장 현실적으로 반영한다..

2016-09-16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홈리스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자활의 계기를 제공하는 잡지

5000원 가운데 2500원이 홈리스 판매인에게 돌아간다

빅이슈 판매인을 만나면 머뭇거리지 않고
따뜻한 인사와 함께 빅이슈 한 권씩 사기로 한
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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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20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혼자 서울에 갔을 때 처음 산 책이 빅이슈 잡지였어요. 집으로 돌아갈 때 빅이슈 한 권 있으면 심심하지 않았어요. ^^

나와같다면 2016-07-20 22:39   좋아요 2 | URL
재능 기부로 만들어진 잡지라 그런지.. 책에서 온기가 느껴져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6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전에 서울갔을때 빅이슈가 어떤 잡지인지 알았더라면 샀을텐데 몰라서 그냥 지나쳤어요ㅠ
 

˝우리는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 서먹서먹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주춤주춤 다가간다
그, 아름다웠던 순간들, 인생에서 많지 않았던
그 뜨거운 사랑의 순간들을 잿빛으로 만들지 않으면서 우리는 이별을 맞아야 하고, 고통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모든 사랑했던 순간들에 대한 예의고 또한 이별의 예의다 ˝

˝ 남녀만의 사랑만이 사랑은 아니다, 직업과 학문, 예술에 걸었던 열정도 사랑이다
나라와 겨레, 혹은 어떤 이상을 위해 뭉쳤던 뜨거운 순간들도 사랑이다
사회적 이슈에 몸과 마음이 아플 정도로 헌신했던 터질 것 같은 순간들도 사랑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런 순간들을 뒤로 하고 헤어져야 할 때가 다가온다
사랑이 순간이 뜨거웠을 수록 이별의 고통은 크다
왜 사람들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사랑의 순간들 까지도 훼손하는 걸까? ˝

예의와 배려가 정작 더 요구되는 때는 처음 만날 때가 아니라 오히려 헤어지는 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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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빠 2016-06-18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말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6-18 12:45   좋아요 1 | URL
예..김선주님 글 저두 좋아해요
잘 이별하는 것이, 잘 사랑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죠..

2016-09-16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9-17 00:54   좋아요 1 | URL
잘 헤어지는것이 사랑을 시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헤어질때 이렇게 인사했던 적이 있어요.. 다시는 못 본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일 다시 만날것 처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