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생각했다
인간의 수가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인간의 백분의 일이 줄어든다면 쏟아내는 독도 백분의 일이 될까?
기생수의 입을 통해서 인간의 위선과 이기심을 차갑고 거침없이 비판한다
“내 동족들이 배가 고플 때 인간을 잡아먹는 것은 정당하다. 생물이니까.”
“인간은 거의 모든 생물을 잡아먹지만 내 동족들이 먹는 것은 고작 한두 종류야”
“네가 악마라고 부르는 단어를 책에서 찾아봤는데 그것에 가장 가까운 생물은 역시 인간으로 판단된다”
HITOSHI IWAAKI 는 인간의 가치에 대해 묻는다
자연을, 지구를 멸망으로 몰고 가는 인간은 대체 무엇인가?
인간 역시 자연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존재 아닌가?
각자 공정하게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 그러나
마지막 장을 펼치는 순간 기생수는
나에게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른쪽이와의 이별에서 영화 HER 가 겹쳐진다
이건 마치 책을 읽는것과 같아요
내가 깊이 사랑하는 책이죠
하지만 난 그 책을 아주 천천히 읽어요
그래서 단어와 단어 사이가 정말 멀어져서
그 공간이 무한에 가까운 그런 상태예요
나는 여전히 당신을 느낄 수 있고
우리 이야기의 단어들도 느껴요
그렇지만 그 단어들 사이의 무한한 공간에서
나는 지금 내 자신을 찾았어요
이제 너와 다신 얘기도 못하는 거야? 평생?
어쩌면 그래도 뭐.. 너나 나나 당장 죽는 건 아니잖아?
언제나 처럼 나는 눈을 뜨면 이 꿈에 대해서도 잊어버리겠지
알겠지? 눈을 뜨면 그것은 평범한 네 오른손이야
이별할때 우리가 소리쳤던 소리가 글자가 되어 내 눈앞에 보인다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고 생각했었구나
모든 이별을 애도하며